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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정보/2019년(18호 태풍부터 기록)

19호 태풍 하기비스 상황 및 향후 진로 예측(10월 8일 0:00기준)

by 의솔아빠 2019.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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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WC제공 19호 태풍 하기비스 통보문 #10 구글어스 대입 이미지

슈퍼태풍 하기비스는 현재 사이판 섬 바로 인근 북동쪽 145km 해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심기압은 920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260km에 달하는 상상하기 어려운 세기로 성장하였으며, 지금 시점이 사이판에서 가장 가까운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태풍 진로는 당초 예상보다 약간 더 이른 북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며 이동속도는 시속 약 26km 정도로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항공상황을 보면 사이판은 당연히 현재 공항 폐쇄상태이지만 괌 국제공항의 경우는 태풍 강풍구역 끝에 살짝 걸리면서 현재 측풍에 좀 시달리기는 하겠지만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지금 시간대 부근 괌에 도착하는 일부 항공편의 경우는 항공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결항(사실상 지연)시킨 것으로 현지 시간 기준으로 7일 밤 11시부터 8일 오전까지의 항공편 상황은 취소와 도착이 제멋대로 막 섞여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실제로 피크타임에 인접한 7일 23시 40분에 도착하는 TW311편은 괌에 정상착륙하였는데 피크타임 이후인 2시 30분쯤 착륙하는 7C3106편의 경우 지연출발로 출발시간을 변경(괌 공항에는 결항으로 표시)시키는 조치가 있어 항공사마다 취한 조치가 엇갈렸음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필리핀항공의 경우 마닐라발 괌 항공편을 어제 오후부터 아예 속 시원하게 전면결항을 시켜버리더군요)

앞으로 두세시간만 지나면 괌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에는 지장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이며, 사이판 국제공항의 경우는 8일 오후 무렵부터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수준으로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태풍 진로는 일본 중부지방으로 향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예상되는 진로는 10월 12일 밤 9~10시 무렵 일본 나고야 방향으로 향하면서 교토, 고베,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도쿄를 바로 직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주부 센트레아와 고베, 간사이의 경우 바닷가에 위치한 특성상 해일피해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요. 마찬가지로 도쿄 하네다 역시 중심부와 거리는 좀 있겠지만 이쪽은 위험반원에 속한만큼 마찬가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쪽 상황은 앞으로 며칠 정도 시간이 더 있으므로 전체적인 진로가 나오는대로 다시 확인해서 구체적으로 항공편 상황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일본 여행 자체는 아무도 안가겠지만 업무상 일본을 방문해야 하거나 다른 곳으로 가는 환승이나 경유편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이쪽 상황도 아예 빼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네요) 태풍 강도가 워낙 세서 규슈 일대를 제외한 일본 혼슈 일대 전체 공항이 12~13일간 전면 결항처리 될 것 같은 기분이긴 합니다만...;;

 

지금부터 살펴볼 것은 향후 태풍의 진로 예측에 관련한 것입니다.

한국 기상청 200hPa일기도 한반도 상공에 상층 제트기류가 강하게 발달해 있다(녹색영역)
한국 기상청 500hPa일기도. 10월 7일 비를 내리게 했던 한반도 상공의 기압골과 일본 남쪽의 아열대 고기압이 나타나 있다.

일단 태풍의 진로가 정해지는데에는 많은 변수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주요한 변수 두 가지만 살펴보고자 합니다.(괜히 야매가 아닙니다) 어차피 세부 진로 예측을 할 것이 아니라 대략적인 상황만 볼 것이므로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우선 우리나라 200hPa일기도(약11~12km고도 기상상황)를 보면 현재 우리나라 상공에 강력한 편서풍, 즉 제트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강한 제트기류는 이동성 저기압이나 태풍, 전선대와 같은 기상현상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500hPa일기도(약 5.5km고도 기상상황)를 보면 우리나라 중부지방 이남까지 비교적 차가운 공기 덩어리들이 내려와 있으며, 일본열도 남쪽에 아열대 고기압이 산맥과 같은 모습으로 태풍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여름의 상황이라면 태풍이 아열대 고기압을 뚫지 못하고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서쪽으로 밀려날텐데(18호 태풍 미탁이 이런 상황이었죠) 이번 하기비스는 그런거 없이 저 고기압을 뚫어버리고 7일 우리나라 일대에 비를 뿌린 기압골 방향으로 향하려고 하는 힘이 더 강한 상황입니다.

어스널스쿨(https://earth.nullschool.net) 500hPa기류도

이제 이 상황을 좀 더 눈으로 보기 쉽게 어스널스쿨의 시각자료를 활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그래픽은 어스널스쿨의 500hPa기류도입니다.(지상기류와는 다릅니다) 앞서 확인하신 기상청 500hPa일기도를 보면 아열대 고기압(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종이 산맥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이 기류도를 보면 높은 봉우리 사이에 야트막한 작은 고갯길이 생긴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즉, 미약하나마 작은 기압골이 고기압 봉우리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상황인데 사실 어지간한 태풍(미탁 정도의 세기)의 경우 저 고기압 봉우리 사이를 통과하지 못하고 그냥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필리핀이나 대만 방향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번 태풍 하기비스는 말 그대로 슈퍼태풍급의 위력인데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로 인해 아열대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는 상황이 겹치면서 태풍 스스로 만들어내는 거대한 기압골과 지금 힘이 약해지는 추세에 있는 아열대 고기압의 상황이 합쳐져서 태풍이 저 틈새 사이를 그대로 비집고 들어가면서 북상을 하게 될 전망입니다.(산을 깎아서 길을 내는데 산이 스스로 무너져 내리는 상황입니다)

이후 일본 열도까지 북상한 태풍은 곧이어 강력한 상층 제트기류에서 파생된 중층 제트기류에 의해 북상하는 길이 막히고 제트기류에 떠밀려서 순식간에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 일본열도를 따라가는 것이 앞으로 태풍 진로의 전체적인 큰 그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갑자기 제트류가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쪽으로의 접근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물론 울릉도와 독도는 태풍의 간접영향을 받겠네요... 특히 독도쪽은 직접영향권에 살짝 들어오는 시점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HWRF에 올라온 태풍 하기비스의 각 기관별 실제 진로 예측도

실제 다수 예보모델들이 모두 정확한 위치만 다를 뿐 일본열도를 따라가는 예보를 하고 있으며, 예보에서 발생하는 오차는 이 아열대 고기압의 실제 배치와 높이, 그리고 우리나라 상공의 제트기류의 세기가 변수가 되어 발생하는 요인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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