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형 구름이란 풍상(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쪽 구름 가장자리가 뚜렷하고, 풍하(바람이 불어나가는 방향)으로의 구름 가장자리는 넓어지는 형태의 적란운대로 그 형태가 당근과 비슷하다고 하여서 붙은 이름입니다. 하늘에서 당근이 내린다거나 당근마켓 판매자에게 비가 내리는게 절대 아닙니다. 당근이세요?
주로 짧은 시간 내의 집중호우(소나기성 강수)를 유발하는 특성이 있으며, 찬 공기가 매우 빠른 속도로 더운 공기를 밀어내면서 국지적인 대기불안정을 야기하는 한랭전선형 강수의 특성을 보이며 한두시간 이내의 짧고 굵은 소나기를 뿌린 뒤 사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애초에 전체 유지시간이 10시간 내외로 짧은 편)
위 이미지는 2022년 9월 23일 11시 기준 한국기상청의 종합영상인데,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전형적인 당근형 구름이 들어오는 것이 바로 확인됩니다.
이날 아침만 하여도 꽤 맑고 구름만 조금 있는 화창한 날씨였는데 서울 수도권 일대에서는 점심시간 직전 갑자기 들어오는 찬 돌풍과 함께 어두컴컴해지는 하늘을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지상 일기도(3시간) 를 살펴보면 내몽골 지역에서 강하게 발달한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 서쪽에서 기압골을 밀강하게 밀어내면서 전선대를 발달시키는 모습이 바로 보이는데, 고기압(1024hPa)과 저기압(1007hPa)의 상대적 기압차가 22hPa에 이르는 상당히 큰 기압경도력을 가지고 있어 매우 강한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형 강수가 발생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상층 영역으로 올려서 살펴보면 두 영역 모두 매우 좁고 길게 형성된 온도골이 접근중인게 보이는데 상층 일기도에서 이런 온도골(한랭기압골)이 강하게 들어오는 것은 매우 강한 돌풍을 동반한 소나기형 강수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좀 뜬금없는 시점에 이런 한랭기단이 훅 치고 내려왔다는 것인데요, 현재 상층영역을 봐도 특별하게 절리저기압을 형성할만한 블로킹 현상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5000미터 상공에 -27℃에 이르는 매우 차가운 공기덩어리가 훅 치고 들어온 상황입니다.
아무리 본격적인 가을로 넘어가는 시점이라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좁은 영역에 블로킹과 같은 다른 이유 없이 찬 공기덩어리가 내려온 것은(하층부터 100hPa영역에 이르는 전체 구역) 일반적인 상층 찬 공기의 유입이 아니라 북극쪽의 제트기류가 약화하면서 좁은 빈 틈이 생기고 이 틈을 타고 인근의 찬 공기덩어리가 우리나라 방향으로 바로 새어나온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이거도 따지면 결국 지구 온난화의 한 여파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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