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 동시에 4개의 태풍이 돌아다니는 역대급 상황 예상
2024년 11월 10일 태풍 구역(북서태평양 및 남중국해)에는 현재 3개의 태풍(22호 인싱, 23호 도라지, 24호 마니)이 활동중에 있으며, 어제 태풍 발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94호 열대요란에도 TCFA가 발령되면서 25호 태풍 우사기도 조만간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11월에 태풍이 발생하는 것 자체는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동시에 4개의 태풍이 활동하는 것은 태풍이 한창인 여름철에도 보기 드문 장면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서태평양구역에 누적된 해양의 열에너지가 조건이 맞아떨어지면서 동시다발적인 태풍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 22호 태풍 인싱 - 다낭 앞바다에서 열대저기압으로 약화 예상
한국시간 기준 11월 10일 21시 현재 중국 하이난 싼야 펑황(봉황) 국제공항에서 동북동쪽으로 약 360km가량 떨어진 남중국해 해상인 18.7°N 112.8°E 인근 지점에서 베트남 남동부 방면으로 남서진중에 있습니다.
필리핀 관통 후 1분 평균 최대풍속이 시속 약 205km(110노트)까지 재발달하였던 22호 태풍 인싱은 현재는 다소 약화하여 중심기압은 981hPa, 1분 평균 최대풍속 시속 약 140km(75노트)의 SSHS 2등급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입니다.
위성 이미지를 보면 어제까지 선명하였던 태풍의 눈 구조가 와해되기 시작한 것이 확연이 확인이 되며, 태풍 북쪽의 찬 공기로 인해 태풍 북~북동 방향의 전선형 강수대가 중국 남부 해안선을 따라 뻗어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22호 태풍 인싱은 베트남 다낭 동쪽 먼 해상을 지나 베트남 남동부 나짱(나트랑) 북쪽 해안선에 상륙하겠으며, 이 과정에서 북쪽의 건조구역의 영향으로 태풍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손실하며 베트남 해안선 상륙 직전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하면서 소멸단계에 들어가겠습니다.
2. 23호 태풍 도라지 - 필리핀 루손 관통 후 홍콩 남쪽 해상으로 진출 전망
한국시간 기준으로 11월 9일 15시에 발생한 23호 태풍 도라지는 현재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동북동쪽으로 약 380km가량 떨어진 필리핀해 해상인 15.6°N 124.4°E 지점에서 필리핀 루손 북동쪽 해안선을 향해 이동중에 있습니다.
어제 발생 초기부터 급속강화(RI) 현상이 나타났던 23호 태풍 도라지는 현재 중심기압 979hPa, 1분 평균 최대풍속 시속 약 140km(75노트)의 SSHS 카데고리 2등급 태풍 수준으로 발달하였으며, 앞으로 12시간 이내에 필리핀 루손 북동쪽 이사벨라 주 동쪽 해안선으로 상륙한 뒤, 24시간 이후에는 필리핀 서쪽 남중국해 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입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상륙 직전 2~3등급 수준 강도로 발달하겠으나, 육지와의 마찰로 남중국해에 진출할 무렵에는 다시 1~2등급 수준으로 약화한 상태가 되겠으며, 이후 홍콩 남쪽 해상에서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세력이 약화,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불과 1주일 전 22호 태풍 인싱이 필리핀 루손 북쪽을 스치면서 꽤 많은 피해를 입혔는데, 이번에 다시 23호 태풍 도라지가 루손을 관통하는 3번째 태풍이 되면서 태풍 피해가 누적될 것이 우려됩니다.
3. 24호 태풍 마니 - 사이판 북쪽 해상에서 열대저기압으로 약화 예상
한국시간으로 11월 9일 15시에 공식 태풍으로 발달한 24호 태풍 마니는 한국시간 기준 11월 10일 21시 현재 사이판 국제공항에서 동북동쪽으로 약 950km가량 떨어진 북태평양 해상인 15.8°N 154.6°E 인근 지점에서 사이판 북쪽 해상 방향으로 서진중에 있습니다.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97hPa, 1분 평균 최대풍속은 시속 약 83km(45노트) 수준의 열대폭풍(TS) 단계로, 상층 발산장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태풍 북쪽 구역의 연직시어가 중간~높음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추가 발달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앞으로 이 24호 태풍 마니는 48시간 이내에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후 60시간 범위 시간대에서 열대저기압(TD) 상태로 사이판 북쪽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11월 12일 밤에서 13일 새벽 사이 사이판 일대를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폭우와 해상의 너울성 파도가 강하게 일어나겠으며, 이 여파는 남쪽의 괌 북쪽 해변에도 너울성 파도와 이안류 등의 영향으로 나타나겠습니다.
4. 94호 열대요란 발달로 25호 태풍 우사기 발생 임박 - 필리핀 루손 동편으로 진출 전망
한편 앞서 올린 글에서 25호 태풍 우사기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드린 94호 열대요란에도 TCFA가 발령되면서 25호 태풍 우사기의 발생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입니다.(한국 기상청 51호 열대저압부)
11월 10일 21시 현재 괌 국제공항 남동쪽 약 400km거리 필리핀해 해상인 10.3°N 143.1°E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94호 열대요란은 현재 중심기압 1005hPa, 1분 평균 최대풍속은 시속 약 38km정도 수준이며, 아직은 약한 수준의 순환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위성 이미지를 살펴보면 지난 48시간 동안 산발적이던 플레어가 점차 대칭성을 가진 순환장으로 수렴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29~30℃의 고수온 영역과, 낮은 연직시어, 그리고 상층의 발산장은 이 열대요란이 태풍으로 빠르게 발달할 수 있는 조건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북마리아나 제도를 향해 접근중인 24호 태풍 마니보다 이 94호 열대요란의 여건이 더 좋은 편으로, 현 상태에서는 무난하게 24~36시간 이내에 열대저기압 단계를 넘어 25호 태풍 우사기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 열대요란이 25호 태풍 우사기로 발달한 이후 경로인데요, 현재 앙상블이나 결정론적 모델들의 전반적인 예측은 일단 필리핀 루손 동쪽 해상까지는 대체로 일치하는 편이나 이후 예상 경로에서 남중국해 진출과 대만 동쪽 해상으로의 전향 둘로 크게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이는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의 남쪽 세력권이 아직 애매한 상태로 나타나는 것이 원인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능선대가 대만 방향으로 확장해 들어올 경우에는 필리핀 루손쪽으로의 상륙이, 반대로 별다른 확장 없이 현재의 위치를 고수하거나 동쪽으로 수축할 경우에는 대만 방향으로의 전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예측이 예보모델별로 조금씩 엇갈리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불확실성은 앞으로 태풍 발생 이후 48시간 정도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후 25호 태풍 우사기 발생 이후의 정보도 유심히 살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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