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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정보/2019년(18호 태풍부터 기록)

19호 태풍 하기비스 전체 경로보기(태풍 소멸 이후 돌아보기)

by 의솔아빠 2019.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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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태풍 하기비스 전체 경로도(위키백과 제공)

이번 포스트는 19호 태풍 하기비스 소멸 이후 복습(?)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절대로 북서태평양에 아무런 태풍 조짐이 보이지 않아 쓸 내용이 없어서 쓰는 내용이 아닙니....

발생 당시 괌 동쪽에서 거의 2300km이상 떨어져 있던 마셜제도 인근 열대요란(93W)에서 시작하였으며 이 열대요란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괌 동쪽 약 1350km인근 해상에서 태풍으로 공식 승격하게 되었습니다.

이 태풍은 이례적으로 발생 초기 단계인 열대요란 시절부터 웹에서 좀 많이 떠들석 했었는데 당시 윈디닷컴의 시뮬레이션 화면이 민간업체인 윈디에서 하는 공식 예보인 것으로 오도되면서 태풍 미탁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당시 19호 태풍 하기비스가 발생해서 우리나라로 향할 것이며, 그 뒤를 이어 20호 태풍 너구리도 바로 발생하여 우리나라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이러면서 기상청이 예보 못한다는 비난까지 있었습니다. 근데 사실 저 단계에서는 예보할 건덕지가 없는데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열대요란까지는 감시범위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열대요란 조직화 단계부터 동그라미 쳐가면서 감시해대는 JTWC조차도 초기 시점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던 시점이었고요... 조금 과도한 비난이 아니었나 싶네요. 거기다 기상청도 관련 수치자료는 다 보유하고 있었던 상황일겁니다.)

10월 14일 현재 네이버 검색내용.("하기비스 너구리"로 검색) 윈디닷컴의 화면을 주로 한 내용들로 19호 태풍 하기비스, 20호 태풍 너구리가 함께 언급되는 빈도가 많다.

그러나 제가 중간중간 다른 포스트들에서도 지나가면서 언급했지만 일단 5일(120시간) 이상의 중장기 예보는 정확도를 담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봐야 하며, 이 영역부터는 어쩌면 동전던지기를 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괜히 기상쪽에서 나온 말이 아니거든요.

아무튼 결과적으로 보면 하기비스는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도쿄를 직격했고, 하기비스에 이어 10~12일쯤 곧바로 발생할 것이라고 떠들석했던 20호 태풍 너구리는 95호 열대요란(95W)이 어제쯤 소멸하면서 감감무소식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튼 태풍으로 승격한 하기비스는 사이판 북쪽 해역을 지나 북쪽으로 경로를 전향하였는데 사이판 북쪽 해역을 통과하기 직전에 SSHS 5등급의 슈퍼태풍 단계로 발달했는데요. 이 때문에 태풍이 거의 바로 북쪽으로 지나가다시피 한 사이판 지역은 작년 10월 말의 위투 악몽까지 떠올려야 하는 상황까지 대비를 했어야 했었고 실제로 단전, 단수등의 상황과 태풍이 근접하는 당일의 항공기 전편이 결항되어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상황까지 가기도 했었습니다.

이 단계에서 이미 슈퍼태풍의 단계에 들어섰던만큼 남쪽으로도 꽤 거리가 있던 괌에까지 영향을 강하게 미쳤었는데요. 당시 일부 항공편은 결항, 일부는 지연 또는 착륙 당시 고 어라운드(복행) 상황을 겪는 아찔한 상황까지 발생하기도  하였었습니다.(이 와중에 10월 초(5일경) 괌 지역 여행 관련 내용 중 일부에서는 사이판쪽으로 태풍이 지나가니 괌은 아무 영향이 없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었습니다. 돌핀크루즈와 항공기 이착륙 아무 문제가 없다는 내용과 함께요...그러나 10월 7일부터 괌 일대에도 풍랑 특보가 뜨고 태풍이 지나간 이후에도 한동안 간접영향으로 해상에 풍랑주의보 상황이 내려지기도 했었습니다)

이후 태풍은 일본 방향으로 북상(당시 필리핀 기상청쪽과 괌, 사이판 현지 방송은 필리핀으로 태풍이 향할 것으로 예상했음) 포물선을 그리는 가을태풍의 전형을 보여주었는데요 이후 일본 도쿄까지 직격하면서 지난 15호 태풍 파사이와 매우 유사한 경로를 보여주었습니다.

