6호 태풍 카눈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56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2.8°N 131.6°E 인근 지점에서 북서쪽 방향을 향해 시속 약 17km의 다소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9노트, 방위각 335도)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37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213km(115노트)에 이르는 SSHS 카데고리 3등급 태풍으로 발달하였으며, 조만간 카데고리 4등급(중심최대풍속 113노트 이상)의 태풍으로까지 발달할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상황입니다.
태풍의 강도도 강도지만 태풍 자체의 크기도 상당히 대형화되고 있는 상태인데요, 당초 그다지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였다가 느린 속도로 이동하면서 덩치를 키우는 상황에 들어서면서 기존 예상들을 완전히 뒤짚어 엎어버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저도 꽤나 당혹스러운 수준의 상황 변화입니다)
지금 태풍의 발달 상황과 예상 진로의 변경은 마치 2022년 11호 태풍 힌남노의 초기 발달 상황과 비슷한데요, 그 당시에도 초기에는 그다지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상층 환경의 개선과 온난수역으로의 이동으로 초기 예상을 뒤엎고 5등급 슈퍼태풍 등급까지 발달하였었는데요, 이번 느려지는 북상속도로 인해 해양열용량이 다소 높은 지역에 보다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되면서 주변 해역에서 있는대로 에너지를 빨아먹는데다 낮아지는 연직시어로 상층 환경의 개선이 매우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당초 1~2등급 정도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초기 예상을 뒤집고 현재는 4등급 수준 이상의 발달(경우에 따라서는 4등급 슈퍼태풍 등급 가능성도 살짝 보입니다)이 확실시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어제 21시 기준 예보까지만 하여도 태풍 예보기관들의 예상은 모두 태풍이 중국 남동쪽 저장성 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내다보았으나, 불과 6~12시간만에 중국 해안선에 상륙하지 않고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전향하는 경로로 공식예보가 나오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 강해져 버린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금 예상경로의 변경은 태풍 발생 초기인 CMC나 GFS의 초기 예측경로와 비슷한 상황인데, 태풍 발생 초기에는 이 가능성을 대략 20%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현재는 일본 방향으로 태풍이 북상할 가능성이 못해도 50%정도는 되는 상황까지 변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즉, 지금의 상황은 중국 본토로 상륙할 가능성은 10%미만으로 낮아져 버린 상태이고, 우리나라 서해안 쪽으로의 북상이 10%, 서해~대한해협 사이 한반도로 직행할 가능성이 20%, 대한해협에서 일본 앞바다 사이로 향할 가능성이 60%가까이 되는 상황이라 볼 수 있는데요, 보통 태풍이 발달하면서 진로의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금은 오히려 그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묘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기단 배치 상황을 확인해 보면 현재 우리나라 북쪽을 넘어 몽골 일대까지 깊이 들어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선이 단절되거나 급속도로 약화하면서 지금의 대한해협 방향으로 태풍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모의하고 있는것이 예보 모델들의 예측이 태풍 진로의 급선회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체적으로 보면 다수 예보 모델들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의 단절 혹은 급속도의 수축을 모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고기압 세력 상태를 정확하게 예상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 태풍의 세력이 상당히 강력해진 상태에서 북쪽의 기압골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태풍의 진로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마리아나 제도 인근 하층에 저기압성 순환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 하층 순환장이 열대성을 가지기 시작할 경우에는 태풍의 전체적인 진로를 조금 더 동쪽으로 끌어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태풍의 이동 예측이 더 어려워지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편 6호 태풍 카눈의 접근에 따라 7월 31일 오후부터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의 일본 국내선 항공편들이 먼저 결항되기 시작하였는데요 18:00 현재 나하 국제공항의 일본 국내선은 전면 결항이 결정된 상태입니다.
아직 인천으로 오는 국제선 출발편은 정상 운행하고 있으나 내일(8월 1일)부터는 오키나와를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들도 전면 결항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므로 해당 기간에 오키나와쪽 일정이 있으신 분들은 이와 관련하여 항공사측에 반드시 운항정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현재 예상대로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지고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서 정체하면서 전향할 경우 오키나와 일대가 일주일이라는 상당히 긴 시간 동안 태풍의 직접 영향권, 그것도 위험반원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현재부터 8월 7일 이전까지 오키나와쪽에 일정이 있으신 분들은 필히 태풍과 관련한 상황을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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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1 21:00 기준 내용 추가
7/31 21:00 기준 현재 태풍의 위치는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남동쪽으로 약 47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3.4°N 131.1°E 인근 지점이며, 지난 6시간 동안 대략 80km를 좀 넘는 거리를 이동한 상태입니다.(13~14km/h)
21:00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37hPa, 중심최대풍속은 213km/h(115노트)로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나, 강풍반경이 거의 430km에 이르는 대형 태풍으로 성장한 상태입니다.
현재 예상 경로가 태풍의 진행이 급선회하는 것으로 나오면서 상당히 예보가 머리아파진 상황입니다.
실제 기상 예측 모델들도 현 시점에서는 서로 다른 값을 계속해서 나타내고 있는 매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고, 일단 120시간 너머 진로는 중국 저장성 해안선부터 일본 앞바다까지의 매우 먼 범위를 모두 가능성 있는 범위로 두고 있다고 보시면 될 듯 싶고,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이상진로를 나타내는 모델값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일단은 상황 변화를 지켜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 고려해야 할 가능성만 해도 우리나라 인근의 북태평양 고기압 멀티(?)와 일본쪽 북태평양 고기압 본진 사이의 기압골구역과, 태풍의 최대 발달강도, 마리아나 제도 동편 하층 순환장(몬순자이어)의 영향 가능성, 생각보다 느린 이동속도, 중국 내에서 소멸한 5호 태풍 독수리의 상층 블로킹 고기압화 등의 상황이 죄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맞물릴 요소들이어서 상당히 머리가 아픈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만, 현 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점은 오키나와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며, 8월 1일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 터미널의 전면 폐쇄가 확정(https://www.naha-airport.co.jp/news/13241/)되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8월 1일 오키나와를 오가는 항공편은 모두 결항이 확정되었으며, 지금의 태풍 진행속도라면 8월 2일의 항공편도 전면 결항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7/31 21:00 기준값으로 수정된 KIM모델 예상에서는 오키나와 서쪽 해상에서 일본 규슈 남쪽 방향으로 급선회한 뒤,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의 장벽에 가로막히면서 진로가 다시 북쪽으로 바뀐 이후 규슈 일대를 관통하여 우리나라 동해상으로 진출하는 경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제주도 일대는 8월 3일부터 7일까지가 태풍의 작간접 영향을 받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8월 9일부터 11일 사이는 우리나라 부산과 동해안 지역이 태풍의 직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상당히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이렇게 되면 동해안은 지형성 강수가 더해지면서 상당히 많은 집중호우가 예상되니, 수도권 일대는 동풍(푄)의 영향으로 꽤 강한 고온건조한 바람이 유입되면서 오히려 기온이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의 변수는 태풍이 이동하면서 주변 육지와 얼마나 많은 마찰을 겪느냐일텐데요, 육지와의 마찰이 많아질수록 태풍 자체의 세력이 약해질 가능서이 커지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부근에 미치는 영향 강도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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