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개황
현재 우리나라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 만주에서 중국 상하이까지 연결되는 구역(일기도 보라색 원)에 하층 이동성 저기압과 상층 기압골이 맞물려 들어오면서 가을장마에 해당하는 강수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이 기압골 형성의 원인으로는 북서쪽의 찬 대륙성 고기압과 일본 동쪽의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 제트기류가 자리하면서 우리나라 부근에서 성질이 서로 맞부딛히는 형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기류 상황을 보면 하층의 남서기류와 상층 제트기류(빨간색 선)의 구역의 모습이 점차 맞물려 들어가는 제트기류 커플링 현상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며
이 기압골이 빠져나가야 하는 방향에 하필이면 북태평양 고기압 본진이 블로킹 고기압의 역할을 하면서 형태상 기압골에 의한 전선형 강수지만 기압골이 우리나라에 정체하는 시기가 길어지면서 이른바 가을장마라고 부를 수 있는 늦여름-초가을 무렵의 집중호우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두 기단의 충돌도 남북방향에서의 충돌 성분보다는 동서방향에서의 충돌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보통 전선형 강수 편차의 경우 남북편차가 더 크게 발생하지만 이번에는 전선대 자체가 남북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면서 동서간의 편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특이한 상황이 벌어지는 점도 특이사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 9호 태풍 사올라 발생 가능성
한국 기상청에서 17호 열대저압부로, 미국 JTWC에서는 열대저기압 8호(TD-08W)로 구분하고 있는 이 열대저기압의 위치는 현재 괌 국제공항에서 동북동쪽으로 약 780km, 사이판 국제공항에서는 약 60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17.4°N 150.8°E 인근 지점에서 중심기압 998hPa, 중심최대풍속 시속 약 55km(30노트)의 열대저기압 상태로 발달중에 있습니다.
아직 일본 기상청이나 한국 기상청의 열대저기압 통보문은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높은 해수면온도와 낮은 연직시어로 인한 발달 조건 자체가 상당히 양호한 편입니다.
특히 JTWC에서는 이 열대저기압의 북쪽 방향으로 상층 발산 상황이 개선되면서 빠른 속도로 발달, 5일 이후에는 55노트(100km/h 이상)의 STS등급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발달 강도에 대해서는 모델별로 차이가 좀 있기는 한데 120시간 예보 기준으로 보면 전체적으로 35~80노트(65~150km/h)사이의 발달강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미 해군의 COMPAS-TC 모델의 경우 매우 급속도로 발달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어 아예 카데고리 1~2 이상 수준의 발달 상태를 보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경로는 일단 앞으로 3일 정도(72시간)는 북마리아나 제도 방향으로 느리게 이동하면서 정체한 이후 발달하면서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서 북상하는 몬순저기압 기원 열대저기압의 초기 진로를 따라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GFS의 앙상블 예측인 GEPS에서는 대부분의 멤버값에 대한 결과가 예측모델과 일치하나 약 20% 정도의 확률로 괌이나 마리아나제도 방향인 서쪽으로 진행해 나가는 진로를 예측하고 있어 아직 경로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일단 이 열대저기압이 공식 태풍으로 승격하기에는 조금 모자란 상태인데요, 초기 발달 단계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조직화를 이루어내느냐가 실제 9호 태풍 사올라의 발생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하단에 순서가 꼬일 가능성을 추가로 업데이트 하였습니다)
2. 91호 열대요란 발달 - 10호 태풍 담레이 발생 가능성
한편 대만과 일본 사이에 걸쳐있던 몬순자이어 상태가 해소되면서 양 끝자락에 있던 열대요란 중 먼저 발생했던 99호 열대요란(한국기상청 16호 열대저압부)은 흐지부지 소멸하였지만(맨 위 일기도의 녹색 점선 원) 남서쪽 끝자락에서 조금 늦게 조직화가 이루어진 90호 열대요란(한국기상청 18호 열대저압부)의 경우 특유의 조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면서 23일 새벽 무렵 이미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이 중간 등급으로 올라섰으며, 채 12시간이 지나기도 전인 23일 오전에 TCFA통보문이 나올 정도로 빠른 조직화를 이루어내고 있습니다.
현재 TCFA가 내려진 이 91호 열대요란의 위치는 일본 오키나와 국제공항에서는 남남서쪽으로 약 800km, 대만 가오슝 국제공항에서는 남동쪽으로 약 730km 가량 떨어진 해상인 18.9°N 126.1°E 인근 지점이며, 중심기압은 1005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35km(20노트)의 열대요란으로, 주변 여건을 살펴보면 상황은 29~30℃에 이르는 높은 해수면 온도와 낮은 연직시어(5~10노트)로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음과 동시에 상층의 발산 상태 또한 양호한 편이어서 꽤 빠른 속도로 조직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경우에 따라서는 이쪽이 먼저 태풍으로 승격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는 하단을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예보 모델들의 예측 결과를 살펴 보면 이 열대요란의 120시간 예상 진로가 좀 특이한 편인데요, 일단 오키나와에서 대만 사이 구역으로 향할 것 같기는 한데 모델에서 보여주는 저기압의 중심부 이동 예상 경로를 보면 남쪽과 북쪽을 오르내리는 이상경로를 예상하는 모델이 여럿 있어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큰 상태로 봐야 할 것 같고, 제대로 된 경로 예측은 일단 열대저기압이나 태풍 단계로 발달한 이후의 공식 통보문을 살펴본 이후에 향후 전망을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
3. 순서가 꼬일 가능성(8/24 03:00 기준 업데이트)
23일 처음 글을 작성한 이후 새벽에 변경사항이 있어 추가 업데이트를 합니다.
생각보다 서쪽에 있는 9호 열대저기압(91호 열대요란, 한국기상청 18호 열대저압부)의 발달과 조직화가 조금 더 빠른 것 같습니다. 사실 어제 15시 기준 데이터에서도 이쪽의 T값이 좀 더 양호한 것으로 보여서 순서가 꼬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지금 가능성은 미국 JTWC의 열대저기압 번호와 실제 태풍 번호가 한번 꼬일 가능성이 더 높아진 상태로 보입니다.
밤 사이에 당초 사올라 후보로 보았던 8호 열대저기압(TD 08W, 한국 17호 열대저압부)의 발달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서쪽의 91호 열대요란이 9호 열대저기압(TD 09W, 한국 18호 열대저압부)올라섰으며, 이 발달 속도대로라면 당초 10호 태풍 담레이 후보로 보았던 필리핀/대만 부근의 9호 열대저기압이 9호 태풍 사올라로, 먼저 발생하여서 9호 태풍 사올라로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았던 괌 북동쪽의 8호 열대저기압이 10호 태풍 담레이로 발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순서가 꼬이는 경우는 그리 드문 일은 아니고, 여러 열대저기압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충분히 발생 가능한 일입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어느 한쪽이 발달하지 못하면서 실제 태풍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사례도 있는 만큼 이후 상황 진행에 따라 실제 태풍 발생 여부를 살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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