15호 태풍 파사이 전체 경로도(위키백과 제공)

위 그래픽은 하기비스보다 약 한달정도 먼저 도쿄를 쓸고간 15호 태풍 파사이의 전체 경로도입니다. 발생 위치도 거의 비슷하고(중부태평양 인근) 도쿄를 찍고 포물선 형태로 전향한 것도 비슷한 경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역시 태풍(폭풍)은 2번 와야 제 맛이라는 태풍(폭풍)은 2번 와야 제 맛

두 경로를 자세히 살펴보면 미묘하게 파사이와 하기비스의 공통점과 차이점들이 여러 지점에 있습니다. 

일단 두 태풍 모두 괌 동쪽 해역에서 발생해서 일본 도쿄를 쓸고 간 것과, 전형적인 포물선 진로를 그리고 간 것, 그리고 소멸단계에서 열대저기압이 아닌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된 점까지 동일합니다. 이후 온대저기압 상태로 베링해를 건너간 것도 판박이고요.

그러나 파사이 당시에는 태풍이 비교적 일찍 북서쪽으로 향하면서 괌과 사이판 일대는 태풍 영향권에서 거의 벗어나 있었던 상황(간접영향으로 너울성 파도는 좀 있었습니다)이었으나 하기비스는 사이판쪽에 바짝 붙은 뒤 북쪽으로 전향을 하면서 일대에 먼저 영향을 주고 난 다음에 세력을 강화하면서 일본 방향으로 향하게 되었었지요.

두 태풍의 최성기 세력을 보면 파사이는 SSHS 4등급까지 발달하였었고 일본 도착 직전에야 이 세력을 잠시 찍었다가 약화되었지만 하기비스는 파사이보다 1등급 더 높은 SSHS5등급으로 꽤 일찍 발달한데다 그 세력도 꽤 오래 유지하면서 북상, 일본 상륙 직전에야 4등급으로 내려온 수준으로 일본에 상륙하였습니다.

두 태풍은 일본 상륙 지점에서도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파사이는 지바 현 쪽 보소반도로 상륙하면서 도쿄가 가항반원에 들었었지만 이번 하기비스는 도쿄만 서쪽의 이즈반도로 상륙하면서 도쿄도 거의 전체를 위험반원에 집어넣고 가는 바람에 그 피해가 최악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입니다.(강풍도 강풍이지만 지형과 기류 영향으로 말도 안되는 수준의 비가 오면서 홍수 피해도 엄청났었죠.... 아마 사람들 머릿속에는 바람보다 홍수 이미지가 더 많이 각인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우 특성을 보면 거의 일본판 매미였던지라...)

이 지점에서 저도 몇 가지 계산착오를 일으키게 되는데요...(사실 파사이 사례를 기반으로 계산 및 예상을 했던지라...) 예상보다 태풍의 강풍범위가 넓고 강한데다 우리나라쪽에 고기압이 자리잡는 기압배치로 인해 오사카 공항의 결항 예상시간을 실제보다 6~12시간 정도 짧게 보았던 점이 가장 큰 오류 사항이라 보여집니다. 당초 제 포스트에서는 10월 12일 이른 오전 무렵에는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부분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었지만(https://typhoon-air.tistory.com/50 참조) 실제로는 12일 오전 뿐 아니라 전날인 11일 야간 시간대부터 본격적으로 항공편이 결항이 뜨기 시작하면서 예상보다 더 많은 항공편들이 결항을 했었네요.

또한 우리나라쪽에 풍랑상황은 태풍과 가까운 해역에만 제한적으로 뜰 것으로 생각했었으나(남해 동부 먼 바다에 풍랑주의보 수준정도로만 예상) 의외로 강풍의 영향이 수도권(서울 북부)까지 있을 정도로 강하였으며 실제로는 태풍 최근접 시기에는 남해 중부, 동부 및 동해 전해상에 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이 예상 또한 결과적으로 틀린 것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분명히 태풍 강풍의 범위를 과소평가한 부분이 있었으며 향후 강풍 상황을 볼 때 보다 면밀하게 볼 수 있도록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제가 야매라고 하지만 대책없이 막 던지는 예상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미리미리 자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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