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전 시간대에 태풍이 약화하면서 꽤 많이 소산하는 줄 알았는데 낮 시간대에 세력이 재발달하면서 포스팅을 하나 더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14호 태풍 찬투는 현재 제주국제공항 남남서쪽 약 380km해상인 30.6°N 125.1°E 부근 해상에서 거의 정체하다시피 머물러 있습니다.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89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93km(50노트)가량의 열대폭풍 등급으로 다시 발달하였으며,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어느 정도 정체기를 거친 뒤 일본 방향(대한해협 동측수로 남쪽 부근)으로 이동할 전망입니다.
어제 오전까지만 하여도 14호 태풍 찬투가 북서쪽의 고기압에 가로막히다 못해 아예 남쪽으로 밀려나면서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소실, 열대저기압 수준으로 약화되었으나 이후 북위 30도선까지 완전히 밀려나면서 건조 고기압의 영향권 바깥으로 나가게 되었으며 여기에 해수면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으로 오게 되어 이 부근에서 재발달, 어제 오후부터는 다시 열대폭풍급의 세력으로 올라선 상태입니다
일단 태풍의 진로는 우리나라보다는 일본 방향으로 향할 가능성이 다시 올라간 상태인데요, 기상청 통보문이나 JTWC 통보문이 아닌 수치예보 모델 기준으로 보면 통보문보다 훨씬 더 남쪽 진로인 일본 열도를 훑고 지나가는 경로를 예측하고 있어서 현재 통보문상의 예측 진로보다 좀 더 남쪽 경로를 통해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진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기상청의 경우 수치모델 값보다는 예보관의 주관이 더 많이 개입된 통보문이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이러한 점도 감안해서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일단 기상청 피셜로는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는 합니다만...)
일단 비구름대는 남해안 일부지역에 태풍의 바깥쪽 비구름이 들어온 상태이며, 제주도 남쪽 해상에 비구름대의 본진이 자리하고 있는 상태인데요, 지금 거리라면 오늘 중 제주도에는 다시 상당히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미 태풍이 제주도에 영향을 주는 거리에서 나흘 이상 정체하면서 며칠동안 계속 비를 쏟아내다가 잠깐 소강상태에 들었던 상태인데요, 이번에 다시 태풍이 남서쪽에서 접근해 들어오면서 폭우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기압배치 상황을 보면 하층 영역에서는 태풍의 북동쪽과 북서쪽에 고기압이 자리하고 있으며, 상층 500hPa영역에서는 태풍의 남동쪽과 남서쪽에 아열대고기압이 자리하고 있으면서 태풍의 이동을 정체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이 상황에서 그나마 태풍이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일본쪽에 형성된 하층 기압골(저기압)과 그 방향으로 들어가는 제트기류가 될 듯 싶은데요, 전체적인 기단 배치가 동쪽으로 얼마나 빨리 이동하느냐에 따라 태풍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 상황에서 고기압과 고기압 사이의 틈새가 어떤 방향으로 열리느냐에 따라 세부적인 태풍의 이동 경로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수치예측 모델들은 죄다 일본방향을 찍어놓고 있는 상황이라 태풍이 우리나라에 상륙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어찌되었건 제주도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좀 더 놓여있을 것으로 보이며, 태풍이 일본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남북간 거리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부산과 경남, 울산 지역에 대한 영향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쪽으로 살펴보면 현재 시점에서 예상한 제주국제공항 상황은 17일 새벽에 태풍이 제주도 남쪽 해상 가까이를 지나가면서 17일 낮시간대가 풍향이 바뀌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최근접시간은 어차피 공항이 운항을 하지 않는 시간이라 상관이 없을 듯 싶은데 낮 시간대 바람이 동풍에서 서풍으로 바뀌는 시간 동안은 강풍 + 윈드시어 조합으로 항공기 운항이 통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조건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시간대를 중심으로 하여 제주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거나 아예 결항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상의 경우 태풍이 약화하더라도 너울성 파도로 인한 풍랑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제주쪽은 지난 며칠동안 계속 태풍이 머무르면서 서해 먼 바다까지 풍랑특보가 내려지고 우리나라 남쪽 해상 전역에는 태풍 특보가 내려진 상황인데요, 일단 태풍의 이동이 동쪽 방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의 풍랑 및 태풍특보는 서해상보다는 동해쪽 해상(경상도쪽)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육지쪽은 전남 남해안과 부산, 경남지역이 태풍의 최종 북상에 따라 그 영향범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태풍이 제주도 거의 코앞까지 다 다가온 지금 시점까지도 예보관들이 빅엿을 먹을만큼 경로 유동성이 큰 상황(사방이 블로킹당해 정체현상 지속)이라 일단은 전남과 경남, 경북 동해안 지역까지는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태풍이 예상보다 적게 북상하거나 비구름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할 경우에는 별다른 것 없이 넘어가겠지만 해당 지역의 경우 순간적인 돌풍으로 인한 피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특히 부산 해운대 부근 고층건물은 상습적인 강풍 피해구역에 해당합니다)
또한 앞이 트여있는 해상일 경우 너울성 파도에 의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을 수 있는만큼 이 점도 유의해야 할 점으로 보이고요(너울은 바로 앞에 오기 전까지는 눈에 잘 안보입니다)
강원 영동지역의 경우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동풍이 지속 유입되면서 흐리거나 비가 간간히 오는 지역이 많겠으며, 반대로 높새바람(푄)의 풍하지역에 해당하는 영서와 수도권 지역은 매우 맑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낮 시간대 일조량 증가로 지표면이 가열, 고온현상이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
이 상황은 태풍이 동해나 일본쪽으로 빠져나가는 18일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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