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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10호 태풍 하이선 경로 사후분석 - 한국 기상청의 태풍 분석 오류

by 의솔아빠 2020.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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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7일 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 상륙 이후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10호 태풍 하이선의 상황이 모두 종료되었는데요

이번 태풍 결과는 동북아시아 각 예보기관별 24시간 예보 결과와 실제 경로간의 비교 및 한국 기상청의 태풍 사후 분석문제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24시간이라 함은 9/7 09:00을 기준으로 24시간 이전에 나온 태풍 통보문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이 시간대 제가 정리한 포스트는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2020/09/05 - [2020년/북서태평양 구역] - 10호 태풍 하이선 진로 정보 - 전반적으로 동편향 추세(2020.09.05. 12:00 기준)

 

10호 태풍 하이선 진로 정보 - 전반적으로 동편향 추세(2020.09.05. 12:00 기준)

10호 태풍 하이선은 현재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으로부터 남서쪽 방향으로 약 500km떨어진 지점인 24.0°N 132.0°E까지 진출하였으며, 현재 중심기압은 929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231km로 어제 이

typhoon-air.tistory.com


우선 당시 링크에 올렸던 각 예보기관별 예상 경로도를 먼저 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JTWC 통보문(9/5 09:00 위치기준) 9/5 12:00 발표
중국 기상청 예상 경로도(9/5 09:00 위치기준, 9/5 10:00 발표
대만 기상청 예상 경로도(9/5 09:00 위치기준)
일본 기상청 예상 경로도 9/5 09:00 위치기준, 9/5 11:00 발표
한국 기상청 통보문(9/5 09:00 위치기준, 9/5 10:00 발표)

일단 24시간 예보 기준으로 동북아시아 모든 예보기관들은 부산 서쪽 상륙(거제도 인근)을 예상하였었으나 한국 기상청은 여기에서 동쪽으로 약 100km가량 떨어진 대한해협 동측수로에서 동경 130도선 안쪽에서 경도선과 평행한 북상을 예상하면서(호미곶 바로 앞을 통과) 태풍의 상륙은 없을 것으로 예보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동북아시아 예보 기관별 예상 경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었는데요

 

  • 미국 JTWC, 일본 기상청, 대만 기상국 : 거제-통천선(가장 서쪽 경로)
  • 중국 기상청 : 부산(기장)-삼척선
  • 한국 기상청 : 쓰시마-왕돌초 인근 (울진 후포 동쪽 약 23km 지점 암초)(가장 동쪽 경로)

결과적으로 24시간 예보 기준으로 보면 상륙지점에 가장 근접하였던 예보기관은 중국기상청의 예보였으며, 한국기상청과 중국, 미국, 일본, 대만 기상청의 경우 양쪽 모두 반대쪽으로 비슷한 오차범위였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 기상청만 태풍의 상륙 자체를 예상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았다가(태풍 상륙 36시간 이전 예보부터 가장 동측 경로인 동경 130도선 라인을 따라 북상하는 예보를 하다가 태풍 접근 상황에 따라 거의 실시간으로 슬금슬금 서쪽으로 경로를 이동시킴) 태풍이 한반도에 실제 상륙을 하게 되면서 가장 심하게 오차가 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다시금 예보능력이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거리상으로는 비슷한 차이였는데 상륙/비상륙이 갈라지다 보니 아무래도 더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볼 수 밖에 없겠죠.


 

한국 기상청에서 해석한 Best Track

다음으로 짚어볼 것은 한국 기상청의 실제 태풍 위치 분석 결과입니다. 

위의 한국 기상청에서 해석한 경로해석(자체 Best Track)은 09:00 울산 남쪽 간절곶 인근으로 태풍이 상륙하여 13:30 강원도 동해시 망상 인근 해안선을 통해서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자체 분석을 하였습니다.

한국 기상청 AWS 바람벡터값(9/7 08:20~14:05)
AWS 바람벡터값으로 확인한 태풍 중심부 추정지점 시간대별 연결선. 물론 최종 경로 분석에서는 중간에 꺾인 선들이 어느 정도 펴지게 된다.

그러나 기상청 AWS(자동관측장치)를 통해 분석한 바람벡터값은 한국 기상청의 분석과 다르게 08:35 무렵 부산 해운대구 청사포 인근을 통해 상륙, 북북서진하여 이후 10:00 무렵에는 경북 영천시 동쪽을 통과하였으며, 11:00 무렵에는 안동 임하댐 상류구역인 청송과 영양 사이쯤에 수렴대의 중심부가 위치하게 됩니다.

