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9일은 6월 기온 중 역대급 최고기온을 기록하면서 전국이 순간적으로 불타오르는 더위에 노출되었던 날이었습니다.
지난 2번의 포스트에서 장마 시작 직전 상층부터 하층까지 이어지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였었는데 이 고온건조한 날씨의 절정을 찍은 것이 6월 19일의 고온현상이었습니다.
일단 6월 18일 밤 시간대와 19일 오전 시간대의 일기도를 비교해 보면 한반도 서해상에 있던 고기압이 북동쪽으로 이동해 들어가면서 고기압의 중심부가 러시아 연해주 인근에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서풍 위주였던 풍향이 북동풍 계열로 완전히 바뀌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주 풍향이던 6월 18일과 비교해 보면 6월 19일에는 영동의 기온이 하강하는 대신 영서와 수도권 일대가 고온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례적인 고온현상이 중서부 지역에
실제로 6월 18일 14시 기준으로 강릉지방의 기온은 29.1℃였으나 바람이 동풍으로 바뀐 19일 14시 같은 시간대의 기온은 26.1℃로 전일 대비 약 3℃가량 낮은 값이 관측되었습니다.
반대로 태백산맥 서쪽의 서울의 같은 시간대 기온을 보면 6월 18일 14시 기준으로 서울 송월동 관측소의 기온이 31.0℃를 기록하였으나 19일 14시에는 33.7℃를 기록(서울 공식 최고기온은 33.8℃를 기록)하면서 전일 대비 약 2.7℃가량의 상승을 보이면서 동서지역의 기온 상승과 하강이 뒤바뀌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19일 14시 기준으로 강릉지역의 기온은 26.1℃, 서울의 기온은 33.7℃를 기록하면서 7.6℃라는 엄청난 차이가 확인되는데요, 만일 그냥 다른 변수 없이 교과서적으로 대입한 두 지점의 기온 상승폭은 4~5℃정도 언저리이지만 이번 편차는 높새로 인한 기온상승폭 수준을 넘어서는 이례적인 고온현상이어서 높새바람(푄)에 의한 고온현상 이외에 또 다른 기온상승 요인이 하나 이상은 더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이 요인 중 하나는 우리나라 하층부터 대기 거의 상층까지 기압마루(기압능)이 자리잡으면서 매우 큰 고기압권이 한반도 인근에 알박기(?)를 하다시피 정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6월 19일의 상층 일기도를 확인해 보면 5500~6000m의 지위고도를 가지는 500hPa영역을 넘어서 11000~12500m의 지위고도를 가지는 200hPa영역의 대기 거의 최상단까지 기압능이 자리하면서 대기 최상층부터 지표면까지 연직방향으로의 하강기류가 작용, 이것이 대기의 전반적인 단열승온(대기 압축에 의한 기온상승)현상이 발생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즉, 기본적으로 동풍(높새바람)으로 인한 영서지역의 고온현상에 한반도 상공의 고기압 블로킹에 의한 단열승온이 더해지면서 전국적으로 기온이 상승하였으며, 이 현상은 푄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태백산맥 서쪽지역을 중심으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20~21일 사이의 강수인데요. 일단 장마전선의 위치는 중국 상하이에서 제주 남쪽 먼 바다(이어도 부근), 그리고 규슈 남쪽 태평양을 연결하는 선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까 보았던 500hPa영역 일기도에서 나타난 상층기압골이 여기에서는 중국 산둥반도 남서쪽의 저기압으로 표시되는데요, 이 저기압과 장마전선 사이에서 서로 다른 3가지 공기가 충돌하면서 강수대가 좀 특이한 형태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 KIM모델의 예측값을 보면 일단 장마전선 본진은 여전히 제주도 남쪽에 자리하고 있지만 장마전선 위쪽의 지상저기압이 서해를 건너 우리나라로 오면서 강하게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장마전선 남쪽의 온난기단이 고착화된 상태에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이동성 고기압(6월 19일 고온현상의 주범)이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접근하는 한랭건조한 기단에 밀려나가면서 장마전선 북쪽에 기울어진 형태(남서-북동방향)로 또 다른 전선대를 형성하면서 강수대가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인데요, 이 중심부가 한반도 남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발달로 나타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장마철이고 비가 내리는 전선대도 장마전선에서 가지를 치는 형태가 되면서 이걸 장마의 시작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는데요, 일단 한국 기상청에서는 이번 비는 공식 장마의 시작으로는 여기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장마전선 본진 자체는 여전히 우리나라 제주도 남쪽에 머물러 있고, 이번 강수는 장마전선 북쪽 구역에서 서로 다른 공기덩어리가 밀려가는 일반적인 온대저기압 동반 (한랭)전선대의 형태로 작용하는 형태에 더 가깝게 나타나고, 결정적으로 강수 이후인 21일 무렵부터 장마전선 자체가 우리나라 남쪽으로 좀 더 밀려가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되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강수 이후 제주 남부 먼 해상에 머무르면서 4~5일간 소강상태 지속 예상)
참고로 이번 강수의 장마 인정여부와 무관하게 대기불안정 지수 중 하나인 쇼월터 지수를 보면 20~21일 사이의 비는 꽤나 격렬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우리나라 북서쪽 구역에서 접근하는 대기불안정 구역의 쇼월터 지수값이 -8이 찍혀있는데, 이는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도 있을 정도이 극심한 대기불안정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곳에 따라서는 매우 강한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곳곳에 뇌운이 발생하면서 낙뢰사고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단기적으로는 순간적인 기상상황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이후 KIM의 예측값을 중기범위로 넓혀보면 6월 25일을 전후한 시기부터 남쪽에서 장마전선대가 본격적으로 북상하면서 이 때부터는 누가 봐도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지난 6월 17일에 올렸던 포스트(https://typhoon-air.tistory.com/794)에서 언급한 6월 20~21일의 장마 시작일 예상은 대기불안정 요소로 발생하는 장마전선 북쪽 구역에서 소나기성 강수가 한번 더 이어지는 것, 혹은 장마전선의 간접영향정도로 볼 수 있겠으며(시작일 전망 정정), 이 당시 내용 중 24~27일 무렵 다시 전선대가 북상할 것이라 예상한 내용부터가 본격적인 2023년 장마철의 시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이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23년의 장마 시작일은 6월 25일에서 26일 사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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