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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열대요란이란

by 의솔아빠 2019.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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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열대요란(INVEST / 熱帶搖亂)이라 함은 적도 인근 열대지방에서 발생하는 대기요란현상을 의미합니다.(번역기를 돌리면 투자라고 나옵니다...ㅋㅋ) 참고로 이 영어 단어는 영어 위키백과(en.wikipedia.org/wiki/Invest_(meteorology))를 찾아보니 조사/탐사가 필요한 영역(investigative area)의 줄임말이라고 하더군요

일단 대기요란이라는 개념 자체는 대기중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파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만일 지구가 아주 단단하고 매끄러운 구형의 고체이고 그 위에는 대기만이 존재하고 있다면 기압이나 바람은 늘 일정하게 불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아시다시피 지구 위에는 산도 있고, 바다도 있고, 각종 복잡한 지형이나 사막, 심지어 해저 지형까지 존재하는 아주 복잡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대기의 흐름이 늘 일정하게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계절적 요인이 발생하고, 육지와 바다 사이의 온도차이가 발생하는 등 여러 변수가 일어나 구름이나 저기압, 전선대 등이 발생하는데 이를 통칭하여 대기요란이라고 합니다.(우리가 학교 운동장 같은 곳에서 가끔 보는 소규모 회오리바람도 일종의 대기요란이라 보실 수 있습니다. 규모가 무지하게 작을 뿐 원리는 비슷합니다.)

아무튼... 그냥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열대요란 = 열대지방에서 발생하는 구름, 저기압 등의 기상현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대충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번호체계

여기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모든 열대요란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열대성 저기압의 성격, 혹은 발달할 가능성을 가지는 열대요란에 붙이는 번호입니다. JTWC나 다른 지역 기상정보를 보면 열대요란에 붙여지는 번호가 모두 90번대로 나오기 때문에 벌써 90개가 넘는 열대요란이 발생했는지 착각하기 딱 좋겠더라고요(저도 처음엔 그렇게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매년 초 벌써 90번대 열대요란이 나왔다고 엄청난 착각을...(이불킥)

일단 열대요란 번호는 90번부터 99번까지의 번호만 사용합니다. 그러면 10개를 다 사용하면 어떻게 하냐고요? 다시 90번으로 돌아와서 재사용합니다(...)

참고로 이 열대요란 판정은 미국에 있는 3개 기상센터인 국립허리케인센터(NHC), 중앙태평양 허리케인센터(CPHC),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 각자 자신의 관할구역에서 발생한 열대기상현을 관측하고 번호를 붙이면서 판정을 하게 됩니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모든 열대기상현상(요란현상)이 번호가 붙은 열대요란이 되는 것은 아니며, 또 모든 열대요란이 열대저기압이나 열대성 사이클론 혹은 허리케인과 같은 등급으로 발달하지는 않습니다. 

일례로 필리핀 기상청에서는 자국 부근 열대지역에 자리하는 저기압에 대해서 저기압 영역 - LPA(Low Pressure Area)라는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영역 지정이 미국에서 지정하는 열대요란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리핀 부근에서 LPA가 태풍으로 발달하는 순서를 보면 어느 정도 순환장이 생긴 LPA(주로 몬순자이어)에 나중에 미국 JTWC에서 열대요란 번호를 붙이는 상황이 꽤 됩니다.

물론 이것도 무조건 그렇게 정해진건 아니고, 필리핀 기상청 정보와 조합하였을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필리핀 한정으로 보면 순서상 LPA가 좀 더 광범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후 미국에서 번호를 붙이는 열대요란은 어느 정도 조직화가 이루어져 이에 대한 추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붙이는 것이라 순서상 이쪽이 개연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단 뜻입니다. 물론 필리핀 기상청 영역이라 하더라도 LPA이런거 없이 그냥 열대요란 번호로 바로 조직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특히 몬순골에서 만들어지는 열대요란이나 열대저기압이라면 더 심하고요.

지역별 접미사

참고로 열대요란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번호는 모두 90번대의 번호를 돌아가면서 쓰며 각 지역별로 정해진 접미사를 붙여서 지역 구분을 합니다.

발생지역 관할센터 접미사 예시
북대서양 NHC L 90L
북동태평양(서경 140도 동쪽) E 91E
북태평양 중앙(날짜변경선 동쪽~서경140도 서쪽) CPHC C 92C
북서태평양 JTWC W 93W
인도양(벵갈만 방면) B 94B
인도양(아라비아해 방면) A 95A
남부 인도양 및 호주 서편(동경 135도 서쪽) S 96S
호주 및 남태평양(동경 135도 동쪽 태평양 전체) P 97P
남대서양 전체 NHC / NRL Q 98Q

표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Invest_(meteorology) 번역

그림으로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1.11.19 - [기타/기타 기상 관련 이야기] - 열대요란 지역별 구분 접미사 지도표시

 

열대요란 지역별 구분 접미사 지도표시

2019.10.03 - [기타] - 열대요란에 대한 잡설에 표로 적었던 내용을 그림으로 표시한 것입니다.(구글어스 위에 표시) 열대요란에 대한 잡설 열대요란(Invest)이라 함은 적도 인근 열대지방에서 발생하

typhoon-air.tistory.com

여기서 구역을 나누는 기준 중 남/북 기준은 적지 않았는데 이건 적도를 기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열대저기압(태풍)과의 관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JTWC관할 북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대요란들에서 파생되는 것이 대부분이며(간혹 몬순성 저기압에서 발달하는 예외도 있습니다) 90W~99W의 번호로 배정이 되니 이 번호가 공식적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JTWC에서 공식적으로 통보문을 올리기 시작한다면 이에 따른 태풍 발생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을겁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북태평양지역에서 열대요란이 태풍으로 발달하면 기존 열대요란 번호는 바로 날려버리고 공식 TD및 태풍 번호가 붙게 됩니다. 다만 올해의 경우(2019년)처럼 JTWC와 일본쪽 RSMC의 태풍 판정이 서로 엇갈리면서 공식 태풍번호와 JTWC의 TD번호가 서로 꼬이게 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2019년 현재 태풍번호보다 JTWC의 TD번호가 하나 더 많거든요.

