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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유럽태풍? 유럽폭풍!(European Windstorm)

by 의솔아빠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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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2020년 2월 10일 올라온 뉴스 중 한 꼭지입니다.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today/article/5659107_32531.html

 

[이 시각 세계] 서유럽, 태풍 영향으로 피해 속출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 서유럽 곳곳에서 최고 시속 150킬로미터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 시애라로 인해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잉글랜드 동부 지역에서는 3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

imnews.imbc.com

 

보면 서유럽쪽에 태풍 시애라가 불어서 피해가 속출했다는 내용인데요. 기사를 보면서 든 의문점이 몇 가지 있어서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얻게 된 정보를 적어놓아봅니다.

우선 든 의문점이 2 가지였는데요...

1. 지금 열대성 저기압(태풍, 허리케인, 열대 사이클론)을 다루는 기관에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데 왠 태풍?

2. 유럽은 태풍(Typoon)이라는 명칭을 열대폭풍에 붙이지는 않을텐데?

이렇게 두 가지였습니다.

1은 JTWC는 태평양과 인도양 정보 위주니 그러려니 하겠는데 대서양을 위주로 보는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NHC)나 전 세계 열대성 저기압 활동을 기록하는 HWRF같은 곳을 보면 대서양쪽은 조용한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2번의 질문에서... 이거 태풍이 아닌데 태풍이라고 임의로 이름붙인거 아닌가 싶어서 찾아봤는데... 역시나더군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국 언론에서 "유럽태풍"이라고 이름붙인건 잘못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 자료가 거의 없어서 영문자료를 찾아봤더니 영어 위키백과에서 "European Windstorm"이라는 것이 나오는데 직역하면 유럽폭풍정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https://en.wikipedia.org/wiki/European_windstorm) 엄밀히 말하면 열대나 아열대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온대저기압화 된 녀석인데 태풍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거시기한 상황이죠

좀 더 알아본 결과 이 유럽폭풍은 매우 강한 폭풍을 유발하는 것은 맞지만 돌아가는 원리가 열대성 저기압 시스템(태풍, 허리케인, 열대성 사이클론, 열대저압부)과는 다른 원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대성 저기압에 붙이는 명칭(이를테면 태풍)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라고 적어놓기까지 하고 있습니다.(단, 기존에 이름이 붙어있던 허리케인이나 열대폭풍이 온대저기압화 된 경우에는 이쪽 이름을 그대로 쓴다...는 예외조건은 있습니다. 이미 이 시점부터는 허리케인이 아니지만...)

실제 이 유럽폭풍은 생성 원리상 열대저기압이나 아열대저기압이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열대저기압과는 달리 전선대의 동반, 중심부보다는 주변부에 더 강한 강풍구역을 형성하는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영어로는 Extratropial Cyclone, 즉 온대저기압으로 구분하고 있더군요)

아무튼 이 유럽폭풍은 겨울, 특히 1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며, 통상적인 생성과 경로는 다음과 같은 방식이라고 합니다.

유럽폭풍의 생애 주기도
유럽폭풍의 생애 주기도

그림을 보면 아시겠지만 열대성 저기압이나 아열대 저기압이 북상하면서 중위도에 대항하는 북위 30~60도 지점에 왔을 때 북쪽 찬 공기와 마주치면서 전선대가 발생하며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며, 이 때 부터는 전향력에 의한 회전구역 형성이 아니라 온도차와 편서풍 파동에 의해 발생한 전선대를 동반하면서 생성되는 등 일반적인 온대저기압의 특성이 더 강하게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계절 특성상 대기 온도차에 의한 기압경사가 강하게 발생할 경우 저기압 중심부보다는 주변부에 더 강한 강풍이 몰아치는 특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길다란 한랭전선을 동반하는 것은 덤이고요)

(일단 비전문가인 제가 이런저런 자료 긁어모아서 발번역으로 해석해 본 글이라 정확도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유럽일대에 사회, 경제적으로 미치는 파장이 꽤 커서인지 각 국가별로 나름 이름을 붙이거나 하는 등의 시도는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태풍이나 허리케인같이 통일된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가별로 제각각의 이름을 붙이는 등 특별한 원칙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19세기 후반까지는 발견자의 이름을 붙이기도 했었고, 발생일에 맞는 성인의 축일에 따라 그 이름을 가져다 쓰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노르웨이는 태풍 감시구역의 필리핀처럼 자국 영향권 내의 폭풍에 대해서 따로 이름을 가져다 붙이기도 했고 독일은 언론사별로 따로따로 이름을 붙였다가 뗐다가... 뭐 그러기도 했었다는군요(...) 심지어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는 고기압과 저기압 모두에 이름을 붙인다는 비범한 발상을 하기도 했었다네요(남학생 260명, 여학생 260명의 명단을 작성해서 각각 고기압과 저기압에 붙였다고 합니다...ㄷㄷㄷ)

아무튼 겨울철 유럽지역에서 발생하는 폭풍은 열대성 저기압이 아니라 열대성이나 아열대성을 가진 저기압(사실상의 기단)이 북상하다가 온대성 저기압으로 변질, 이후 온대저기압의 세력이 상당히 강해진 것으로 보면 되며, 이러한 현상은 가을철 북상한 태풍들이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는 현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겨울철 북위 40~60도 사이 구역에서 발생하는 저기압의 경우는 애초에 열대성 기상 시스템이 아니다(이놈의 정체는 사실 온대저기압입니다) 보니 당연히 경로 예측같은건 일기도 수준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고요. 저도 이번 사례는 어스널스쿨에서 저기압 위치 정도만 확인했었네요.(포스트 작성 시점에서 아이슬란드 인근 위치)(열대요란이나 저위도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명칭 부여 없이 그냥 중위도로 넘어간 다음 그 잔여물이 온대저기압으로 발달하면 열대저기압 관련 기관 예보에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여담으로 대부분 북대서양 일대에서 발생하는 저기압이지만 대양이 아닌 내해인 지중해에서도 간혹가다 이런 형태의 아열대 저기압이 발생한다고 합니다.(http://www.g-enews.com/view.php?ud=2019102700182723609ecba8d8b8_1) 또한 서유럽의 경우 주로 겨울철에 이 폭풍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봐서 성경 사도행전에 나오는 폭풍인 유라굴로(유로아퀼로, Euraquilo)의 발생 원인도 이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뇌피셜도 같이 끄적여 봅니다. (발생 위치상 대륙고기압에 의해 발생하는 북동계절풍에 의해 발생한 온대저기압 동반 폭풍일 가능성이 더 커보이긴 합니다만...)

사실 겨울철 중위도~고위도 지역 사이 구역에서 바다 위를 이동하는 저기압의 경우 심각한 폭풍을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우리나라가 대륙 동안이어서 잘 느끼지 못하는 것 뿐이지 겨울철 베링해 통과 저기압이 있을 경우 태풍보다 더한 온대저기압들이 수시로 지나다니거든요.


참조링크 : 아열대 저기압(아열대 폭풍)이란?

 

아열대 저기압(아열대 폭풍)이란?

아열대 저기압(亞熱帶低氣壓, Subtropical Cyclone) 1. 정의 : 아열대 저기압은 온대 저기압의 특성과 열대 저기압의 특성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저기압을 의미합니다. 1950년대 초 기상학자들이 열대 저

typhoon-ai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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