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자루(풍향지시기) 보는 법

바람자루 이미지(출처 위키피디아 CC-BY-3.0)

공항이나 고속도로 교량, 골프장 같은 곳에 가면 위와 같이 생겨먹은 물건이 있는 것을 보신적이 있을 것입니다.
찾아보니 건설쪽에서는 풍향지시기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고 있기는 한데 이거보다도 바람자루나 바람주머니라는 명칭을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로도 통일된 명칭이 있는게 아니라 wind sock(직역하면 바람양말... 이 됩니다), wind corn, wind sleeve(이건 직역하면 바람소매...가 되네요) 등 통일되어 있지 않고 그냥 모양을 따다가 붙인 이름인건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생겨먹기는 잠자리채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저걸로 곤충을 잡을리는 없을거고, 사실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하는 일종의 항공 관련 안전장치라고 합니다.
일단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빨강(혹은 주황)과 하얀색이 교차하는 형태이며, 바람이 들어가는쪽의 구멍이 좀 더 크고, 바람이 나오는 쪽의 방향이 약간 작야지는 원뿔형에 가까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 지원하는 건설기술정보시스템(https://www.codil.or.kr/)의 풍향지시기(바람자루) 설치기준을 보면 깃대는 6미터 이상의 높이에 바람입구(깃대)쪽은 450mm, 바람출구쪽은 350mm, 길이 2,500mm로 규정되어 있으며, 깃대쪽인 바람입구 첫 칸 빨간색 부분은 지지틀을 넣어서 첫번째 빨간색 칸은 항상 펴진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있습니다.

일단 풍향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넓은쪽이 향하고, 바람이 불어나가는 방향이 깃발처럼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바람자루의 입구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풍향이 됩니다. 즉 바람자루의 입구가 북서쪽을 향하고 있으면 북서풍이 되는 것이며, 방위를 모르더라도 자기 자신을 기준으로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불어오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으므로 그렇게 어렵지 않기에 풍향에 대한 설명보다는 바람자루를 활용해서 풍속을 가늠해 보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더 해보고자 합니다.(풍향은 아래에 따로 설명)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이런 형태입니다.

일단 이 바람주머니는 최소풍속 3노트부터 입구 부분부터 한칸씩 부풀면서 수평 방향으로 펴지는 성질이 있으며, 만일 전체가 다 펴졌을 경우의 최소풍속은 5칸짜리 바람주머니 기준으로 15노트 이상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수평이 된 칸의 갯수에다가 곱하기 3을 하면 현재 풍속이 노트단위로 나오는 형태가 되는 것이지요. 

 

부풀어 오른 칸 번호	노트(knot)	마일(mph)	시속(km/h)	초속(m/s)
1	3	3.45	5.55	1.54
2	6	6.90	11.10	3.08
3	9	10.35	16.65	4.63
4	12	13.80	22.20	6.17
5	15	17.25	27.75	7.71

그림으로 보면 이런 형상입니다(출처 : https://www.reddit.com/r/flying/comments/ip7k0y/faa_standard_windsock_should_indicate_direction/)

 

아무래도 항공이나 항해쪽에서는 노트(knot) 단위를 많이 쓰다보니 이쪽 단위도 마찬가지로 노트 단위에 맞춰져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주머니 칸의 갯수가 다른 경우도 종종 있을 수 있는데 어떤 경우이건 간에 풍향이 잡히는 최소풍속은 3노트이며, 주머니 전체가 부풀어 오르는 경우의 최소풍속은 15노트 이상(이건 국제 항공 기준입니다)이므로 이 차이만큼의 숫자를 칸의 갯수만큼 나누어주면 됩니다.

특히 첫 칸 전체가(1번칸 표시한 부분) 지지대로 처음부터 부풀어오른 칸인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지지대가 없는 칸부터 번호가 시작되고 바람주머니의 칸도 한칸 더 늘어나게 됩니다.(우리나라 고속도로 바람주머니 설치 표준이 이렇습니다)

이외에 바람주머니를 매달아놓은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15노트 이상의 풍속도 바람자루의 각도에 따라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바람자루가 완전히 부풀어 올랐을 때 15노트일 경우에는 깃대와 자루가 이루는 각도가 60도이며, 바람이 강해질수록 자루와 깃대의 각도가 수직에 가까워지면서 20노트일 경우에 깃대와 자루가 수직을, 자루가 깃대보다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깃대와 자루가 아예 둔각을 이루는 경우는 최소 30노트 이상의 강풍이 불고 있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다음 링크는 풍속을 5노트 단위로 나누어서 마일(mph)과 시속(km/h), 초속(m/s)으로 환산한 내용이므로 해당 내용도 함께 보시면 대략의 값을 알 수 있습니다.
2019.11.25 - [기타/기타 기상 관련 이야기] - 풍속 환산표(5노트 단위)

풍속 환산표(5노트 단위)

 

16방위표에 표시한 경우 - 바람이 출발한 방향이 북서쪽이므로 북서풍이 됩니다.

종종 바람의 방향을 읽는 법을 헷갈려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바람은 불어들어오는 방향(가상으로 존재하는 바람의 시작점)이 관측자를 중심으로 어느 방향인가를 보면 됩니다(깃발 끝이 펄럭이는 반대방향 = 깃대쪽 방향)

즉 관측자의 북서쪽에서 출발하여 관측자 방향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북서풍이 됩니다.

만일 바람자루가 있는 위치에 나침반이나 다른 방위기준점이 있다면 아주 확실하게 방위각을 재서 풍향을 알 수 있을 것이고요, 그게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동서남북의 방위를 알고 있다면 8방위표 정도로 바람의 방향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사실 일상에서는 8방위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런게 있으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나침반이나 다른 계측기가 있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알고 있다면 다음 링크의 16방위표에 대입하면 보다 정확한 풍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조 : 2022.01.12 - [기타/기타 기상 관련 이야기] - 16방위표(도각법/밀리각법)

16방위표(도각법/밀리각법)

 

다만 나침반이 없는 일반적인 상황이어도 저 바람자루가 상대적인 풍향과 대략의 풍속을 알려주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받는 곳이라면 정확한 방위를 모르더라도 실제 바람에 대비하는데 충분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이외에 공항 활주로 같은 경우에는 활주로 바닥에 방위각 표시(자북 기준)가 있어서 이 방위각과 바람자루가 이루는 상대적인 각도를 보고 대략적인 풍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물론 풍향은 진북 기준이고, 활주로 표기 숫자는 자북 기준이라 둘이 미묘한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편각만 알고 있다면 큰 문제는 없는 수준인데다 딱히 편각 보정을 하지 않더라도 정밀기록 목적이 아니라면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므로 큰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어쨌든 만일 활주로나 도로와 수직한 방향으로 저 바람주머니가 완전히 부풀어 있다면 15노트 이상의 횡풍(옆쪽에서 진행방향을 가로지르는 바람)상황이란 소린데 만일 공항 활주로일 경우엔 착륙 난이도가 미친듯이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하며(크랩랜딩을 해야 할 수도...), 고속도로 교량구간을 통과중인데 저 바람주머니가 도로를 가로지르는 상황이라면 속도를 약간 줄여서 통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