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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정보/2023년

6호 태풍 카눈 진로 정보 - 오리무중(2023.08.01. 21:00 기준)

by 의솔아빠 2023.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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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WC제공 6호 태풍 카눈 통보문 #22

6호 태풍 카눈은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남삼서쪽으로 약 100km 가량 떨어진 해상인 25.3°N 127.9°E 인근 지점에서 중심기압 928hPa, 중심최대풍속 시속 약 213km(115노트)의 강도로 오키나와 일대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 특보 발령 현황
일본 기상청 태풍 예상 진로도

현재 태풍의 강도태풍이 오키나와 본섬 자체를 거의 직격하는 수준으로 근접하여 통과하고 있는데 태풍의 이동 속도가 시속 약 15km(8노트)에 불과하여 오키나와의 영향 시간 자체가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태풍이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통과하여 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은 8월 3일 무렵 다시 오키나와 북쪽 방향으로 전향할 것이 예상되고 있어 적어도 8월 7일까지는 오키나와 본섬이 태풍의 위험반원 안쪽에 계속 자리하는 상황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런 이유로 오늘(8월 1일)부터 전면 폐쇄된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의 폐쇄 또한 현 시점에서 최소 5일 이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태풍의 전향하는 과정에서 태풍이 거의 멈추다시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그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최악의 경우 8월 8일이나 그 이후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대만 기상국 태풍 관련 해상 경보 발령 통보문
한국 기상청 태풍 통보문
대만 기상국 태풍 예상 경로도

한편 태풍의 전향 지점이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 해역으로 예상되면서 대만 기상국에서도 해상에 태풍특보를 발령한 상태인데요, 태풍이 대만이나 중국 본토에 상륙하지는 않겠지만 아직까지도 카데고리 4등급에 해당하는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10분 평균 풍속을 사용하는 한국, 일본 기준으로는 매우 강한 태풍) 대만 북동쪽 해상의 상태가 한동안 좋지 않을 전망이며, 태풍의 강풍반경이 워낙에 광범위하여 .8월 2일부터 4일까지의 기간 중 타이베이는 물론 화롄, 타이중 일대까지도 태풍의 강풍반경 안쪽에 들어오면서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는 곳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한국 시간 기준으로 8월 3일 오전 9시 무렵 타이베이에서 약 300km 정도 거리까지 접근할 것으로 전망)

물론 현재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쪽의 출도착 항공편 자체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최대근접시기인 태풍의 위치에 따라서는 약간의 지연이나 복행(Go Around)과 같은 좀 아찔한 상황을 겪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태풍 서쪽에 대만 섬 전역이 놓이면서 북서~서풍 계열의 기류가 유입되면서 대만 중앙산맥으로 인한 지형성 강수가 대만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타이베이 일대에 상당한 양의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CIMSS제공 6호 태풍 카눈 적외선 이미지

문제는 오키나와 서쪽에서 전향한 이후의 진로가 대체 어느 방향으로 향할것인지에 대해서 예보 모델별로 죄다 엇갈린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인데요.

일단 120시간 예측을 보면 전체적인 예상 진로 자체는 예보기관별로 대동소이한 수준이지만 강도 예측에서 약간의 엇갈림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 시점으로부터 120시간 뒤인 8월 6일 21시 기준 예상에서 JTWC는 1분 평균 중심최대풍속이 시속 약 93km까지 약화하면서 국제기준으로 STS급(미국 기준 TS)으로 지금 대비 뚜렷하게 약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10분 평균값을 사용하는 한국과 일본 기상청은 시속 약 140km로 강한 태풍 등급(미국 기준 1등급 이상 태풍에 해당)을, 대만 기상국은 135km의 중도태풍(中度颱風)에 해당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태풍의 강도가 크게 약화하지 않는 방향의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 제공 해수면 온도(7/31 기준)
CIMSS제공 6호 태풍 카눈 주변 해양열용량(OHC)

이는 태풍에 공급되는 에너지인 해수면 온도와 해수잠열이라 할 수 있는 해양열용량의 해석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규슈 남쪽 북위 30도선 인근 해상의 해수면 온도는 29~30℃로 태풍 발달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상태로 보입니다.

