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지상일기도에서 고기압과 저기압의 이동속도를 표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지난 24시간동안의 평균 이동속도를 기준으로 km/h(시속) 단위로 표시하며, 그 이동방향은 검정색의 화살표로 표시합니다.
통상적인 고기압이나 저기압의 이동속도는 우리나라가 위치한 중위도(북위 30~40도 사이)에서는 시속 20~40km가 일반적이며 빠른 경우 50km/h대 정도까지 가기도 합니다. 반대로 만일 고기압이나 저기압이 한 자리에 알박기하듯이 머물러 있을 경우(이전 24시간 동안의 이동속도가 평균 시속 10km미만) 기단의 정체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며, 일기도에는 STNRY라고 따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위쪽 일기도를 보면 일기도 오른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동속도가 뭔가 좀 많이 이상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20~40km, 빠른 경우 50km정도까지의 이동속도가 일반적이라고 했는데 저기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동속도 표시를 보면 72km/h(약 40노트)에 이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 이동속도는 태풍 기준풍속인 시속 61.2km보다도 빠른 이동속도인데, 이동성 고기압도 아니고, 중위도 하강기류에 의해 형성되는 키가 큰 아열대 고기압인 북태평양고기압이 저런 이동속도를 보여주는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정황상 그냥 일반적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저럴 수 있는건 아니며,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중위도 고기압 세력 자체가 축소되어 평소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에 비하면 상당히 약화하며 고압대 자체가 통으로 이동성 고기압화 되고, 여기에 걸쳐져 있는 제트기류(붉은 선)에 제대로 떠밀린 것이 동시에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입니다.
물론 저렇게 밀려난 빈 자리는 곧이어 연해주 인근에서 동쪽으로 이동중인 이동성 고기압이 일본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중위도 고압대 자체의 형태는 계속해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보통 이런 빈 틈 사이마다 날씨가 휙휙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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