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서쪽으로 약 19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6.2°N 125.7°E 인근 지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44hPa, 중심 최대풍속은 시속 약 185km(100노트)의 카데고리 3등급의 세력을으로 다소 약화한 상태입니다.(한국과 일본 기상청은 이보다 더 강한 935hPa, 10분 평균 풍속 90노트로 해석)
현재 태풍의 이동속도는 사실상 정체하다시피하는 속도인 시속 약 9km(5노트)대로 떨어진 상태이며, 내일(8월 3일)중에는 태풍이 전향을 시작하면서 더 느린 속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공위성으로 보면 태풍의 눈이 매우 뚜렷한 상태로 그 위치와 영향범위를 쉽게 알 수 있는 상황으로 현재 태풍의 반경 자체가 워낙에 큰 대형 태풍이다 보니(강풍반경 400~450km) 대만 북부와 일본 오키나와 일대가 동시에 태풍의 직접 영향권 안쪽에 들어와 있는 상황이며, 중국 저장성 해안선까지 태풍의 영향권 끄트머리 안쪽에 들어와 있는 상태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본 오키나와 일대는 물론이고, 대만의 북쪽 지역인 지룽, 타이베이, 신베이, 이란의 4개 행정구역에 태풍경보가 발령되었으며,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의 항공편들은 대부분 정상운항을 하고 있으나 태풍 영향권에 들어와 있는 타이베이와 상하이(푸동)를 오가는 항공편들은 결항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타오위안 국제공항의 경우 강풍반경 안쪽에 들기는 하겠으나 이착륙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공항이 전체적으로 태풍의 서쪽 방향에 자리하게 되면서 활주로 방향과 주풍향이 수직을 이루는 측풍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평상시와 대비 착륙 난이도는 꽤 많이 올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크랩랜딩은 기본에 돌풍 상황이라면 복행을 더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태풍 공식 예보기관들의 120시간 진로는 동쪽으로 향하면서 규슈 남쪽 해상으로 향할 것으로 보이며, 각종 예보 모델들의 예측도 120시간 안쪽 기준으로는 이 값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경우 지난 7월 31일 오후부터 사실상 폐쇄(전면 폐쇄는 8월 1일부터 시작)되었던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의 항공기 집단 결항 사태는 이르면 8월 7일 오후 무렵부터 해제될 가능성이 생기며, 늦어도 8월 8일부터는 공항의 폐쇄가 완전히 종료되고 정상적인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게 될 전망입니다. 다만 일본 가고시마쪽이 태풍의 강풍반경 바로 위쪽에 자리하게 되면서 8월 8일 이후에는 이쪽을 오가는 일본 국내선 항공기들의 결항이나 지연 가능성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 8월 3일 오전 확인 결과 나하 국제공항 폐쇄는 일단 해제된 상태입니다. 항공편 전체가 정상운항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항공편들이 운항을 재개한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 참조 : https://www.naha-airport.co.jp/news/13257/
현재 우리나라 인근 상공 상황을 보면 대기 하층부터 상층 500hPa영역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이라 할 수 있는 아열대 고압대가 중국과 한반도 일대를 완전히 뒤덮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 산둥반도 지역의 보라색 폐곡선은 200hPa영역의 고기압 봉우리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서해안 일대에 강한 고온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 키가 큰 고기압이 태풍이 중국이나 서해안 방향으로 올라오는 것을 막아서는 역할을 하고 있으면서 현재 태풍이 정체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제 올린 글에서 언급하였던 상층 기압골이 좀 더 두드러지는데요, 500hPa영역에서는 일본 도쿄 부근의 기압골이 확인되고, 200hPa영역에서는 일본 도쿄 남쪽 해상 방향으로의 상층 기압골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상태입니다.
즉, 지금의 상황은 중국까지 치고 들어온 아열대 고기압에 태풍의 북상이 가로막혀서 정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쪽 방향에 상층 기압골이 자리하면서 태풍이 그나마 빠져나갈 길이 열린 상태라고 할 수 있겠으며, 이 방향으로의 이동추세가 앞으로 120시간 범위에서의 이동방향 예보로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진짜 궁금한 것은 이 120시간 너머 예상에서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을지 여부인데요, 일단 전반적인 예상 경로는 오차범위가 상당히 크기는 하지만, 일본만 영향을 주거나 일본 경유 후 한국으로 넘어오거나 둘 중의 하나로 정리되어지는 상황입니다.
현재 한국 영향 가능성이 있는 모델은 KIM, GFS, JGSM이며, ECMWF, CMC, NAVGEM은 일본 열도를 따라 이동하는 경로를, UKMET는 중간값인 동해상 진출을, ICON은 다소 정체하는 형태로 일본 상륙까지를 모의하고 있으며, 그 뒤는 예보범위 밖으로 두고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120시간 너머 상황에서는 일본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이후 우리나라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아직 확신의 영역으로 넣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결정론적 예보 모델의 특성상 120시간 너무 범위는 대략적인 추세를 볼 수는 있으나 지금과 같이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는 말 그대로 추세만 보기 위함이지, 예보모델의 표출값을 실제 예보로 그냥 받아들이는 것은 지양해야 하겠습니다.(자고 일어나면 또 무언가가 바뀌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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