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8월 19일 새벽 3시, 일본 기상청에서는 오키나와 나하 남서쪽 해상에 위치하고 있던 98호 열대요란에 대해서 태풍 판정을 하면서 9호 태풍 종다리가 공식 발생하게 되었습니다.(한국기상청 기준 17호 열대저압부에서 발달)
- 이 시점 9호 태풍 종다리의 세력 해석에 대해서 미국 JTWC와 일본 JMA간의 해석이 살짝 엇갈렸었는데요, 당시 양측의 해석값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JTWC : 중심기압 1002hPa, 1분 최대풍속 35km/h(20노트), TD판정
- JMA : 중심기압 1000hPa, 10분 최대풍속 시속 약 65km/h(35노트), TS판정
보통 1분 평균값을 쓰는 미국값보다 10분 평균을 쓰는 일본쪽의 값이 더 작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당시 태풍 종다리 중심부 인근에 있던 미야코 섬의 관측망이 있었고, 미국쪽은 위성 분석에 의한 추정치여서 일단 일본 값이 실측값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싶습니다.(자세한건 우리 감시구역인 이어도 인근부터 제대로 된 관측이 가능하겠습니다.)
어쨌든 태풍 발생 이후 12시간이 지난 15시 기준으로 태풍 종다리의 위치는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서쪽으로 약 16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6.3°N 126.0°E 인근 지점이며, 현재 중심기압은 999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65km(35노트)의 열대폭풍 수준을 겨우 넘어선 수준이며 시속 약 22km(12노트)의 속력으로 북상중에 있습니다.
일단 9호 태풍 종다리의 이동 경로에 대해서 8월 20일 오후 무렵 제주도 서쪽 해상까지 접근하는데 있어서는 한미일 3개국의 예보가 모두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점 JTWC에서는 이미 태풍이 아닌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은 열대폭풍(TS)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강도 예측이 약간 다른 상황이며, 전체적인 진로도 한국과 미국은 군산 앞바다 방향으로 북상한 뒤 충남 서해안 방향으로의 상륙을 예상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 기상청은 이보다 좀 더 동쪽으로 밀린 경로인 해남 화원반도 인근 상륙을 예상하고 있어 36~48시간 범위의 예상임에도 차이가 꽤 많이 나는 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9호 태풍 종다리의 위성 이미지를 살펴보면 태풍이라고 하기에는 참 애매한 모습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대류운이 나타나는 지점도 저기압의 중심부가 아니라 남서쪽으로 살짝 비켜간 부근의 몬순골 구역에서 여전히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T값 자체가 1도 안되는 형태입니다)
이 상황을 수증기 이미지로 보면 보다 명확해지는데요, 몬순성 기류가 종다리의 남서쪽에서 유입되고, 북동쪽 규슈쪽에 97호 열대요란(한국기상청 18호 열대저압부)가 있는 몬순골 형태인것까진 확실한데 하필 진로 앞쪽 영역에 건조역이 자리잡고 있다보니제대로 된 전면부 발달을 일으키지 못하고 그 형상 자체가 반쪽짜리 태풍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이번 태풍은 강풍 보다는 동반된 수증기와 열기가 이슈가 되는 상황으로, 이 상태로 한반도 인근 해상까지 올라올 경우 고온다습한 남풍기류만 강화시키면서 온도 하강 효과는 거의 없고, 대기중 수증기량만 잔뜩 늘려놓는 상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이번 9호 태풍 종다리와 매우 유사한 강도와 경로로 올라온 태풍이 과거에도 있었는데요, 2022년 5호 태풍 송다와 6호 태풍 트라세 북상 당시의 거의 유사한 강도와 진로로 태풍이 북상하였었습니다.
이 당시 두 태풍 모두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이미 열대저기압으로 약화된 상태로 북상하였는데요, 당시 트라세가 북상하던 당시의 제주도 상황은 주변 해상에는 풍랑특보, 한라산 남쪽에는 호우 특보가 한라산 북쪽 제주시에는 폭염특보가 각각 발령되어 있었고, 섬 전역에 강풍특보가 발령되면서 제주도 내에 4개의 기상특보가 동시에 발령되는 정신없는 상황이 발생했었습니다.
이번 9호 태풍 종다리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이는데요, 태풍이 20~21일 무렵 제주 서쪽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주도 남쪽과 북쪽의 강수편차가 상당하며, 주된 강수량은 한라산 중산간 이상지역과 서귀포, 대정(고산) 방면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반대로 제주시는 하강기류로 인해 상대적으로 적은 강수량과 높은 고온현상이 나타날 수 있겠습니다.
이후 서해상 진입시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중국대륙 내 상층 기압골)의 영향과 합쳐지면서 21~22일 무렵에는 전국단위로 많은 강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폭염 자체를 완전히 끝내기에는 역부족이며, 폭염경보가 주의보 정도로 완화되는 수준의 기온하강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일부지역은 열대야 종료 가능성 있음)
오히려 주목해서 봐야 하는 것은 현재 시베리아 중부에서 접근중인 상층 기압골의 영향 시점과 현재 태풍 종다리 동쪽에 있는 99호 열대요란(한국기상청 18호 열대저압부)의 발달과 그 이동 경로이며, 이 열대저기압이 10호 태풍 산산으로 발달하면서 태풍 종다리의 경로를 따라서 올라올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향할지, 혹은 그냥 흐지부지할지 여부와 후속 기압골이 유발하는 강수 형태에 따라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의 날씨 변화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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