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호 태풍 끄라톤은 10월 2일 21시 현재 타이완 가오슝 국제공항에서 서남서쪽으로 약 100km, 타이완 타이베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는 남서쪽으로 약 38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2.0°N 119.5°E 인근 지점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10월 2일 21시 기준 태풍의 중심기압은 957hPa, 1분 평균 최대풍속은 시속 약 185km(100노트)의 SSHS 3등급 태풍으로 36시간 이전 4등급의 슈퍼태풍 단계에 올라섰던 것에 비하면 세력이 많이 약화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대만 상륙 이전 동경 120도선 서쪽으로 태풍이 이동하는지 여부가 어느 정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였었는데, 어제 기준으로 이 선을 넘어가면서 대만으로 상륙하기 전에 힘이 많이 빠지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태풍의 강도가 한 때 슈퍼태풍 수준까지 발달하였음에도 제대로 북상하지 못하였는데, 이는 중국 내륙의 고기압 능선대가 굳건히 자리를 잡고 태풍의 북상을 계속 가로막으면서 태풍이 정체하는 동안 태풍이 발달하기 보다는 약화하기 좋은 환경으로 주변 상황이 완전히 변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대만 상륙 여부와 무관하게 태풍의 강도는 약화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인데요, 그냥 태풍 주변의 연직시어가 낮고 상층부 발산역도 여전히 양호한 상태이고, 따뜻한 바다 위에 있다는 조건만 단편적으로 보면 태풍이 더 발달하는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다음의 요인들로 인해 태풍의 약화가 급속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지난 며칠동안 태풍의 이동 자체가 매우 느린 상태로 이어지면서 사실상 정체함. 이 과정에서 표층해수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심층수가 용승하면서 에너지 공급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
- 10월 1일부터 한반도 주변에 찬 공기를 몰고 들어온 상층 기압골(하층에서는 대륙고기압 형태로 나타남)이 중국 대륙 내부에 강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매우 차갑고 건조한 공기덩어리가 태풍의 에너지를 급속도로 소진시키는 단계에 진입
- 태풍의 북동쪽 반원이 대만에 걸쳐지기 시작하면서 육지와의 마찰이 본격화되기 시작. 특히 대만 중앙산맥쪽은 해발고도가 2000m를 넘나드는 고봉이 이어지는 지형으로, 태풍이 대만에 접근할수록 이미 약화단계에 들어선 태풍의 형태 자체를 뒤흔들어버릴 수준으로 영향을 주게 될 전망
따라서 현재 태풍의 진로 상황을 보면 대만 내륙에서 열대저기압으로 완전히 약화하면서 사실상 소멸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며,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한 이후의 예상 진로도 추가 북상할 동력이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보니 열대저기압으로 강등된 이후에는 북쪽의 고기압 가장자리 지향류를 타고 서쪽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18호 태풍 끄라톤이 한국 방향으로 북상할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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