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 태풍 마와르의 간접영향으로 인해 지난 석가탄신일 연휴에 전국에 꽤 많은 비를 뿌렸던 정체전선이 일본 남쪽에서 다시 발달하면서 이것이 2023년의 장마전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일단 일기도상의 개황을 보면 2호 태풍 마와르가 대만 동편에 거의 정체하다시피 자리하면서 다량의 덥고 습한 공기를 밀어올리면서 원래대로라면 일본 남쪽 멀리 밀려났어야 하는 정체전선의 위치를 일본 열도 인근에 고정시키면서 전선대를 활성화시키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또한 동해상에는 하층영역이긴 하지만 소형 고기압이 자리하면서 한랭다습한 북동풍을 우리나라 방향으로 밀어내리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태백산맥 서쪽지역에 푄 현상이 발생, 5/31 기준 수도권과 영서지방, 그리고 영남분지를 중심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나타났었습니다.
500hPa영역의 상층 상공(약 5,500~6,000m의 지위고도)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상공에 2개의 한랭기압골(절리저기압)이 자리하고 있고, 그 남쪽을 제트기류가 통과하면서 남동쪽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 한랭기단의 경계선을 이루고 있는 상태입니다.(하층 일기도에서 정체전선의 형태로 나타남)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2호 태풍 마와르가 남풍 계열의 강한 하층제트를 일으키면서 수증기를 밀어올리면서 일본열도 인근에서 서로 다른 성질의 공기덩어리가 충돌하는 상황이 되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때이른 장마전선의 활성화를 유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단순하게 놓고 보면 지금 일본 남쪽의 전선대 상황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상공의 한랭기단이 충돌하는 전형적인 일본장마의 시작이 맞습니다. 문제는 이걸 우리나라의 장마와 연결지을 수 있느냐 문제인데, 기상청에서는 공식적으로 장마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단 지금 상황은 최소 절반 이상은 장마전선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어보입니다.
우리나라쪽 장마전선의 경우 일본쪽 장마에 관여하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쪽 기단 이외에도 극기단과 티베트 고기압, 남서풍 계열의 온난다습한 몬순풍이 유입되면서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데 이번에는 남서풍의 몬순기류 유입 대신 2호 태풍 마와르의 영향으로 남풍계열의 바람이 그 역할을 하는 점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아직은 일본 남쪽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850hPa영역 온위값을 보면 남쪽의 아열대기단과 북쪽의 한랭기단 경계선이 명확하게 나타나고, 습수도를 봐도 일본열도 남쪽에서 장마전선의 활성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이쯤되면 장마전선대의 발생 자체는 기정사실이라 봐도 되는 상황입니다.
다만 아직 한국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장마시작을 언급 하지 않는 이유는 아직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우리나라 남쪽 부근까지 확장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장마 시작 시점을 잡는 기준 중 하나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5880gpm선이 제주도와 남부지방까지 밀고 올라온 장마전선 바로 남쪽에 위치하는 것인데 아직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경계선은 일본 남쪽 해상에 머물러 있고, 서쪽 경계선은은 2호 태풍 마와르가 강한 기압골을 형성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의 확장을 막아서는 상황이 되어 온난다습한 아열대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범위가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2호 태풍 마와르가 일본 남쪽에 위치한 장마전선 방향으로 북상하면서 현재 일본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전선대가 활성화되면서 북쪽으로 올라오는 현상이 발생하겠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남부지방(특히 부산, 경남 일대)이 우선적으로 일본쪽 장마전선의 영향범위에 들어오면서 6월 1~2일 기간중 일시적으로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겠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전국단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6월 초반의 강우는 본격적인 장마는 아니지만 남부지방 일부가 일시적으로 장마전선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겠으며, 이후 현충일 무렵인 6/4~6/7 무렵에는 제주도 인근에서 다시 전선대가 활성화되면서 이쪽이 다시 일시적으로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후 몽골쪽에 있는 차고 건조한 한랭기단이 우리나라 방향으로 밀려들어오면서 6월 8일 이후부터는 장마전선대가 오키나와 인근 해상까지 밀려나겠으며, 이후 전선대가 북상하는 시점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아마, 현 상황대로라면 제대로 된 장마 시작은 6월 10일 전후한 시점이 아닐까 싶으나 이후 기단 배치에 따라서 장마 양상이나 시작 시점이 왔다갔다 할 수 있으니 상황 변화를 계속해서 살펴보아야 하겠습니다.(특히 필리핀해 해상에서 태풍이나 열대저기압이 발생할 경우 양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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