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2개의 TCFA발령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에서는 필리핀 서쪽의 91호 열대요란과 필리핀 동쪽의 92호 열대요란에 대해 거의 동시에 열대저기압 형성경보(TCFA)를 발령하면서 3호 태풍 개미와 4호 태풍 프라피룬이 연이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1. 91호 열대요란 - 3호 태풍 개미로 먼저 발달할 가능성
현재 두 개의 열대요란 중 현 시점 기준으로 먼저 태풍 단계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서쪽의 91호 열대요란으로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서남서쪽으로 약 330km가량 떨어진 남중국해 해상인 14.1°N 118.0°E 인근 지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중심기압 1004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37km(20노트)의 강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미 태풍 명명권을 가진 일본 기상청에서도 열대저기압 통보문을 발표하기 시작하였으며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5호 열대저압부로 명명하면서 24시간 이내 태풍 단계로 올라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위성 이미지를 보면 열대요란 남서쪽에 비구름대가 몰려있는 비대칭적인 모습이지만, 이는 91호 열대요란이 필리핀 일대를 관통하면서 모습이 흐트러진 것일 뿐, 현재 조건 자체가 낮은 연직시어와 높은 해수면 온도, 그리고 태풍이 생성되기에는 충분한 수준의 해양열용량이 존재하고 있는 구역에 해당하고 있어, 태풍으로의 발달은 기정사실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의 상황입니다.
일단 글로벌 결정론적 모델들은 이 열대요란이 태풍으로 발달하면서 북서~북북서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중국 광둥성 남서쪽 해안가 혹은 하이난 방향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태풍 발달 이후 48~72시간 이내에 중국 본토에 상륙하면서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하며 소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태풍이 소멸하더라도 태풍이 몰고 올라온 수증기대가 현재 중국 중부에 걸쳐있는 중국쪽 장마전선에 대규모의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중국 내륙일대의 폭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다음주 중국 내륙쪽에 막대한 양의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가중될 수 있어보입니다.
2. 92호 열대요란 - 4호 태풍 프라피룬 후보
한편 필리핀 동편의 92호 열대요란에도 TCFA가 발령된 상태인데요 이쪽 역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꽤 높은 상태이며, 현 시점에서는 4호 태풍 프라피룬 후보가 될 수 있는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태풍 발생 순서에 따라 순번이 뒤바뀔 수 있음)
92호 열대요란의 현재 위치는 팔라우 국제공항에서 북북서쪽으로 약 610km가량 떨어진 필리핀해 해상인 12.5°N 132.4°E 인근이며, 중심기압 1005hPa, 중심최대풍속 시속 약 37km(20노트)의 세력입니다.
아직 일본 기상청이나 한국 기상청 등의 공식적인 통보문은 올라오고 있지 않지만 적외선 이미지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이쪽의 대칭성이 훨씬 더 뛰어난 상태(상대적으로 높은 t값)를 보이고 있으며, 주변 환경을 봐도 서쪽의 91호 열대요란보다 훨씬 더 높은 해양열용량과 높은 해수면 온도, 상층의 원활한 발산역 형성과 낮은 연직시어 등의 발달에 유리한 조건은 있는대로 다 갖추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반적인 열대저기압의 형성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의 급속발달(RI)현상이 나타날 가능성까지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일 빠른 시간 내에 RI현상이 나타날 경우엔 이쪽이 먼저 3호 태풍 개미가 될 수도 있을 정도여서 짧은 주기를 두고 발달 상황을 들여다 봐야 하는 요주의 대상이라 생각됩니다.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것은, 아직 발생 초기의 열대저기압에 해당하여 최종적인 진로를 논하기는 어려우나, 일부 결정론적 모델이나 앙상블 예측에서 이 저기압이 태풍으로 발달한 이후 경로가 우리나라 방향으로 향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이며, 앙상블 예측의 중심값은 중국 상하이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로의 직접 상륙보다는 중국 동부 해안선을 따라 올라올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로 직접 상륙은 하지 않고 중국 동부 해안선으로 북상할 경우 현재 중부와 남부지방을 오르내리는 장마에 대규모의 수증기 공급을 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다음주 후반 장마가 더 독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물론 이 경우 최종적으로는 장마전선을 같이 끌고 올라가면서 올해의 장마를 끝내는 태풍이 될 가능성도 높겠지만 그 이전 태풍의 영향으로 인한 극한강수가 발달할 가능성이 큰 만큼 태풍의 영향과 장마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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