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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92호 열대요란 발생 - 장마전선에 변수가 될 가능성(2023.06.21. 21:00 기준)

by 의솔아빠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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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6월 21일 오전 9시 필리핀 동쪽 해상의 적도수렴대 끝자락에서 92호 열대요란(92W)이 발생하면서 3호 태풍 구촐 이후 한동안 조용하던 북서태평양 구역에 새로운 열대성 기상 시스템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92호 열대요란의 위치는 필리핀 막탄 세부 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약 44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10.6°N 128.0°E 인근 지점으로, 중심기압은 약 1009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28km(15노트)가량으로, 열대요란의 발생위치는 필리핀 동쪽 열대 수렴대(ITCZ)의 끝자락에서 발생한 열대요란에 해당합니다.

지난 글(https://typhoon-air.tistory.com/796)의 마지막 부분에서 필리핀 기상청 예보로 ICTZ부근에서 저기압성 시스템이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가 있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이것이 92호 열대요란의 발생으로 현실화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제공 평균 해수면 바람 분석
필리핀 동쪽 ICTZ와 92호 열대요란의 대략적인 위치(earth.nullschool.net 850hPa영역)

통상 제가 열대요란 관련 글을 쓰는 경우는 JTWC에서 관련 통보문을 내놓은 시점 이후가 되는데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열대요란 식별부호가 붙자마자 바로 글을 올리는 상황인데요, 이는 지난 장마 관련 글을 쓰면서 참조하던 KIM모델의 중기예측값에서 지속적으로 6월 25일 무렵 이 부근 구역에서 태풍 혹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볼 수 있는 저기압 시스템이 발달하는 예측값이 나와서 실제 이쪽에서 무언가 발생할지 아닐지 상황을 계속해서 살펴본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필리핀 주변 KIM모델 예상도

일단 글로벌 모델의 예측을 살펴보면 6월 25일의 예측을 기준으로 GFS, NAVGEM, CMC, KIM은 TD~TS수준의 저기압 발달을 예상하고 있으며, 루손 북동부를 거쳐 대만과 필리핀 사이의 바사 해협 방향으로 북상하는 경로를 모의하고 있습니다. 반면 ECMWF와 UM은 TD단계 아래의 발달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ICON은 중간값 정도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습니다.(LPA~TD수준)면서 아직은 예측의 결이 다른 상황인데요, 만일 가장 급속한 발달을 예상하는 GFS나 KIM의 예상대로 92호 열대요란이 발달하여 열대폭풍(TS)등급 이상의 발달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4호 태풍 탈림의 발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인만큼 실제 현실화 여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여기서 보고자 하는 것은 4호 태풍 탈림의 발생가능성이 아니라(이제 막 식별부호가 붙은 열대요란의 태풍 발달 가능성을 언급하기엔 상당히 이른 시기입니다) 이 92호 열대요란이 어떤 형대로건 중장기적으로 장마전선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한 것입니다.

일단 6월 25일을 전후한 시기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우리나라가 장마전선의 직접 영향을 받는 시기가 되는데요, 이 시기부터 장마전선에 영향을 주는 기단배치 상황에 따라서 장마전선이 강해지기도, 약해지기도 하는 상황이 일어나게 됩니다.

통상 장마전선을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상층 제트기류(서풍계열)와 하층 제트기류(남서풍의 몬순류)가 일치하는 제트기류 커플링 현상과 하층제트를 타고 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온난다습한 공기덩어리를 들 수 있는데요, 이렇게 중국 남부 지방으로 직행하였던 태풍이나 열대저기압이 소멸하면서 남긴 잔해가 하층제트를 타고 들어오는 온난다습한 공기덩어리의 형태가 되면서 장마전선의 연료가 되는 수증기 공급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 92호 열대요란이 태풍보다 약한 TD단계 수준으로도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ECMWF의 값을 따르더라도 어느 정도의 기류 변화를 유발하면서 꽤 많은 열기와 수증기가 중국 남부와 대만을 경유하여 우리나라 방향으로 들어와서 남부지방의 장마를 활성화시키고 7월 초반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집중호우를 유발할 수 있겠으며, TD~TS수준까지 발달할 경우에는 아예 장마전선 자체를 일시적으로 북상시키면서 6월 말에서 7월 초반 무렵 중부지방까지 강수대의 중심이 북상, 전국단위로 상당히 많은 비를 내리게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92호 열대요란의 발달강도와 이동 상태에 따른 기류 변화를 살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최근 추세는 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인근 기단의 온도차가 점점 극단화되면서 강수구역은 좁아지는 대신 좁은 구역내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패턴이 잦아지는 추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변수로 인한 장마의 성질 자체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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