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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열대저기압의 급속강화(Rapid Intensification, RI) 현상은 열대저기압이 단기간에 극단적으로 빠른 속도로 강화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온대저기압에서 나타나는 폭발성 저기압(일명 폭탄저기압)과는 구분되는 열대저기압 고유의 현상입니다.
미국의 국립 허리케인 센터(NHC)에서는 이 급속강화 현상의 정의를 24시간 이내에 열대저기압의 중심최대풍속이 이전 대비 최소 30노트(시속 55km) 이상 더 강화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https://www.nhc.noaa.gov/aboutgloss.shtml 참조)
참고로 2005년 이전까지는 NHC에서는 급속 심화(rapid deepening)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이 당시의 기준은 24시간 이내에 열대저기압의 중심기압이 42hPa(milibar)이상 낮아지는 것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의 풍속 기준인 시간당 30노트 이상의 지속 풍속으로 바뀌었으나, 미국측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 상륙하는 허리케인 피해 예상은 중심최대풍속보다 중심기압이 피해를 좀 더 잘 예측한다고 합니다.
발생조건
급속강화 현상은 다음의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주로 나타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부조건
기본적인 외부 조건은 열대저기압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과 사실상 동일합니다.
- 높은 해수면 온도 : 일반적으로 열대저기압이 발생가능한 수온은 27℃이상이며, 29℃부터는 고수온 영역으로 봅니다.만일 30℃를 넘어서는 고수온 영역이 존재할 경우 해수면에 상당한 양의 에너지가 들어차 있는 것이므로 열대저기압이 발달하기 아주 좋은 기본적인 조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 높은 해양열용량(OHC) : 단순히 표면의 온도만 높은게 아니라 폭풍으로 인해 해수면이 휘저어질 경우 표층 아래의 찬 바닷물이 뒤섞이면서 해수면 온도가 낮아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깊이까지의 온도 자체가 높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표층수온으로도 볼 수 있고, 해양열용량으로도 볼 수 있는데, 바닷물이 뒤섞이더라도 충분한 깊이까지의 수온 자체가 높다면 해수면의 에너지 소모량을 바로바로 보충할 수 있어 지속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게 됩니다.
- 낮은 연직시어 : 상하층간의 바람벡터 차이(전단력 차이)가 클 경우 열대저기압 특유의 원통형 구조를 비틀리게 하는 원인이 되어 열대저기압의 발달을 저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 연직시어가 낮을 경우 열대저기압 특유의 원통형 연직구조가 대칭형에 가깝게 유지되기 쉬워지면서(높은 T값) 열대저기압 특유의 대류 사이클이 유지되면서 발달하는 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 저기압 주변에 건조구역이 없을 것 :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열대저기압 주변, 특히 진행방향 전면부에 건조한 대기 구역이 존재할 경우 아무리 해수 잠열이 높아도 건조역에서 뺏어가는 수증기의 양이 상당히 많아지면서 열대저기압 특유의 구조가 흐트러지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내부조건
- 저기압 바로 위 대기 최상층부에 고기압(발산역) 위치 : 정확히는 태풍의 눈이라 부르는 저기압 중심부 구역 부근의 최상단에 고기압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100~200hPa영역 부근) 열대저기압 바로 위 대기 최상층부에 고기압이 자리할 경우 상층의 발산류를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이는 하층 영역에서의 소용돌이성 상승작용을 강화시키면서 일명 핫 타워(Hot tower)라고도 부르는 연직형 적란운이 매우 강하게 발달하게 되어 극도로 낮은 운정온도(-70℃ 이하)를 기록하는 고도까지 상승류가 미치게 되면서 열대저기압 자체의 대류작용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보통 중심부에서 사방으로 발산하는 최상층부 구름-dense cirrus overcast-의 형상이 원통이나 도넛형에 가까울수록 이 발산작용이 원활한 것으로 봅니다.)
사례
- 2022년 11호 태풍 힌남노 : 태풍 발생 직전인 8월 28일 15시 기준 중심기압 1002hPa, 중심최대풍속(1분) 시속 약 65km(45노트)였으나 이후 36시간만인 8월 29일 21시 기준 중심기압 959hPa, 중심최대풍속(1분)은 시속 약 185km(100노트)로 올라서면서 급속강화하였으며, 이후에도 발달을 지속, 8월 30일 21시에는 5등급 슈퍼태풍 등급인 926hPa, 240km/h(130노트)의 강도로 발달하였음
- 2015년 북태평양 허리케인 패트리샤 : 2015년 10월 21일 무렵까지는 북서쪽의 건조기단과 낮은 해수면 온도가 낮은 구역을 통과하면서 이 무렵까지는 발달 자체가 제한되어 열대폭풍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후 건조공기가 사라지고 30~31℃에 이르는 해수면 온도 구역에 들어선 22일 무렵부터 폭발적인 대류구역이 형성되며, 22~23일의 약 36시간 사에 중심기압이 994hPa에서 872hPa까지 122hPa만큼 급강하하였으며, 같은 기간 중심최대풍속도 115km/h(63노트)에서 346km/h(187노트)까지 무려 231km/h(약 124노트)이상 급가속하면서 불과 24시간만에 열대폭풍 등급에서 카데고리 5등급의 괴물 허리케인으로 발달하였음
- 2023년 15호 태풍 볼라벤 : 사이판 부근을 통과하던 10월 10~11일 무렵 불과 12시간만에 75노트에서 140노트로 급속강화를 하면서 순식간에 1등급에서 5등급 슈퍼태풍 단계로 올라섰음(https://typhoon-air.tistory.com/932 참조)
참조자료
- https://en.wikipedia.org/wiki/Rapid_intensification (영문 위키백과 Rapid intensification)
- https://www.foxweather.com/learn/what-is-hurricane-rapid-intensification (Fox W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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