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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각종 기상 예측 모델에 대한 간략한 설명

by 의솔아빠 2023.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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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이 블로그나 다른 기상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곳을 보면 여러 기상모델들을 사용하는 경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전지구 범위를 다루는 동적모델이나 대륙(종관)단위를 다루는 동적모델(수치예보 모델)들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이번 포스트는 거기서 사용되는 여러 모델들 중 지구단위를 다루는 수치예보 모델들에 대한 소개입니다.(수치예보 모델의 개념에 대한 설명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당 모델의 수치가 어떤 식으로 계산되고, 어떤 방정식을 쓰는지는 일반 단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설령 모델 자체를  보유했다 하더라도 보통은 보유중인 컴퓨터가 슈퍼컴퓨터급의 성능이 아닌 이상 실질적인 계산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이 해당 모델에 수치데이터를 직접 입력하고 결과값을 뽑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고,(일단 포트란 부터 배우셔야 합니다) 보통은 시각화된 자료로 제공되는(윈디같은 사이트) 내용을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참고로 여기서 사용하는 기상 예측 모델들은 대체로 국제표준시(UTC)기준으로 0000z, 0600z, 1200z, 1800z의 6시간 간격으로 하루 4번 입력된 자료를 계산하여 예보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다만 모델에 따라 발표 시간대마다 예측하는 범위가 달라지거나 하루 2번만 예보를 발표하거나 지역단위로 가면 예보 범위가 좀 더 촘촘해지는 등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ECMWF모델

본래 ECMWF라는 말은 유럽 중기예보센터(EuropeanCentre for Medium-Range Weather Forecasts)의 약자로 유럽의 35개국의 기상예보기관이 협력하는 국제기관명에 해당하고 이 곳에서 만든 수치예보모델의 이름은 통합예측시스템을 의미하는 Intergrated Forecast System(IFS)지만, 일반적으로 IFS라는 명칭보다는 ECMWF라는 기관명을 모델명으로 더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4자리 영문 약어로는 ECWF를 사용하기기도 합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지구단위 예측모델의 하나로 1971년 12월부터 시작하였으며, 1시간 단위의 예보를 하루 2회(12시간 간격), 최대 240시간(10일)까지의 예측값을 내보내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통상적인 기상예측 모델이 하루 4회의 예보값을 내는데 비해 ECMWF의 예측값의 간격은 상대적으로 넓은 편에 해당하기 때문에 6시간 이내의 초단기 예보에서는 차이가 꽤 많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해상도는 14km이지만 직접 데이터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유럽지역의 해상도는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럽지역의 기상예측값을 볼 때 상당히 정확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다만 2020년대에는 일부 소멸단계에 들어선 일부 열대성 저기압의 강도 변화를 잘못 예측하는 등의 자잘한 오류가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GFS모델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서 개발한 기상예측모델로 Global Forcast System의 약자입니다.(스파게티 차트의 4글자 약어로는 AVNO나 GFSO를 사용)

이 모델은 기온, 바람, 강수량, 습도(원문은 토양의 수분이라고 나옴), 대기 내부의 오존 농도를 포함한 대기 및 육상 변수에 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미국 국립 환경 예측센터(NCEP, NOAA산하에 있음)에서 개발한 기상 예측 모델입니다.

이 예측 모델은 대기, 해양, 육지/토양, 해양 빙하를 다루는 4개의 개별 모델을 결합하여 기상조건을 표현하는 모델로 이론상 최대 384시간(16일)에 이르는 중기 범위까지 예측이 가능합니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96시간 안쪽 범위에서의 정확도는 매우 높지만 120시간을 벗어난 범위부터는 정확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그 이상 범위는 중기 추세를 보는 용도(10일 이내)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통상 120~240시간 범위의 예측 정확도는 65~80%로 알려져 있음)

GFS모델의 해상도는 27km간격의 격자형이며 수직 방향으로는 80km고도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출력은 하루 4회, 120시간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그 이후 범위는 3시간 간격으로 출력하며, 최대 384시간까지 예측이 가능하지만 240시간 범위를 유의미한 데이터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기상청(https://weather.gov)에서 사용하는 예보자료들은 모두 이 GFS기반의 것들에 해당합니다.

