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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정보/2022년

6호 태풍 트라세 소멸정보 및 소멸상황 돌아보기(2022년 8월 1일 14:00 이후 상황)

by 의솔아빠 2022.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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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상청에서는 8월 1일 오전 9시 기준 통보문에서 6호 태풍 트라세가 제주도 남쪽 먼 해상에서 열대저기압(TD)로 약화되었음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당시 한국 기상청의 발표값은 중심기압 998hPa, 중심최대풍속 시속 약 55km(30노트)수준이었으며, 미국 JTWC의 값은 중심기압 1000hPa, 중심최대풍속 시속 약 46km(25노트)의 열대저기압 수준이었습니다.

일단 한국 기상청에서는 이 태풍 트라세의 기원인 95호 열대요란을 몬순 순환장으로 해석하고 있었고 TD단계에서 크게 발달하지 않는 것으로 바라보았고, 미국 JTWC에서도 TCFA통보문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7월 31일 오후 3시 무렵 일본 기상청에서 사전 예보도 없이 속보로 6호 태풍 트라세의 발생을 발표하면서 급작스럽게 태풍 관련 정보를 올리게 되었었는데요, 일단 태풍 트라세 소멸 이후 상황을 보면 일본 기상청이 좀 무리하게 태풍 발표를 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상황입니다.

일단 태풍 공식 명명권이 지역기상센터(RSMC)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 기상청에서 가지고 있는지라 태풍의 공식 발생 통보는 일본 기상청의 값을 따르기는 하지만 이번 트라세의 상황은 일본 기상청에서 해석을 제대로 한 것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 수준이었습니다.(당초에는 오키나와 인근의 지상 관측소 기준값으로 생각했었으나 실측값이 아닌 위성 관측값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오히려 처음부터 계속 열대저기압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다가(일기도에만 표시) 일본측의 발표가 난 이후 태풍 통보문을 발표한 한국 기상청이나 아예 처음부터 열대저기압(열대요란)으로 취급하고 열대폭풍수준에 미달한 것으로 해석했던 미국 JTWC의 값이 더 정확하지 않았나 싶은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8월 1일 현재 제가 마침 제주도에 들어와 있어서 태풍 트라세의 소멸이후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는데요,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저 역시 생각 이상으로 저기압의 세력을 강하게 예상하면서 오판을 하였습니다.

기상청 종합영상
한국기상청 종합영상

우선 8월 1일 오후 상황을 하나씩 돌아보겠는데요, 어제 올렸던 포스팅에서는 8월 1일 정오를 전후한 시간대 무렵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트라세 동반 구름대가 제주도를 관통하면서 꽤 강한 비바람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했었는데요 실제 8월 1일 오후 2시 20분 기준 기상청 종합영상을 보면 열대저기압의 강한 비구름대가 아직 제주도 남쪽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조만간 제주도를 영향권에 넣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람상황
한국기상청 하층 바람 상황

그러나 당시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 방향을 살펴보면 오전무렵에는 남동쪽에서 접근해 들어오는 07방향으로의 이착륙을 하였으나 정오 부근부터는 그 반대쪽인 북동쪽 25방향에서 항공기가 착륙하는 경로로 변경이 되었으며, 이후 8월 1일의 전체 항공기의 이착륙은 모두 이 방향을 통하였었습니다.

즉, 열대저기압의 바람방향을 생각하면 정오 이전에는 저기압이 제주도 남쪽에 있었으며, 정오 이후에 저기압의 중심부가 제주도 북쪽으로 이미 빠져나간 뒤여야 이런 이착륙 방향이 가능해지는 것인데요, 실제 한국기상청의 지표면 부근 바람상황을 살펴보면 오후 2시 무렵 태풍 트라세의 하층 중심부 바람벡터는 이미 전라남도 진도군 부근까지 북상한 모습이 확인되어 제주도가 트라세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단계에 해당하였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같은 시간대의 기상청 종합영상을 살펴보면 여전히 제주도 남쪽에 비구름대가 자리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여 저기압의 위아래가 완전히 분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국기상청 위성사진
8월 1일 오후 2시 48분 한국기상청 위성화면(RGB)
8월 1일 오후 2시 48분 한국기상청 위성화면(적외)

실제 오후 2시무렵의 위성영상을 살펴보면 열대저기압 트라세의 상층과 하층이 완전히 분리된 것이 확인되는데요, 하층영역에서는 중국 산둥반도 남쪽에 5호 태풍 송다의 잔해가 남아있고, 진도 부근에 6호 트라세의 하층 부분이 자리하고 있으며, 트라세의 상층 구름대는 여전히 제주도 남쪽에 머무르면서 더 이상 올라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즉 태풍이나 열대저기압 특유의 연직구조가 완전히 분리되는 양상으로 나타난 것인데요, 한 가지 특이한 점으로는 앞선 5호 태풍 송다의 소멸단계에서는 하층 순환장이 정체해 있는 사이에 상층의 비구름대가 우리나라 중북부지역으로 들어서면서 수도권 일대에 상당히 강한 비를 뿌린 반면, 6호 태풍 트라세의 소멸과정에서는 하층 순환장만 먼저 올라오고 상층의 비구름대는 제주도 한라산 인근에서 더 이상 북상하지 못하고 소산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는 아무래도 한라산이 거의 2천미터에 육박하는 거대한 장애물로 작용하면서 한라산 북쪽 구역에 풍하구역이 형성되면서 상층의 구름대가 한라산을 타고 내려오면서 단열승온현상이 발생, 구름대가 완전히 흐트러지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덤으로 우리나라 상공 12800미터 부근의 상층 고기압이 저기압의 최상부를 완전히 찍어누르면서 상층 발산류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면서 열대저기압 동반 비구름대를 완전히 흩어놓는 역할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시 특보상황
8월 1일 12:30 제주도 특보상황

덕분에 8월 1일 제주지역의 기상특보 상황을 보면 호우+강풍+폭염특보가 동시 발효되어있었으며, 해상의 풍랑특보 상황까지 합치면 4개의 특보가 한 지역 내에 동시에 내려지는 보기드문 상황이 벌어졌었는데요, 이게 열대저기압이 만들어낸 강풍과 해상의 풍랑, 그리고 제주도를 관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국지적인 푄 현상(서귀포가 풍상, 제주시가 풍하)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좁은 구역 내에서 완전히 극단적인 날씨가 오락가락하는 (정작 산북인 제주시내는 흩뿌리는 빗방울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상황이 발생하였었습니다.

이후 열대저기압의 하층부가 서남해를 지나면서 앞서 중국 산둥반도 인근에 자리하던 5호 태풍 송다의 잔해와 합쳐지면서 대기불안정이 가속화되었는데요, 좀 떨어져 있던 하층의 두 순환장이 경기만 부근에서 완전히 통합되면서 충남 서해안 부근부터 비구름이 활성화되었고, 이로인해 중부지방에 다시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야간의 하층 제트류 강화까지 합쳐지면서 8월 1일 10시 기준으로 수도권 일대에는 국지적인 폭우가 발생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고, 이번 강우는 열대저기압의 수증기 유입이 지속되는 8월 2일 무렵까지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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