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JTWC에서 TCFA가 발령되고, 동북아시아 태풍 예보 기관들에서 열대저기압 통보문을 내기 시작한 91호 열대요란에 대해 미국 JTWC에서는 6호 열대저기압(TD 06W)으로 식별부호를 변경하고 관련 통보문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한국 기상청에서는 10호 열대저압부로 분류하고 있는 이 열대저기압의 위치는 현재 괌 국제공항에서 서남서쪽으로 약 56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12.6°N 137.9°E 인근 지점이며, 중심기압은 1003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46km(26노트)의 열대저기압(TD)등급으로 발달한 상태입니다.
현재까지의 위성 이미지 변화를 살펴보면 초기에는 꽤 광범위한 구역에 순환장을 형성하고 있던 몬순저기압(몬순자이어)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었으나 느린 속도이기는 하지만 점차 열대저기압 특유의 형상을 조직하는 것이 지난 며칠 동안의 추세였습니다.
현 추세대로라면 29일 중 공식적으로 6호 태풍 카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이후 하루나 이틀 동안은 비교적 느린 속도의 발달이 예상되나 북위 20도선 인근부터는 본격적인 회전력이 강해지면서 급속도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으며, JTWC에서는 카데고리 4등급, 한국 기상청에서는 강한 태풍 등급까지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동북아시아 태풍 예보기관들의 6호 태풍 카눈 발생 이후 예상 진로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오키나와 경유 후 중국 저장성 해안선(타이저우 인근) 방향으로 상륙하는 경로를 유력한 경로로 보고 있습니다.
즉 96시간 예측에서 오키나와 일대가 직격 혹은 직접 영향권에 드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다고 봐도 되는 수준입니다.
기상 예측 모델들의 예측도 별반 다르지 않은데요, 대부분의 모델들(ECMWF, GFS, KIM, JGSM, CMC, ICON)이 저장성 인근 해안선 상륙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세력이 현재의 세력보다 조금 더 확장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예측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 NAVGEM과 CMC의 앙상블 모델인 GEPS 모델은 상하이 앞바다에서 동쪽 방향으로 전향하는 경로를 예상하고 있어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사실 이 예상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급속도로 수축하거나 한반도 북쪽에 한랭 기압골이 강하게 들어오면서 때이른 가을장마나 극한강수를 유발해야 가능한 상황이어서 실제 실현 가능성이 어떨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현재 북서태평양 구역의 하층 기류 상황을 살펴보면 이후에도 다수의 태풍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꽤 높은 상황입니다.
현재 태평양의 적도수렴대(ICTZ) 구역의 서쪽 끝자락은 괌 인근까지 밀려나 있고, 대만 남쪽에서 팔라우 인근 해상까지는 몬순골(Monsoon Through)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위치의 몬순골은 통상 8월쯤에 형성되는게 일반적인데 아직 7월 말인 현 시점에서 8월 중순과 비슷한 위치의 몬순골이 형성된 것 자체가 엘리뇨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형태 자체는 일반적인 몬순골 형태인지라 태풍 발생 자체는 평년값이 될 수도 있으나, 문제는 현재 북서태평양 구역이 해수면 온도선 중 30℃를 넘는 구역이 북위 30도선 이북까지 올라와 있어 몬순골에서의 저기압성 순환이 발생할 경우 이전에 몬순골에서 발생하는 빈도보다 훨씬 더 잦은 수준으로 몬순골 인근에서 태풍이나 열대저기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이번에 6호 태풍 카눈이 이동하면서 전체적인 몬순골의 위치를 북쪽으로 올려놓을 경우 몬순골의 동서 끝자락의 남북간 위치가 뒤바뀌는 형태가 될 수도 있는데, 실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할 경우 한번에 2~3개의 열대성 저기압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까지도 가능해 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 서로 인접한 곳에서 태풍이나 열대저기압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전체적인 태풍의 강도는 제한적이 되겠으나, 한꺼번에 여러 태풍이 거의 같은 곳에서 튀어나올 경우엔 인접 태풍간의 상호 간섭으로 인해 태풍의 이동 경로를 예상하는 작업이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 될 수 있어 태풍 예보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도 꽤 높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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