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번의 포스트에서 올해 장마 시작일을 계속해서 예상해 보았었는데 처음 예상했던 오늘(6월 20일)의 강수는 장마전선과 무관한 대기불안정 강수로 판정났고, 이후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6월 25일과 26일 사이의 강수 예상이 2023년의 공식적인 장마 시작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참조 - 지난 포스트 모음
- https://typhoon-air.tistory.com/793 : 2023년 장마는 언제쯤일까 - KIM모델 중기예측 기반 예상(2023.06.12. 09:00 기준)
- https://typhoon-air.tistory.com/794 : 2023년 장마 시작시기와 장마 직전까지의 전망(2023.06.16. 21:00 기준)
- https://typhoon-air.tistory.com/795 : 장마 이전 무더위와 장마 직전 강수(2023.06.19. 21:00 기준)
들어가기 전에 일단 현재 개황을 살펴보면 서해상에서 접근한 저기압(+상층 기압골)에 의한 강수가 중부와 남해상을 중심으로 꽤 강한 비구름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인 6월 21일 0시 기준 강수 중심대는 남해 중부 먼해상과 경기권 일대로 경기 남부지역은 최근 1시간 누적 강수량이 15mm를 넘는 꽤 강한 강수대를 형성하는 곳이 보이고, 섬진강 하구지역인 하동, 남해, 사천 부근도 시간당 10mm를 넘는 비가 내리면서 꽤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 현상을 지상 일기도에서 확인해보면 서해상에서 접근중인 저기압이 상당히 빠른 속도(시속 약 70km로 동진중)로 우리나라에 접근해 오고 있으며, 상층 기압골도 지상부터 200hPa영역인 12000m 부근 상공까지 연직으로 이어져 있는 상당히 깊은 상태로 저기압 후면에서 뒤따라 들어오고 있어서 지상에서 저기압이 통과했다고 끝나는게 아닌 상황입니다.
즉, 저기압 이동속도만 놓고 보면 매우 빠른 이동속도여서 강수대가 금방 지나가면서 더 이상의 강수가 없어야 하겠지만 문제는 저기압 뒤쪽의 대기불안정구역이 따라오면서 낮 시간대의 강수보다 더 강한 강수대를 저기압 뒤쪽에 형성, 강화시키는 현상이 내륙 곳곳에서 발생하겠으며, 강수대가 강하게 형성되는 구역에서는 낙뢰 등의 현상도 함께 발생하는 상황이 밤 사이에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6월 21일 오후 무렵이면 서울 수도권의 대기불안정 현상은 종료될 것으로 보이며, 저기압과 기압골이 모두 동해상에 자리하는 6월 21일 오후에는 동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 기상청에서는 6월 21일 오후 시간대에 동해상에 강풍과 풍랑 관련 예비특보를 발령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후 저기압이 빠져나간 뒤에는 다시 일사량이 늘면서 기온이 빠르게 오르는 현상과 이로 인한 대기불안정 현상으로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발생하는 패턴이 장마 이전까지 한번 더 반복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6월 24일 무렵부터 제주도 남쪽 해상에 있던 장마전선(정체전선)이 본격적으로 북상하면서 24~25일 사이부터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 영향을, 25~26일에는 남해안 지역까지 전선대의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겠습니다
현재 6월 25~26일의 예보범위가 중기예측에서 꽤 높은 신뢰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는 120시간 언저리에 들어온 만큼 장마 자체가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라 볼 수 있으며, 실제 기상청 중기예보에서도 기존에 "흐림"으로 표시했던 25~26일의 제주도와 남부지방 날씨 예측을 "비"로 예상값을 변경하여 발표중입니다.
다만 중부지역의 경우 장마 영향권이 들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좀 많이 애매한 상태인데요, 일단 기상 예측 모델을 참조해 보면 제주도와 남해안, 남부지방까지는 25~26일 무렵 장마 영향권에 드는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지만 중부지방이 장마 영향범위에 포함될지 여부는 모델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캐나다 CMC모델의 경우 가장 빠른 속도의 북상을 예상하고 있으며 6월 26일 장마전선의 영향범위가 북부지방까지 영향을 준다는 가장 극단적인 북상속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미 해군 NAVGEM모델도 6월 26일 장머전선대의 중심이 경기도까지 북상하면서 중부지방까지의 강수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ECMWF모델은 6월 26일 무렵 장마전선이 경북지역까지 북상하면서 전국단위 강수를 예측하고 있고, GFS모델의 경우는 이보다 조금 느린 속도의 북상을 예상하면서 6월 27일 무렵 전국단위 강수 범위를 예측하고 있어 국제 예보 모델들의 상당수가 26~27일 무렵 전국단위 강수 예측과 중부지방 이상 구역에 장마전선대가 자리하는 매우 빠른 장마의 북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독일 ICON모델과 한국 KIM모델은 6월 25일 장마전선의 중심부가 제주도, 남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하고, 중부지방은 장마 본진이 아닌 간접적인 영향으로 장마 강수구역에 드는 구역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중부지역은 6월 28일이나 29일 언저리는 되어야 직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일단 일반적인 장마전선의 북상 패턴에 가깝게 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26일 기준으로 전선대 중심부 예상을 보면 CMC, NAVGEM모델이 가장 빠르고 극단적인 장마전선의 북상을, ICON(남해안 중심)과 KIM(남부지방 중심)이 일반적이지만 모델들 중에서는 가장 느린 속도의 북상을, ECMWF와 GFS가 중간값 정도의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ECMWF는 경기권, GFS는 충청권 정도의 차이)인데요, 실제 전선대의 북상 속도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와 북쪽에서 내려오는 한랭기단 사이의 힘겨루기 양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어느 모델이 더 잘 맞출것이냐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 범위 내의 오차범위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것입니다.(남북편차 약 500km범위)
따라서 현 시점에서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6월 25일을 전후한 시점에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지방이 장마 영향권에 들어설 것이라는 것이며, 중부지방은 전선대의 북상속도와 기압배치 등에 따라 26일이나 27일 즈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하고, 그 영향범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향후 기상 상황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살펴볼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점 까지입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의 중부지방 강수는 가능성이 꽤 있는 수준이지만 단언하기는 좀 어려운 경계선 수준이며, 이 단언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은 72시간 예보 범위에 들어오는 시점(6월 23일)은 되어야 25~26일 이후의 구체적인 강수 예측이 제대로 나올 듯 싶습니다.(기상청 중기예보에서는 일단 40%확률값을 잡고 흐림으로 두고 있는데 이정도면 비올 확률이 꽤 높은 편입니다)
이외에 추가적인 변수가 될 수 있는것은 북서태평양 구역에서의 태풍 혹은 열대저기압 발생 정도가 되겠는데요, 만일 태풍같은 변수가 추가될 경우 기존 예상이 모조리 뒤틀리게 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중장기적으로는 필리핀 인근 해상의 기압계 변화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필리핀 기상청(PAGASA)에서는 6월 22~23일 무렵 적도 수렴대(ITCZ) 끄트머리에서 저기압 시스템이 발달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는데, 일단 지금 시기가 시기인만큼 언제 어디서 갑자기 열대요란이 급속도로 발달, 짧은 시간 내에 열대저기압으로 이어져도 이상한 상황이 아닙니다. 따라서 하루나 이틀 사이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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