2023년 현재까지 이 모델은 총 16번의 업데이트가 있었고, 마지막 업데이트는 2019년에 있었던 FV3-GFS버전입니다. 지구 전체로 놓고 보면 전반적으로는 ECMWF가 약간은 앞선다는 평이지만(해상도 등이 ECMWF가 좀 더 높음), 들어가는 데이터 변수는 GFS쪽이 좀 더 많다보니 허리케인과 같은 극단적인 악기상 예측(특히 미국쪽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GFS쪽이 조금 더 정확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물론 둘 다 120시간 이내 예측범위를 놓고 보면 대동소이한 수준으로, 양쪽 모두 3일 이내 예보의 신뢰도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참고로 이쪽은 열대저기압의 경로는 상당히 잘 맞추는 편이지만 해양과 육지 경계선 부근에서의 예상값이 조금씩 뒤틀리는 경우가 있으며, 발달 강도 예상에서 종종 비현실적인 수준의 예측값을 내놓는 경우가 있는 만큼 강도 예측에서는 다른 모델을 함께 봐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3. UKMET모델

영국 기상청에서 운영하는 전세계 범위(정확히는 북반구)의 기상예측 모델로 4자리 약어로는 UKRR이나 UKEM으로 표기하며, 3자리 약어는 UKX이며 공식 명칭은 통합모델을 의미하는 Unified Model으로 약어로는 UM이라고 표기합니다.

이 모델은 글로벌 모델 기준으로 해상도는 16km의 격자이며, 70개의 수직레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보 범위는 72~168시간(3~7일)의 단기에서 중기 예보 범위까지를 유의미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22년 기준으로 대서양 열대성 저기압의  경로 예측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1위는 GFS 2위는 ECMWF)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기상 패턴 예측에서는 하위권(아래에서 2위)에 해당하지만 열대저기압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대한 예측은 상대적으로 정확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역모델은 이보다 높은 해상도인 4.4km(Euro 4km 모델)나 1.5km의 상당히 높은 해상도(UKV 모델)도 있으나 이는 유럽 규모의 종관단위 예보와 영국 본토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단위 예보에만 사용하고 있으며, 번외로 CAM이라는 재난상황 발생시 세계 어디서든 사용가능한 12km짜리 해상도를 가지는 모델이 있습니다)

참고로 이 모델(UM)은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IM)을 도입하기 이전인 2020년 이전까지 우리나라 기상청(KMA)에서 사용하던 기상예측 모델이며(한국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 현재도 한국기상청은 KIM모델과 UM(UKMET)모델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4. CMC모델

캐나다 기상청(Canadian Meteorological Center)에서 만든 예측모델로 원래 명칭은 Global Environmental Multiscale Model(GEM/GEMM)이지만 다들 그냥 CMC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모델은 하루에 2번 240시간(10일) 범위까지 예측결과를 내어놓는 지구단위 예측 모델로 북대서양의 열대저기압 경로 예측값을 기준으로 보면 72시간 범위 내에서는 그럭저럭 쓸만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 이후에서는 급격하게 예측 정확도가 떨어져서 말 그대로 스파게티 차트에서의 참고가능한 범위 수준 정도까지 보면 될 듯 싶습니다.(북미 주변 해상도는 높은 편이지만 남반구쪽의 해상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모델 기반의 앙상블 예측인 GDPS/GEPS는 꽤 쓸만하다는 평이 많아 허리케인과 관련한 앙상블 예측에서 이걸 빼고 볼 수는 없습니다.

5. NAVGEM모델

2013년 2월부터 미국 해군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예측모델로 4자리 약어로는 NVGM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과 해군 산하의 수치예보센터(FNMOC)에서 사용하고 잇으며, 미국 내에서는 GFS, ECMWF, UKMET, CMC 모델과 더불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모델에 해당합니다.

과거 미 해군에서는 2013년 2월 이전까지는 NOGAPS(해상도 50km)라는 모델을 사용하였으나, 이 NAVGEM의 도입으로 NOGAPS모델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구 전체를 35km단위의 격자로 나누는 해상도를 사용하고 있으며, 해군에서 주로 사용하다보니 기압계의 변화, 특히 열대저기압과 같은 해양에서 급격히 발달하는 저기압의 초기 예측에 있어서 쓸만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타 기상모델 대비 낮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고, 해군에서 만든 예측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바다 위를 떠돌아다니는 열대저기압의 경로 예측에 있어서는 타 모델 대비 정확도가 꽤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어 NAVGEM의 단일모델의 결과값만 가지고 예측을 하는 것은 상당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해군 전용 열대저기압 예측 모델인 COMPAS-TC모델도 별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6. ICON모델

ICON모델의 격자 형태

Icosahedral Nonhydrostatic Weather and Climate Model의 약자로 이십면체의 비정수형 기상/기후 예측모델 정도로 번역이 가능합니다.

