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약 80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0.4°N 132.4°E 인근 지점에서 시속 약 15km의 속력(8노트)으로 북북서진(방위각 340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62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167km(90노트)의 강도로 발달하였으며, 이는 SSHS카데고리 2등급에 해당하는 강도로 어제 예상한 태풍의 발달 강도보다 약 20노트 가량 더 강해진 상태로 당초 예상속도 이상의 발달을 이루어낸 상태입니다.
이렇게 태풍의 발달 강도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것의 원인으로는 예상보다 느린 태풍의 이동 속도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7월 29일 21시에서 30일 21시까지의 24시간 동안 태풍의 이동거리는 약 380km정도로 시간당 평균 이동속도는 시속 약 15.8km 수준에 불과하며, 24시간 전 태풍의 이동속도인 시속 17km대비 약 1.2km정도가 감소한 것인데 이 얼마 안되는 차이와 태풍의 진로가 좀 더 북향에 가까워지는 비틀림으로 인해 24시간 전 예상 대비 진로 오차가 115km가량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태풍의 위치가 좀 더 해양 열용량이 높은 해상 위에 오래 머무르면서 태풍의 발달에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으며, 이것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의 태풍 발달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태풍 진행방향인 서쪽 구약의 연직시어가 꽤 광범위한 폭으로 낮아지면서(5~15노트) 당초 SSHS 카데고리 3등급 수준 정도까지 발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4등급(중심 최대풍속 114노트 이상) 수준 중반까지 발달할 가능성이 꽤 높아진 상태입니다.
문제는 태풍의 발달 강도가 더 강해지면서 태풍 자체의 회전력에 의한 북상하려는 힘의 벡터가 더 강해지면서 당초 예상보다 좀 더 북향에 가까운 진로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제주도 남쪽 먼 해상의 경우 8월 1일 이후부터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풍랑특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높겠으며, 한반도 전역도 태풍이 밀어올리는 매우 덥고 습한 열대의 공기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아열대성 기류가 합쳐지면서 매우 강한 남~남동계열의 기류가 유입되면서 전국적인 무더위를 가속화시키면서 말 그대로 찜기속에 들어가 있는 날씨를 이어가겠습니다.
한편, 태풍의 진로가 미묘하게 뒤틀린 현 상태는 일본 오키나와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가운 소식이 아닙니다
지금의 예상대로라면 8월 1일 태풍의 최대 발달시기와 최대 근접 시점이 겹치는것과 동시에 기존 예상보다 훨씬 더 가까운 위치(80km 안쪽 거리까지 근접 전망)까지 태풍이 접근하여 통과하면서 초기 예상과 비교하면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받겠으며,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7월 31일 오후 무렵부터 결항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8월 1일 오키나와 일대의 항공편은 전면 결항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태풍의 상륙이 예상되는 중국 저장성 일대도 기존 예상보다 더 강한 세력으로 태풍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어 중국 기상당국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인데요(중국 표기법 - 卡努), 현재 중국 기상국은 6호 태풍 카눈의 발달 강도를 경우에 따라서는 50~55m/s의 슈퍼태풍(초강태풍급) 발달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측의 슈퍼태풍 기준은 미국 SSHS카데고리 3등급에 해당하는 100노트 수준의 중심최대풍속(중국은 2분 평균을 사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측에서 사용하는 슈퍼태풍 기준(1분 최대풍속 130노트 이상)보다는 꽤 낮은 기준에 해당합니다.(한국 기준으로는 매우 강한 태풍에 해당)
현재까지의 전반적인 진로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나,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려지면서 상륙시점에 대한 예측이 조금 달라져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통보문을 보면 대만 기상국과 홍콩 천문대는 태풍의 상륙 시점을 8월 4일 밤으로 예상하면서 가장 늦은 상륙을, 중국 기상국은 8월 3일 저녁 시간대에 상륙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가장 이른 상륙을 예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상청과 미국 JTWC, 일본 기상청은 8월 3일 밤에서 4일 오전 사이 중국 저장성 해안(원저우~타이저우 사이)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간 정도 수준의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번외로 기상 예보 모델들의 상황도 약간 바뀐 상태인데요, 당초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는 진로를 계속 예측하던 GFS의 예측이 상하이 앞바다에서 정체 후 중국 내륙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ECMWF의 예상과 거의 유사하게 바뀌었습니다.
다만 CMC와 해당 모델 기반 앙상블인 GEPS의 경우 중국 저장성 앞바다에서 갑자기 뜬금없이 일본 방향으로 전향하는 경로를 나타내는데, 우리나라 부근에서의 다소 낮은 CMC 해상도를 감안하면 태풍의 진로가 갑자기 꺾인다기 보다는 7호 태풍 란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열대성 저기압이나 아열대저기압, 혹은 광범위한 몬순자이어가 발생(KIM, GFS, ECMWF, JGSM 예상 기준으로 저기압성 순환 또는 기압골 형태를 예상)한 이후 일본 방향으로 북상하는 예상값이 나오고 있는데, 이 결과 값이 CMC 모델에서는 6호 태풍 카눈의 정보에 중첩되어서 현재 특별한 전향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급선회를 하는 결과로 연결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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