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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2024.7.9. ~ 7.10. 폭우 상황 분석

by 의솔아빠 202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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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10. 기상청 종합영상(1시간 간격)
7월 9일과 10일 일별 강수 누적 분포

2024년 7월 9일 밤부터 시작하여 10일까지 충청권을 중심으로 시작한 폭우대로 인해 충청권과 경북, 전북권에 상당한 비 피해가 발생하였었습니다.

 

7/10 03:00 함라AWS 1시간 누적강수량 : 104.0mm

이 기간 중 공식 강수량은 아니지만 전북 익산 함라 AWS의 1시간 누적 강수량이 7월 10일 새벽 3시 기준으로 104.0mm를 기록하였으며, 인근의 양화 AWS에서도 1시간 전인 새벽 2시 기준으로 103.5mm의 1시간 누적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실제로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1시간 이상 이어진 곳이 발생하는 등 극한강수 상황이 새벽시간대를 중심으로 나타났습니다.(이쯤되면 가강수량이 거의 전부 실강수량으로 나타났다고 봐도 되는 수준입니다)

이번 장맛비가 독해진 원인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 강화와 북쪽 한랭기단의 세력 강화 둘이 동시에 맞물려 들어간 것이 원인이지만, 여기서는 그런 당연한 이야기 말고, 기단 배치 상황을 좀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500hPa영역 일기도

일단 여름철 일기도 중에서 무조건 살펴봐야 하는 500hPa영역 일기도를 살펴보면 일기도 동쪽 구석인 캄차카 반도 동쪽 해상에 고기압 능선이 북쪽으로 뻗어 올라가면서 일종의 블로킹 역할을 하고 있고, 연해주 인근에 한랭 절리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쪽 경계인 5880선을 일본쪽 태평양 연안 부근까지 밀어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기압 후면에는 다시 잠재적인 고기압 블로킹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압능(마루)와 북서쪽에서 남하중인 또 다른 한랭 절리저기압의 모습이 보이고요

200hPa영역 일기도

최상층 상황은 200hPa영역으로 살펴볼 것인데 여기서는 티베트 고기압의 범위와 상층 아열대 제트기류의 남쪽 경계선이 되는 12480선의 위치를 살펴볼 것입니다.

우선 티베트 고기압은 중국 내륙에서 서해상으로 튀어나오기 직전까지 그 세력 범위가 확대되었고, 12480선은 한 때 우리나라 북부지방까지 올라가 있었으나 현재는 우리나라 남해안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장마전선은 500hPa영역의 5880선과 200hPa영역의 12480선 사이에 자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현재 장마전선의 위치는 우리나라 남해상까지 꽤 많이 남하한 상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위의 기단 상황을 지상일기도에 중첩

위의 기단 배치 상황을 지상일기도에 중첩시키면 이런 형태가 되는데요, 실제 5880선과 12480선 사이에 장마전선이 끼어있고, 장마전선을 중심으로 북쪽은 상층 제트기류가 상승작용을, 남쪽은 하층제트기류가 덥고 습한 수증기를 공급하는 작용이 맞물리면서 장마전선 인근에서 제트기류 커플링이 일어나는 모습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와 비슷한 기압 배치 상황은 예전에도 본 적이 있었습니다.

 

2022년 8월 폭우 - 때 이른 가을장마 패턴(2022.08.09. 00:00 기준)

2022년 8월 8일 서울 수도권 일대에 정체전선이 활성화되면서 집중호우가 발생, 곳곳에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등 한여름 때 아닌 장마전선의 발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이 글을 쓰는 시

typhoon-air.tistory.com

이 데자뷰는 바로 2022년 8월 강남역 일대에 시간당 90mm가 넘는 극한강수를 내리게 했던 상황인데요, 당시 500hPa영역 일기도를 살펴보면 캄차카 반도 인근의 고기압 블로킹으로 북쪽의 한랭기압골이 남하하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극한강수대를 만드는 모습이 바로 보이는데, 이번 폭우 상황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2년 8월 8일 500hPa영역 일기도

당시와 지금의 차이라고 한다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선인 5880선이 당시보다 좀 더 남쪽에 있고, 고기압 블로킹이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조금 더 먼 캄차카 반도 동쪽에 형성된 것 정도일 뿐, 상층의 한랭저기압이 남하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과의 경계선 부근에서 극한강수대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은 완전히 동일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500hPa 영역 일기도에서 보이듯이 지금 지나간 기압골 뒤로 다시 기압능과 기압골이 교대로 들어올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단기적으로는(2~3일)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내륙 국지성 호우 제외), 이후 4~5일 이후인 7월 15일을 전후한 시점부터는 상층 기압능 후면의 기압골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충돌하면서 이번과 같은 극한강수 상황을 한번 더 일으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입니다.

이제 7월 15일을 전후한 시점에 비구름이 들어오는 위치와 방향에 따라서 앞으로의 남은 장마기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기간 이전까지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 강화가 뚜렷하게 일어날 경우 장마권 자체가 중부와 북부 지방이 되겠으나, 그렇게 되지 않고 현재와 비슷한 상황으로 흘러갈 경우에는 장마 소강 상태 기간 동안 북상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권을 다시 남쪽으로 밀어내게 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극한강수대가 중부에서 남부지방으로 이동하는 방향으로 또 다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향후 3~5일 동안의 기압계 변화를 눈여겨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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