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태풍 하이쿠이 진로 정보 - 상하이 방면 진출 전망(2023.08.30. 15:00 기준)

JTWC제공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 경로 #8

11호 태풍 하이쿠이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남동쪽에서 약 104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0.4°N 135.6°E 인근 지점에서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향해 북서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92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85km(45노트)의 열대폭풍 등급에 해당하는 강도입니다.

CIMSS제공 11호 태풍 하이쿠이 적외선 이미지

현재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형상을 살펴보면 아직까지 대류역의 형상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으며, 상층의 발산역 자체가 태풍의 중심부가 아니라 진행방향에 형성되어 있어 극적으로 빠른 발달은 일어나기 어려운 조건에 해당합니다.

다만 태풍이 진행하면서 발달에 유리한 조건인 지역으로 이동하는 만큼 전체적으로 2등급 강도 정도의 세력 강도인 시속 약 165km(90노트) 수준까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일본 기상청의 태풍 예상 경로도

문제는 이 태풍의 한국 영향 가능성인데요, 일단 공식 통보문의 예보는 전반적으로 중국 상하이 부근(저장성~상하이)으로 상륙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육지에 상륙하지 않더라도 육지와의 마찰이 상당히 일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기상청 500hPa영역 일기도

단기적으로는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선(보라색 선)이 남서쪽 방향으로 확장하면서 태풍은 이 가장자리 선을 따라 상하이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보이며, 고기압 능선의 끝자락에서 현재 우리나라 부근에 가을장마를 유발하는 만주 인근의 절리저기압(기압골) 방향으로 향하는 힘을 받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시점이 태풍의 방향이 북서에서 북동으로 바뀌는 전향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세부적인 태풍의 진로는 고기압 능선 끝자락의 위치와 기압골의 끝자락 위치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어찌되었건 중국 대륙과의 상호 간섭으로 인해 이 시점 이후 우리나라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북상하더라도 태풍의 세력 자체는 상당히 약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태풍의 세력이 약화한다 하더라도 태풍 자체의 강도는 무시할 수 없겠으며, 특히, 동반된 수증기가 현재 우리나라 부근에 걸쳐있는 가을장마 상황을 다시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면서 가을장마의 끝자락에 태풍의 영향으로 상당히 많은 폭우를 유발하는 상황을 유발할 수 있어, 9월 초중반에 상당히 강력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실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장마철이나 가을장마 시기 중국 대륙에서 약화(혹은 소멸)한 태풍이 남긴 비구름대가 한반도에 걸쳐있는 기압골로 유입되면서 저기압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광범위한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역할을 하면서 상당한 피해를 입힌 경우가 많았던만큼 호우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겠습니다.

• 1984년 9월 : 12호 태풍 준이 중국 남부에서 소멸한 이후 남은 비구름대가 한반도 상공의 저기압에 유입되며 이른바 한강 대홍수가 발생. 좀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이 당시 북한 적십자에서 우리나라를 지원하겠다면서 쌀을 지원했던 일을 기억하시기도 할텐데, 이게 이 당시 일이었습니다.
• 1990년 9월 : 중국 내륙에서 소멸한 17호 태풍 도트가 한반도 부근의 저기압을 강화시키면서 중부지방에 집중호우 발생. 이 당시 경기도 고양군쪽의 한강 제방이 붕괴하면서 대규모 범람 발생하였습니다 이른바 1990년 한강 대홍수인데, 이후 수재민이 집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자료화면으로 상당히 많이 사용되기도 하였었습니다.
• 1995년 7월 충남지방 홍수 : 중국 저장성에 상륙한 이후 한반도로 상륙한 7호 태풍 재니스가 충남 일대를 중심으로 홍수 피해를 유발
• 2008년 7월 충청권 홍수 : 중국 푸젠성 상륙 후 사실상 소멸한 7호 태풍 갈매기가 몰고온 비구름이 열대저기압의 형태로 장마전선대를 활성화, 중부지방에 집중호우를 유발, 청주, 공주, 연기군(현 세종) 일대에 광범위한 침수 피해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