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호 태풍 무이파 발생부터 13호 태풍 므르복 발생 직전 단계까지 일부 언론기사에서 윈디(windy.com)에서 제공하는 단일 기상 예측모델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를 근거로 꽤나 자극적인 기사들을 많이 쏟아냈었는데 개인적으로 윈디를 참고하는 것은 상관없지만(저도 어느 정도 참고용으로는 봅니다. 당장 쉽게 보기엔 딱 좋거든요) 이를 공식 예보로 여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물론 여기서는 윈디의 정확도에 대해서 따지고 드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살펴보고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 생각으로 쓴 글이니 이 점을 참고하여 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윈디가 체코의 민간 기상 예보 서비스 제공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체코 기상청이라고 언급하거나 유럽기상예측모델인 ECMWF모델을 유럽 기상청의 공식 예보라고 언급하거나 GFS예측 모델을 미국 기상청 혹은 미국 기상센터라고 표현하면서 이를 공식 예보 1처럼 2 말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서태평양 구역의 공식 태풍 발생 인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역기상센터(RSMC)는 일본 기상청(JMA)이며, 국제적인 공식 해석 또한 이쪽 값을 따르는 만큼 윈디에서 그럴싸한 저기압성 순환장을 보여준다고 하여도 그것이 모두 태풍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열대요란, 몬순저기압, 몬순자이어, 열대저기압, 태풍, 아열대 저기압 등이 윈디에서는 모두 비슷한 순환장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윈디에서 제공하는 기상예측 모델의 경우 각국 기상 예보기관에서도 모두 동일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으며, 단일 모델이라 하여도 격자 범위 및 해상도, 각국 기상청이 다루는 종관규모의 차이, 실제 입력하는 데이터값의 차이 등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표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각국 기상청에서는 이를 보정하기 위해 여러개의 예측모델을 사용하거나 동일 모델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격자범위나 해상도를 사용하여 각각의 예측값을 확률범위로 좁히는 앙상블 예측 기법 등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통상 96~120시간이라는 범위를 넘어갈 경우 그 예측값이라는 것의 정밀도가 동전던지기 수준 이하의 확률값으로 뚝 떨어지는 만큼 공식 예보문에서는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국제적으로 데이터가 갱신되는 6시간 간격의 시간마다 이전 대비 그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사례도 있는만큼 전체적인 추세를 일정 간격으로 계속해서 살펴야 할 것이며, 이는 윈디 뿐 아니라 다른 시각화된 기상 예측 모델이나 중기 예보를 볼 때도 마찬가지 자세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절대 단일 모델값이나 사이트 하나만 보지 마시고 여러개를 같이 놓고 겹쳐서 보면 나름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해석가능한 자료(위성사진이나 일기도 같은 것도 좋은 자료가 됩니다)가 있다면 있는대로 다 가져다 붙여서 교차검증까지 하면 더 좋고요)
특히나 일반 네티즌도 아닌 언론사가 이런 민간 기상회사의 결과값을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냥 자극적인 공식 기사를 쏟아내는 것은 기상(태풍) 상황 예측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공식적인 태풍 예측 통보문에 대한 신뢰도까지 싸잡아 하락시킬 수 있는 위험한 행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아님 말고" 식의 기사를 양산하는 언론사들이 과연 기상청 예보의 정확도를 묻고 따질 자격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우리나라 기상청의 경우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 잘 맞추는 편에 해당합니다. 관련 내용을 계속해서 들여다 보면 일본이나 미국쪽의 예상 경로나 자료해석이 틀려먹는 경우도 만만치 않게 눈에 띄거든요)
하나 더 첨언하자면, GFS, ECMWF(IFS), ICON같은 단일 결정론적 일기예보 모델들은 각각의 수치데이터를 계산한 단일 시뮬레이션값만을 보여주지 그 시뮬레이션값에 대한 해석이나 예보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결국 이를 해석하는 것은 보는 사람의 몫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윈디의 정확도를 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며, 윈디에서 사용하는 글로벌 수치예보모델인 GFS, ECMWF(IFS), ICON의 정확도를 생각해 보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진짜 예보는 각국의 공식 예보기관에서 발행한 공식 예보자료가 있으며, 예보 주기에 따라 예보값이 수정되는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예보는 절대 단일모델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료를 사용할 때는 여러 자료를 겹쳐서 사용하며, 애매할 경우에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정도 선이 합리적인 것이지, 어느 특정 시점 특정 자료 하나만을 가지고 확신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 참조 : GFS, ECMWF, ICON모델에 대한 설명글
'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 > 기상 관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심최대풍속에 따른 각국의 태풍 강도 등급분류 (0) | 2022.09.27 |
---|---|
당근형 구름 - 짧고 굵은 소나기(2022.09.23. 사례) (1) | 2022.09.23 |
태풍 위치 실시간 확인하는 방법 (0) | 2022.09.04 |
몬순소용돌이(Monsoon Gyre) (0) | 2022.08.18 |
2022년 8월 폭우 - 때 이른 가을장마 패턴(2022.08.09. 00:00 기준) (0) | 2022.08.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