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2022년) 장마는 시작 자체는 평년과 크게 차이가 없는 6월 24~25일 무렵에 시작하였지만 지역간 편차가 매우 크고, 특히 일부지역에서는 아직까지도 가뭄 해갈을 완전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처음 장마의 시작 당시부터 좀 특이한 양상으로 장마가 시작된 것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일단 우리가 한국지리시간의 교과서에서 배우는 장마의 특성(평년값)은 남쪽에서 형성된 정체(장마)전선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에 따라 서서히 북상하면서 장마가 남쪽부터 시작하여 북쪽으로 완전히 북상하면 그 때 부터 본격적인 여름날씨가 시작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장마와 전반적인 여름철 기후 특성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장마는 시작 지점이 남부지방이 아닌 중부와 북부지방부터 시작하였고(6월 23일 서울 강수량 103.0mm로 시작) 후속 저기압 및 동반 전선대가 계속해서 중부, 혹은 북부지방으로만 통과하거나 중부에서 남부 방향으로 꽤 빠른 속도로 남하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이른바, 가을장마의 특성에 가까운 모습들이 여러번 나타났었습니다.
관측지점 | 서울 | 청주 | 광주 | 대구 | 부산 | 제주 |
6월(6/23~30) | 524.8 | 216 | 166.8 | 118.3 | 191.8 | 109 |
7월(7/1~18) | 176.3 | 106.6 | 99.8 | 79.6 | 105.2 | 37.6 |
계 | 701.1 | 322.6 | 266.6 | 197.9 | 297 | 146.6 |
이러다 보니 강수량의 편차도 지역별로 꽤 심했었는데요, 수도권 기준 장마 시작일인 6월 23일부터 현재 포스트를 쓰는 7월 18일 20:00까지의 장마철 누적 강수량을 보면 서울지역은 700mm가 넘는 비가 온 반면, 청주는 서울의 절반도 되지 않는 322mm수준이었으며, 가장 남쪽인 제주도는 청주의 절반이 안되는 수준이 오는 등 남쪽으로 갈수록 강수량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장마 패턴이 지역별 편차가 강해지는 추세로 나타나고는 있지만 이 정도까지 편차가 심한 경우는 꽤 보기 드문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의 누적강수량 701mm는 1974년 이후 중부지방 장마 강수량 중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6년의 771.7mm 수준에 육박하는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온 반면 남부지방의 200~300mm대 강수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평균 340mm정도의 비가 내리는 것이 기존 남부지방의 평균값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상당히 적게 내린 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특히 올해 장마의 특성 중 하나가 북쪽에서 남쪽(북서→남동)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잦았었다는 점인데요, 이러한 양상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의 가을장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양상과 비슷한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방향으로 이동하는 전선형 강수는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동쪽의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빠른 속도로 밀어내면서 이동하는 형태로 나타나는데요, 특히 하층 제트기류가 강해지고, 상층 찬 공기의 냉각이 강화되는 밤 시간대에 좁은 구역 내에 집중호우선을 형성하면서 시속 25~40km에 육박하는 상당히 빠른 속도의 비구름이 이동하는 형태로 나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구름의 유입과 이동이 계속 이런 식으로 돌아가다 보니 강수구역 예측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졌을 것으로 보이고, 결과적으로 올해 기상청의 공식 예보 자체가 상당히 많이 틀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보입니다.