그러나 바닷물이 가지고 있는 실질적인 에너지(해수잠열)라 할 수 있는 해양열용량 상황을 보면 조금 애매해지는데요. 현재 태풍 주변의 해양열용량은 1㎠당 25KJ로 북위 25도선 인근의 50KJ/㎠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물론 해수면 온도 자체가 높아서 태풍이 일반적인 속도로 지나갈 경우에는 그 세력을 유지하는데 별 문제가 없는 수준이지만, 현재 북위 27도선 인근에서 태풍이 정체하면서 전향할 것이 확실시되는만큼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 해상에서 상당히 많은 열에너지 소모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열대저기압이 발달하는데 있어서의 해양열용량은 30KJ 이상이면 충분하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태풍이 지나갈 때 하루 평균 15~16KJ의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이 부근에서 오래 정체하면 정체할수록 주변의 해양열용량을 소모하게 될 가능성이 크므로 태풍의 전향에 시간이 걸릴수록 중장기적인 세력 약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습니다.(물로 이래놓고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면 재발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 태풍이 전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5일 이후 태풍의 실제 강도가 결정될 것인만큼 이와 관련한 이동속도를 유심히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한국 기상청 850hPa, 700hPa영역 일기도
한국 기상청 500hPa, 200hPa영역 일기도
4개 상층 일기도의 고기압 경계선을 지상일기도에 중첩

다음 문제는 태풍의 최종 진로 여부인데요. 일단 여러가지 요소들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기압계 상황을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에는 하층부터 대기 상층 200hPa영역까지 모두 다 고기압권에 들어와 있는 상황인데요, 서해상에 마치 열돔과 같은 키가 상당히 큰 온난고기압대가 서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경우 태풍이 이 고기압권을 완전히 뚫고 들어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태풍의 북상 자체를 찍어누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어스널스쿨 500hPa영역 기류도
어스널스쿨 250hPa영역 일기도

이것만 보면 태풍의 이동은 보통 고기압 가장자리 지향류를 타고 중국 저장성 방향으로 향해야 하겠으나 상층의 기류 상황을 보면 일본 동쪽에 상층 기압골이 자리하고 있어 고기압에 가로막힌 태풍이 슬금슬금 이쪽 방향으로 이동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며, 큰 요소는 아니지만 괌 인근의 저기압성 순환장이 발달할 경우 이것도 태풍을 동쪽으로 끌어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HFSA제공 예보모델별 예상 진로도

그래서 이것까지만 놓고 보면 태풍이 한번 이상하게 꺾기는 하더라도 무난하게 다시 일본 방향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으나, 이 이후 시점에서 고기압 세력권이 어느쪽으로 발달하는지에 따라 태풍의 진로가 다시 또 한번 진로를 꺾어서 중국으로 향하게 될 가능성도 있으며, 더 이상 꺾지 않고 그냥 일본 방향으로 쭉 이동해 갈 수도 있는 예보값도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는 각 예보모델들이 상층의 고기압권과 기압골의 세력과 위치 변동 추이를 모두 엇갈리게 예상하면서 예보 변동성이 매우 커지는 상황이 되었고, 이로 인해 서로 180도 다른 방향으로의 태풍 진로 예측값이 나오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 변수로 중국 내륙에서 온대저기압화한 5호 태풍 독수리가 우리나라 북쪽의 저기압 세력으로 자리하면서 태풍을 끌어당길 가능성도 생기고 있어 복잡도가 한층 더 증가한 상황입니다.

어쨌건 현재 나온 예보모델들의 120시간 이후 예상진로를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가 됩니다.(정말로 대혼돈 그 자체입니다)

  • GFS : 오키나와 서쪽에서 전향한 이후 다시 중국 방향으로 한번 더 틀어서 중국쪽으로 가는 진로
  • ECMWF(IFS) : 일본 오사카 인근을 통해 혼슈를 관통한 이후 동해상 진출
  • KIM : 일본 규슈 관통 이후 우리나라 서해상 진출
  • CMC(GEM) : 일본 동쪽 해상(태평양) 방향으로 진출
  • JGSM : 전향 직후 제주도 서쪽 해상 진출
  • NAVGEM  : 일본 시코쿠와 히로시마 부근 관통 후 동해상 진출
  • ICON : 오키나와 서쪽에서 전향한 이후 다시 중국 방향으로 한번 더 틀어서 중국쪽으로 가는 진로
  • UKMET(UM) : 일본 오사카 인근을 통해 혼슈를 관통한 이후 동해상 진출

이쯤되면 예보모델을 안보는게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정도로 예상 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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