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호 태풍 구촐과 무관하게 현재 북서태평양 구역에는 2개의 열대요란(99W, 90W)이 함께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중 지난 6월 4일 열대요란 식별부호가 붙은 99호 열대요란에 대해 JTWC가 열대저기압 발달 가능성 낮음(LOW) 등급을 부여하면서 상황이 뭔가 요상하게 돌아가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일단 99호 열대요란은 발생 당시인 6월 4일에는 남중국해 해상에 자리하였지만 현재 위치는 중국 광시좡족 자치구 팡청강시 인근인 21.7°N 108.3°E 지점 육상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99호 열대요란의 중심기압은 1002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37km(20노트)이며, 이미 순환장의 중심부가 육상에 올라와 있는 상태여서 중장기적으로 볼 경우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은 별로 없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지난 3호 태풍 구촐 관련 포스팅에서 곁다리로 계속 이 99호 열대요란(몬순저기압)에 대해 곁다리로 언급할 당시 중장기적으로 장마전선에 이 열대요란이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는데 점점 그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가 되고 있습니다.
일단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인근 기압계 상황을 보면 어제 중북부지역에 소나기를 유발하였던 한랭극기단(절리저기압)은 동쪽의 오호츠크해 고기압(상층 블로킹 기압마루)에 완전히 가로막혀서 그 이동 방향이 동쪽이 아니라 남서쪽으로 역주행을 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주말에 다시 한번 이 저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 영향을 미칠 경우 국지적인 대기불안정이 내륙 곳곳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으며, 예기치 못한 소나기성 강수가 발생하는 곳이 여럿 있을 전망입니다.
이 와중에 한랭고기압-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북쪽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남쪽에 자리하면서 일본쪽 장마가 뚜렷하게 전선대를 형성하고, 우리나라쪽에 관여하는 전선대는 대만-규슈 사이를 연결하는 선으로 형성되면서 장마전선대의 위치가 꽤 뚜렷해지고 남쪽에 자리한 3호 태풍 구촐의 영향으로 전선대의 강도도 점차 강해지는 형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후 3호 태풍 구촐이 일본 동쪽 앞바다로 빠져나가면서 장마전선도 마찬가지로 일본 동쪽으로 이동할 전망인데요, 이 장마전선대가 빠져나간 빈 틈이 생기는데 이 빈 공간에 지금의 99호 열대요란이 벵골만 방면에서 넘어오는 몬순풍에 떠밀려 이동하면서 이후의 장마전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KIM모델 예측을 기준으로 보면 3호 태풍 구촐의 영향으로 6월 11일 일본 규슈 일대를 중심으로 장마전선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하이난 인근의 99호 열대요란은 한동안 정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무렵 장마전선과 별개로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들어오면서 중북부를 중심으로 하는 강수대가 형성될 것을 예상하고 있어 주말 무렵 소나기성 강수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후 6월 13일 무렵이 되면 3호 태풍 구촐이 일본 도쿄 남쪽에 자리하면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는 형태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동시에 일본 혼슈 일대가 장마전선의 중심부에 들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하이난에 있던 99호 열대요란이 동쪽으로 이동, 이 무렵에는 홍콩과 대만 사이 부근 해상으로 들어오면서 대만 인근의 장마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6월 15일 무렵에는 3호 태풍 구촐이 온대저기압화하면서 일본 혼슈 북부와 우리나라 영남지방까지 장마전선대의 영행을 주겠으며, 이 무렵 99호 열대요란은 대만과 오키나와 사이에 자리하면서 새로운 장마전선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후 이 전선대가 어느 위치까지 올라오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장마 시작 시기가 정해질 전망인데요, 6월 19일무렵의 장마 전선대 위치가 기상 예측 모델에 따라 위치가 다르게 잡히고 있어 현재로는 이 무렵 우리나라 제주도 혹은 남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될 가능성은 절반이 조금 안되는 수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보입니다.
단순 모델값만 놓고 보면 현 시점 기준 19일 무렵 예상치로는 KIM, ECMWF는 제주 남쪽에 전선대 정체, GFS는 영남권까지 장마 영향권에 포함되며, CMC는 제주도 인근의 장마 영향을 전망하고 있는데, 각각 우리나라 북쪽에 자리한 한랭기단의 세력 수준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를 다르게 예상하면서 이런 엇갈리는 상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불확실성은 다음주 중반 무렵부터는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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