JTWC는 자체적으로 TD판정을 하고 자체 번호를 부여하기 때문에 통상 JTWC의 번호는 태풍 번호와 같거나 클 수 있습니다. 만일 TD가 공식 태풍 판정을 받는다면 JTWC에서는 자체 TD번호 + 태풍이름을 사용한 통보문을 제공하고 태풍 판정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별도의 이름 없이 그냥 자체 TD번호만 사용한 통보문을 제공합니다.

이런 이유로 매년 여름이나 하반기쯤 되면 JTWC의 통보문의 열대저기압 번호와 공식 태풍번호간의 차이가 한 두개 혹은 그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숫자만큼의 태풍 직전까지 열대저기압이 발생했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싶습니다.

또한 인접한 2개의 열대요란이 하나로 통합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나중에 발생한 열대요란의 번호를 붙이는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열대요란 통합시 먼저 생긴 열대요란을 사용하였는데 같은 구역에서 열대요란이 하나 더 발생할 경우 다시 다음번호를 사용해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두 열대요란이 통합된 실제 사례 : 95+96호 열대요란 = 96호 열대요란?(2021.12.10. 18:00 기준)

 

95+96호 열대요란 = 96호 열대요란?(2021.12.10. 18:00 기준)

지난 포스트에서 95호 열대요란이 역주행(?)하며 동쪽으로 진행하는 방향 앞쪽에 별도의 순환장이 하나 더 발달하는 것이 보였었는데 나중에 생긴 순환장인 96호 열대요란이 95호 열대요란을 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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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점

이 열대요란이라는 용어 자체는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며, 미국의 기상예보기관(NHC,JTWC)에서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한국 기상청과 태풍 공식 명명권을 가진 일본 기상청 등에서는 그냥 열대저기압이라는 단어까지만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요란현상에 대한 관련 정보를 수합하고는 있으나 이 단계에서의 공식 예보는 하지 않고,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은 열대저기압에 대해서만 관련 통보문과 예보를 하고 있습니다.(통보문 기준으로 보면 JTWC도 마찬가지)

즉, 미국측 기상자료에서 열대요란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한국 기상청이나 일본 기상청 자료에서는 공식적인 관련 자료를 바로 찾을 수는 없으며, 열대요란이 어느 정도 유의미한 상태로 발달해야 일기도상에 L이나 TD로 저기압 표시가 되는게 일반적입니다. 또한 일기도 상에서 TD로 표시된다 하더라도 태풍 발달 가능성이 낮을 경우에는 통보문 없이 일기도에만 표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한국 기상청은 열대요란 관련 정보를 모르고 있다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말씀드렸듯이 이는 국제 표준용어가 아니라 미국 자체 용어가 인터넷의 발달로 널리 알려진 것이며, 이게 초기 태풍 발달 단계에서 쓸만한 경우가 많아 비공식적으로 통용되는 것 뿐이지 한국 기상청에서 이 정도 단계까지 굳이 다룰 이유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한 한국 기상청의 감시범위와 일본기상청, 필리핀 기상청, 미국 JTWC의 감시 범위가 제각각인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는데, 한국 기상청에서 다루는 감시 범위가 최대범위로 보면 남쪽으로는 적도, 동쪽으로는 180도선(날짜변경선) 서쪽 까지이긴 하지만, 실질적인 감시범위는 지상일기도를 기준으로 보면 북위 15도선 이북과 동경 160도선 서쪽까지의 구역이 실질적인 감시구역에 해당하며 이 정도 범위로는 북서태평양 구역에 존재하는 모든 열대요란 정보를 다 표시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전 세계를 나와바리(?)로 삼고 있으며, 전 세계에 퍼져있는 미 해군에 대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기상현상을 감시하다 보니 당연히 전세계의 여러 기상 현상들을 나름의 체계대로 분류를 해 두는 것이 편의성 측면에서 더 효용성이 있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미국은 미 해군 자체 글로벌 수치예보 모델인 NAVGEM을 돌릴 정도 수준입니다)

즉, 한국 기상청에서는 열대요란 감시 및 통보문을 발표하는 작업을 굳이 할 필요가 없으며, 유의미한 저기압 단계로 발달하거나 공식적인 태풍이 발생하여 국제적인 통보문이 함께 나오는 시점이 아닌 한 관련 정보를 먼저 내놓을만한 실익 또한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기상관측자료는 전세계가 모두 공유하는 정보가 되는만큼, 관련 통보문이 없더라도 이미 수치자료는 다 확보를 한 상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 목차 갖춰서 나름대로 다시 재구성해서 적은 글 : https://typh-trip.blogspot.com/2022/10/investigative-are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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