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 태풍 란은 현재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남남동쪽으로 약 890km가량 떨어진 해상인 27.9°N 142.6°E 인근 지점에서 북서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43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194km(105노트)의 SSHS 카데고리 4등급에 해당하는 강도의 태풍입니다.
다만 현재 태풍의 상태는 이전 6시간 전 115노트(약 213km/h)에 이르던 수준에 비하면 다소 약화한 상태인데요, 현재 위치가 북위 28도선 부근의 중위도 단계에서 5노트 정도의 비교적 느릿느릿한 속도로 이동중인데, 인근 해수면 온도는 높으나 태풍 자체의 느린 속도로 인해 해역의 해양열용량(OHC) 소모가 상당히 큰 수준으로 보입니다.
결국 주변의 좋은 여건으로 상당히 빠른 발달을 이루어내고, 매우 강한 세력의 태풍으로까지 성장하였지만, 태풍의 느린 이동속도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면서 태풍의 북상과 함께 서서히 그 강도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하나 주요 변화 지점으로는 태풍의 예상 경로가 점차 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초 태풍 발생 당시 예보는 도쿄 서쪽 이즈반도 방향(시즈오카현 동쪽)으로의 상륙이 유력했으나 어제 올린 글에서는 시즈오카현 한가운데로 상륙할 것으로 전망하였으며, 현재의 예상은 이보다 훨씬 더 서쪽으로 밀린 오사카 동쪽 기이 반도(JTWC 기준, 일본 기상청은 나고야 동쪽 아이치 현 해안선 상륙 전망)를 상륙 예상 지점으로 잡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보 모델들의 상황을 보면 이 서편향이 더 많이 두드러지는데요, 미국에서 사용중인 GFS, HFSA, HWRF, TWRF의 4개 모델은 모두 JTWC의 예상보다도 더 서쪽인 시코쿠 방면으로의 상륙을 예상하고 있으며, ECMWF는 시코쿠와 기이반도 사이 구역에 상륙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CMC나 KIM, ICON, UM은 JTWC의 예측과 동일한 기이반도 부근 상륙을 전망하고 있으며, NAVGEM는 여전히 도쿄 서쪽 이즈반도 상륙을, GRAPES는 가장 동쪽인 도쿄만 직격을 예상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오차범위가 다소 남아있는 편입니다.
따라서 하루 정도는 더 지나봐야 정확한 상륙 지점의 오차범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만일 이 시점에서도 예상진로의 서편향이 계속해서 나타날 경우 시코쿠를 통해 상륙한 다음 우리나라 동해상으로 진출하는 경로까지도 다시 시나리오에 집어넣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일본 홋카이도 방향으로 뻗어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동쪽 방향 블로킹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하면서 소멸한 6호 태풍 카눈이 남긴 기압골이 태풍의 진로 서편향을 이끄는 요인이 되고 있는데요, 앞으로 하루나 이틀 사이 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의 블로킹과 카눈이 유발한 상층 기압골의 위치에 따라 7호 태풍 란의 최종 상륙지점이 결정되겠습니다.
한편, 북동태평양 기원 허리케인 도라(05E Dora)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8월 12일 오전 9시 무렵 날짜변경선을 넘어오면서 8호 태풍 도라로 구역변경을 하겠으며(RSMC에서 태풍 번호를 부여받으나 미국 JTWC의 자체 식별부호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기존 8호 태풍으로 예정되었던 사올라는 9호 태풍 번호로 하나 밀리겠으며, 이후 태풍들의 예정 번호도 모두 하나씩 뒤로 밀려나게 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8호 태풍 도라로의 전입(?) 이후 특별히 영향을 주는 곳은 없을 전망인데요, 8월 14~15웨이크 섬 부근의 높은 연직시어로 인해 동경 165도선 부근에서 열대폭풍 등급 아래로 약화하며 소멸단계에 들어가면서 태평양 횡단을 마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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