그나마 오늘(18일)에는 비구름대의 중심대가 이전과 달리 남부지방을 통과하면서 그동안 부족했던 강수량을 어느 정도 보충할 수 있었는데요,(부산 기준 61mm) 만일 이번에 지나간 비구름대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통과하지 않았다면 여름 내내 남부지역 전역이 정말로 심각한 가뭄에 시달렸을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이제 봐야 할 것은 앞으로의 상황인데요, 평년대로라면 시기상 중부~북부지방에 전선대의 중심이 자리하면서 서서히 북상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인데, 평년 초반상황처럼 남부지방으로 전선대가 들어왔고, 형태상 이제서야 일반적인 장마 패턴의 시작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순서상 완전히 역주행한 셈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를 보려면 일단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배치를 살펴봐야 할텐데요, 현재 우리나라 주변의 상층(500hPa 영역) 상황을 보면 북태평양 고기압 경계선(빨간 선) 일본 오키나와 부근까지 밀려나 있는 상태이고, 우리나라 상공(보라색 구역)에 상층 제트기류가 형성되어 있습니다.(상층제트는 300hPa영역 위쪽에서 보면 더 뚜렷하게 보입니다)
여기서 유의해서 봐야 할 것은 오호츠크해 부근에 형성되어 있는 기압능(기압마루)인데요, 이 상층 기압마루가 우리나라 북서쪽의 찬 공기가 바로 서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 북쪽(파란 화살표 방향)으로 들어오게 하는 블로킹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입니다.(하층에서는 고기압으로 나타남)
이런 형태의 블로킹이 지속되면 장마전선의 형성 위치가 평년 대비 좀 더 남쪽으로 밀려나고, 상층의 찬 공기 유입이 대기불안정을 가속화시키면서 국지성 호우가 동반된 형태의 강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오늘(7/18) 있었던 강수도 이런 기압배치가 원인으로 일어난 강수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850hPa 영역인 하층을 보면 일본열도 부근으로 하층제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기압골의 발달을 촉진시키고 있는것이 보이는데요, 위 일기도에서 볼 수 있는 동해상의 상층제트와 일본열도를 따라 유입되는 하층제트의 커플링이 현재 서일본 지역에서의 비구름 발달을 촉진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현재 발달중인 일본쪽 강수는 이미 지나간 강수인만큼 신경쓸 요인이 아니지만, 하층영역에서 중국 내륙의 공기덩어리가 상당히 극단적으로 온도차(6~15℃ 차이)가 큰 구역이 남북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이 보이는 만큼(보라색 구역) 앞으로 2~3일 이내(7월 20~22일 사이)에 다시 우리나라 부근에 강한 전선대를 동반한 저기압의 형태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여기서 만일 500hPa영역에서 보이는 오호츠크해 부근의 기압마루가 절리고기압의 형태로 북쪽으로 떨어져 나가면 중국 내륙에서 발달하는 저기압의 통과 위치는 오늘(18일) 내렸던 강수대보다 북쪽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겠으며, 반대로 고기압의 블로킹이 3일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바이칼호 부근의 한랭기단(상층기압골)이 동쪽으로 바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만주 부근으로 남하하면서 중국쪽에서 들어오는 저기압의 유입을 남부지방 방향으로 찍어누르게 되면서 남부, 혹은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수구역이 통과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주 중후반 무렵 우리나라쪽으로 비구름대가 강하게 들어오는 지역이 있겠으며(일단 패턴상 중부일 가능성이 높지만 기압마루의 블로킹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임) 이 비구름대가 통과한 이후 중국 내륙의 대기 상황에 따라 이번 주말 무렵 추가 강수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외에 생각할 수 있는 변수로는 태풍 발생 유무가 있겠는데요, 지금 북서태평양 구역은 높은 해수 잠열에도 불구하고 며칠째 이렇다할 열대요란의 발생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는 북위 20~30도 사이의 해상에 아열대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이 상당히 강하고 안정된 상태로 자리하고 있어서인데요, 일단 이 고기압이 상층 발산을 억제하는 형태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최소 이번주 중후반까지) 북서태평양 구역에서 강한 열대성 기상현상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아열대 고기압 가장자리 구역에서 열대요란현상이 발생할 경우 꽤 빠른 속도로 열대성 저기압이나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당분간은 고기압 가장자리 구역의 위치가 주된 감시구역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자료는 블로그 제목처럼 "야매"로 살펴본 자료인만큼 신뢰도는 알아서 생각하시면 될 듯 싶고요, 주로 보는게 태풍인데 태풍 발생 조짐 자체가 며칠째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곁다리(?)로 장마 얘기를 하는 점을 감안하고 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 1974년~2011년 통계 기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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