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월의 마지막 주, 예상보다 빠르게 꽃이 피고 있다는 소식에 엉덩이가 들썩거려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가능한 곳을 찾다가 찾아본 당진지역이 눈에 들어와서 재빠르게 일정을 잡고 토요일 아침에 길을 나섰습니다.
지금은 한적한 농어촌지역의 면소재지이지만 과거 이 곳은 면천군의 읍치가 있던 곳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을 보면 돌로 쌓은 읍성의 둘레는 3천200척(고전원문번역사이트에는 3천2척이라 되어있는데 오타 같습니다)에 높이는 15척, 내부에는 2개의 우물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현재 성 둘레가 약 1,200m정도 되니까 신증동국여지승람이 씌여지던 당시 1척은 대략 40cm가 조금 안되는 37~38cm정도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위의 구간은 예전부터 남아있던 구간이고 아래쪽은 비교적 최근에 복원된 구간입니다. 아무래도 성을 복원하는데 쓰는 돌의 색 차이가 있다보니 둘의 색이 유사해질 때 까지는 어색한 동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현재까지 복원이 다 된 곳은 남문을 중심으로 하는 남쪽 성벽 구간이며, 나머지 구간은 아직 복원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과거 성이 있던 자리는 흙무더기 형태로 그 흔적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마음같아서는 전체가 다 복원되어 성 한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코스가 나왔으면 좋겠다 싶은데 이게 국가지정문화재(사적)가 아닌 지방지정문화재(충청남도 기념물)여서 전체적인 복원이 언제 다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성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미인상회(카페)로 이동을 슬금슬금 해 봅니다.
성벽 구경을 마치고 성 안쪽으로 들어가 봅니다.
발걸음이 향한 곳은 미인카페라는 곳으로 원래 면천우체국이 있던 곳이 카페로 바뀐 곳입니다.
어... 대추차... 후기를 살짝 남기자면... 이건 차라기 보다는 대추수프에 가깝다고 느낄 정도로 대추를 많이 넣어준 차였습니다. 거기에 설탕을 아예 넣지 않은 맛이라 대추를 좋아하신다면 꼭 한번 드셔보시라고 권해보고 싶습니다.
여기서 나와 발걸음을 옮겨보는데 복원된 객사와 기념비, 그리고 누가봐도 초등학교 입구였던 흔적이 동시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단 저 객사가 복원되어 있는 자리의 역사를 살펴보니 1433년(세종 15년) 면천관아(조종관)로 세워진 이후, 다섯차례의 중수를 겨쳤다가 구한말에 세워진 사립면양학교가 1911년 공립면천보통학교로 개편되면서 이 당시부터 객사 자리를 사용하였으며, 이후 면천국민학교 시절인 1972년 학교가 현대식 건물로 확장하면서 자취를 감추었던 것이 2016년 4월 면천초등학교가 면천읍성 바깥쪽으로 이전해 가면서 2020년부터 발굴 및 복원공사를 하여 2022년 7월에 지금의 복원된 객사의 현판식을 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된 이력이 있습니다.
참고로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이 이 곳 면천에서는 3월 10일 있었으며, 공식적으로는 3.10 면천 학생 독립만세운동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객사 서쪽으로 면천창고가 보입니다.(교회 오른쪽) 여기도 갔다오긴 했는데 이 곳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넓지 않은 공간 안에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날 정도로 이곳저곳 볼 곳이 많았습니다. 여기 올린 내용이 전부도 아니고요. 면천읍성 부근에 있는 골정지나 면천양조장, 성 내에 있는 오래된 미래(서점), 진달래 상회 같은 곳도 이 부근에 다 몰려있는데 제가 움직인 동선에서 벗어나 있거나 사진을 깜빡한 관계로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부 빠지게 되었네요.
- https://typhoon-air.tistory.com/758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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