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호 태풍 도라는 현재 미국령 웨이크 섬에서 북동쪽으로 약 23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0.5N 168.4E 인근 지점을 지나고 있으며,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1004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65km(35노트)의 열대폭풍 수준으로 약화된 상태입니다.
일단 이 부근의 연직시어가 높고 태풍의 형상이 거의 흐트러지면서 조만간 열대저기압 수준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JTWC의 전망은 오늘(15일) 중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하였다가 내일 무렵 다시 열대폭풍 등급으로 재발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단계에서 열대성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가 될지 아니면 아열대저기압이나 온대저기압화 하는 상황이 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꽤 오랜만에 허리케인에서 태풍으로 넘어온 것도 이례적이지만 이 태풍 도라가 더 특이한 것은 지구 둘레의 거의 3분의 1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이동거리에 해당합니다.
현재까지의 베스트 트랙 상황을 보면 대략적으로 다음의 경로를 통해 이동해 왔습니다(시간은 모두 한국시간 기준)
- 7/29 03:00 - 데구시갈파 인근에서 열대요란으로 식별(96E), 14.6N 87.8W 인근
- 7/30 21:00 - 열대저기압 형성경보(TCFA) 발령, 14.0N 96.4W 인근
- 8/1 03:00 - 열대저기압으로 발달(TD 05E), 15.0N 103.7W 인근
- 8/1 15:00 - 열대폭풍으로 발달(TS), 4호 열대폭풍 Dora로 명명, 15.9N 105.2W 인근
- 8/2 09:00 - 카데고리 1등급 허리케인(65노트)으로 발달, 16.0N 110.1W 인근
- 8/2 21:00 - 카데고리 2등급 허리케인(90노트)으로 발달, 15.8N 113.9W 인근
- 8/3 12:00 - 카데고리 3등급 허리케인(110노트)으로 발달, 15.3N 114.8W 인근
- 8/3 15:00 - 카데고리 4등급 허리케인(115노트)으로 발달, 14.6N 117.1W 인근
- 8/3 21:00 - 카데고리 3등급 허리케인(110노트)로 다소 약화, 13.0N 117.6W 인근
- 8/4 09:00 - 카데고리 4등급 허리케인(120노트)으로 재발달, 13.9N 121.0W 인근
- 8/4 21:00 - 카데고리 3등급 허리케인(105노트)으로 약화, 13.0N 123.8W 인근
- 8/5 09:00 - 카데고리 2등급 허리케인(90노트)으로 약화, 13.1N 127.9W 인근
- 8/6 03:00 - 카데고리 4등급 허리케인(115노트)으로 재발달, 12.9N 132.8W 인근
- 8/8 21:00 - 카데고리 4등급 허리케인(115노트) 상태로 하와이 남쪽 통과, 12.0N 153.8W 인근
- 8/12 09:00 - 날짜변경선 도달, 북동태평양 4호 허리케인 도라 에서 8호 태풍 도라(2308 Dora)로 명칭 및 구역 변경 17.0N 180.0인근
이동거리를 보면 도라라는 이름이 붙은 열대폭풍 시기부터 현재까지 약 9,500여km를 이동해 왔으며, 열대요란 시절부터 합치면 거의 12,000km에 이르는 거리를 이동해 온 경우인데 만일 열대요란 식별구역이 동쪽으로 약 300km만 더 쏠려 있었으면 식별부호가 05E가 아니라 06L(북대서양 식별부호)가 될 수도 있었던 상황입니다. 물론 북대서양과 북동태평양간의 열대요란이나 열대저기압의 이동 자체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북대서양 구역에서의 열대성 기상현상이 태풍 구역인 북서태평양 구역까지 넘어온 전례가 없으며, 북동태평양에서 발달한 열대폭풍/허리케인이 북서태평양 구역까지 넘어온 것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허리케인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는 일단 중위도 고기압대가 북위 30도선 부근의 북태평양 중앙과 동쪽 구역에 매우 강하게 형성되면서 허리케인 자체가 북위 20도선 위쪽으로 올라오는게 가로막힌 상태로 계속해서 적도 인근의 매우 뜨거운 열기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으면서 날짜변경선 부근까지 북위 20도선 이북으로 올라오지 못한 것이 첫 번째 요인이 될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현재 슈퍼엘리뇨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북동태평양 구역의 높은 고수온 상황인데요, 원래 북동태평양 구역은 난류보다는 캘리포니아 연안을 타고 내려오는 한류가 주로 흐르는 구역으로 열대성 저기압의 생성 자체가 매우 드문 구역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현재 지구 온난화로 동쪽 카리브해의 수온이 35℃를 넘어 38℃에 이르는 사실상 온탕이라고 할 수 있는 구역까지 형성되고, 서쪽 북동태평양쪽도 평년 대비 수온이 3℃ 이상 높은 구역이 형성되면서 평년 대비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수준의 열대폭풍과 허리케인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8월 15일 현재 북동태평양구역에는 6호 허리케인 Fernandad(07E_와 7호 허리케인 Greg(08E)가 발생하여 중앙태평양 구역으로 이동중에 있으며, 90호 열대요란(90E)도 허리케인으로 추가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꽤 강한 허리케인과 잦은 열대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덤으로 6호 태풍 카눈은 지금 온대저기압으로 완전히 변질된 상태에서 폭발성 저기압으로 재발달하면서 태평양을 건너가고 있습니다)
◆ JTWC에서는 8월 15일 오전 9시 기준으로 8호 태풍 도라가 열대저기압으로 약화된 것으로 확인하였으며, 이후 8월 16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최종 통보문(#63)을 발표하면서 1만km를 넘게 이동한 이 허리케인/태풍의 예보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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