이후 정오 무렵에는 태풍의 중심부가 다소 모호해지는데요, 이는 태풍이 경북 봉화와 강원도 태백사이의 경계 이루는 백두대간과 여기서 뻗어나온 산줄기(태백산, 함백산 자락)를 통과하는 가운데 태풍의 수렴 구조가 일시적으로 와해된 것이 그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이후 12:30무렵에 강원도 청옥산(동해-삼척-정선 경계부) 인근에서 그 중심대가 확인되었으며, 30분 뒤인 13:00에 삽당령 인근을 통과하면서 태백산맥 서쪽 구역에서 동쪽 구역으로 넘어왔으며, 이후 산맥 동쪽 구역을 따라 진행하다 13:40무렵에 양양 기사문항 남쪽 해안선을 통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즉, 지상 기류도를 기준으로 볼 경우 한국 기상청 자체 생산 베스트트랙과 기류도 중심을 태풍으로 파악한 경로간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1. 한국 기상청 베스트트랙은 태풍이 태백산맥 동쪽구역으로만 진행하였지만 기상청 기류도를 보면 경북 영천과 안동 등지에서 기류 수렴구역(태풍 중심부 추정구역)이 관측되어 태풍이 태백산맥 서쪽구역으로 진행하였을 가능성이 큼
  2. 한국 기상청 발표 태풍 상륙시점 및 지점은 09:00 울산광역시 간절곶 부근으로 되어있으나 기류도상으로는 이보다 30분 가량 이른 시간대인 08:25 무렵 이보다 25km가량 남서쪽으로 떨어진 청사포항 부근으로 기류 수렴구역이 상륙하는 것이 AWS자료상에 나타났음
  3. 한국 기상청 발표 기준으로는 태풍이 13:30무렵 강원도 동해시 망상 인근 해안선을 거쳐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발표, 그러나 기류도상 확인된 태풍 동해 진출 지점은 이보다 북서쪽으로 50km가량 더 북쪽인 양양군 기사문항 남쪽 해안선(남애해변)을 거쳐 동해상으로 진출한 것으로 보이며, 진출 시간대도 30분가량 더 뒤쪽인 14:00 무렵인 것으로 보입니다.

즉, 한국 기상청의 태풍 분석 내용을 보면 실제 경로보다 동쪽으로 20~30km정도 더 치우친 자리로 진행경로를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이 정도 오차가 산이 별로 없는 지역이나 장애물이 없는 해상에서 발생하는 오차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 태풍의 경로는 한반도 상륙 태풍이었으며, 그것도 산맥이 잔뜩 이어진 지역이 태풍의 통과 경로상에 놓여있어서 지형과 태풍 위치의 상호작용에 의한 호우대 형성, 돌풍구역 형성 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만큼 기상청의 태풍 경로 분석이 좀 더 세밀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입니다.

물론 이 경로해석이라는 것이 시간대별 관측자료를 직선으로 연결한 것이고 3시간 간격으로 확인된 태풍의 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다보니 어느 정도 오차는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도 감안해서 봐야 할 것입니다

즉, 한국 기상청의 최종 베스트트랙 자료를 보면 9월 7일 새벽시간대 하이선의 위치는 03:00에 36.9ºN 129.2ºE지점, 06:00에 38.4º N129.0ºE 지점(해상)으로 나오는데 이 지점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선을 그어보면 동해시 묵호항을 관통하는 선이 되어 해상진출 지점이 망상 부근이 맞긴 합니다만.... 5분단위 실측값에서는 직선대비 서쪽으로 약간 편향되었다가 되돌아 나오는 차이가 존재하고, 현재 방식대로라면 이 지점의 차이를 정확하게 표기하기는 매우 어려울 수 있음을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JTWC 최종 통보문
일본 기상청 최종 통보문

참고로 한국, 미국,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각자 내놓은 베스트트랙(사후분석)을 보면 미국 JTWC에서 내놓은 사후분석값이 AWS를 통해 관측된 실제 상황에 가장 가까웠던 것으로 보이고, 그 다음이 한국, 일본 순서로 보입니다.

특히 일본 기상청의 자료는 상륙지점까지는 분석을 꽤 잘 한 편으로 보이지만 이후 진행경로에서 태풍이 영일만으로 빠져나가 한반도 해안선과 평행한 경로로 한참 북상하는 경로를 그리는데 실제 풍향값은 전혀 다른 값이었던 만큼 상륙 이후 태풍 통과 경로를 완전히 틀려버리는 오류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결과적으로 하이선 예보에서 가장 많이 틀린게 일본기상청입니다)

중국 기상청 해석 하이선 통과 경로

또한 하나 더 눈여겨볼 점은 중국 기상청의 태풍 이동 경로 분석이 실측값에 상당히 가까웠다는 점입니다.

중국 기상청은 하이선의 한반도 통과 경로를 부산항-속초 진출의 경로로 이는 미국 JTWC보다도 적은 오차율이라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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