독일 기상청과 막스 플랑크 기상연구소에서 만든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기상예측 모델로, 독일 기상청(DWD)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GME모델을 2015년 1월부터 이 ICON모델로 대체하여 예보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상 예측 모델들이 대체로 지구 전체를 정사각형의 격자단위로 분할하고 있는데 비해, 이 ICON모델은 말 그대로 지구 전체를 정이십면체의 삼각형 면으로 분할하고, 그 안쪽을 다시 삼각형의 격자로 세분화하여 해상도를 높이는 특성이 있습니다.(분산병렬처리에 유리하다고 하며, 이 모델의 전신인 GME모델도 동일한 방식을 사용)

ICON모델은 종관 범위에 해당한하는 유럽용의 ICON7, 지역 범위에 해당하는 중부유럽용의 ICON-D2, 전세계를 범위로 하는 ICON13의 3가지 모델이 있으며, 모델별로 다음과 같이 기능의 차이가 있습니다.

  • ICON-D2 : 해상도 2.2km, 예상범위 - 48시간, 1일 8회 업데이트
  • ICON7 : 해상도 7km, 예상범위 - 120시간, 1일 2회 업데이트
  • ICON13 : 해상도 27km, 예상범위 - 120시간, 1일 2회 업데이트

참고로 ICON 모델은 타 기상예측 모델 대비 유럽지역의 해상도가 높은 편이다 보니 유럽지역 한정(특히 중부)으로는 유럽 중기예보센터에서 개발한 ECMWF보다 ICON모델의 정확성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7. ARPEGE모델

프랑스 기상청(Meteo France)에서 개발한 지구단위 수치예보 모델로 Action de Recherche Petite Echelle Grande Echelle의 약자입니다.

이 모델의 수평 해상도는 적도 기준으로 약 24km, 중위도는 약 9~11km 프랑스 기준으로는 5~7.5km 가량의 수평 격자 간격을 가지고 있으며, 수직방향으로는 지표면 10m 상공부터 70km상공까지 105개의 계층으로 구분하는 공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ARPEGE모델은 하루 4번 6시간 간격으로 예보를 발표하는 것은 대부분의 기상 예측 모델과 동일하지만 UTC기준으로 각각의 예보 시간대에 다음과 같은 기간의 예보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 0000z : 102시간(4.25일)
  • 0600z : 72시간(3일)
  • 1200z : 114시간
  • 1800z : 60시간

이 모델은 타 수치예보 모델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인데, 현재 이 모델과 ECMWF모델(IFS)이 동일한 소프트웨어 내에 완전히 통합되어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사실상 ECMWF와 완전 호환된다고 봐도 무방할 수준인지라(ECMWF로 알려진 IFS 모델 자체를 프랑스 기상청과 유럽중기예보센터가 공동관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찾아서 쓸 이유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입니다.(적도 부근 해상도 문제도 있고요)

8. JMA-GSM모델

일본 기상청(JMA)에서 개발한 지구단위 기상 예측모델로 공식 명칭은 Global Spectral Model(GSM)이며, 일본 기상청의 약어를 붙여 JGSM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해상도는 지구 타원체를 0.1875도 범위의 격자로 나누는데 이를 km로 환산하면 대략 20~21km정도의 해상도가 되며, 수직방향으로는 지표면부터 0.01hPa 영역(해발 약 80km 상공에 해당하는 고도로 사실상 우주공간)까지를 100개의 층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결과값은 하루 4회 발표하는데 UTC기준으로 0000z, 0006z, 1800z의 3회는 84시간(3.5일)의 중단기 범위 예보값을 출력하며, 1200z에 발표하는 1회는 264시간(11일) 범위의 중기예보값을 출력하는 방식으로 운영중입니다.

9. KIM모델

공식 명칭은 "한국형 수치예보모델(Korean Integrated Model)"로 2020년 5월부터 정식으로 운영한 모델입니다.

2022.08.31. 09시 예측에서 11호 태풍 힌남노가 09.06. 09시에 부산 상륙 후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을 예보(+144h)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전구모델이라고 나온 예측모델이 이 모델에 해당하는데 이 전구모델(전세계 대상)은 지구 전체를 12km의 격자 형태로 구분하는 수평해상도를 사용하고 있고(우리나라 부근은 3km 간격/RDAPS-KIM 기준), 연직층은 91개층(최상단 50hPa영역)으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하루 4번의 예보값 업데이트 중 00, 12UTC 2회는 중기 예측인 228시간(12일) 범위로, 06, 18UTC 2회는 단기 예측인 84시간까지의 자료값을 출력하는 방식으로 운영중에 있습니다.

저는 지난 2022년 11호 태풍 힌남노 관련 포스팅부터 이 모델의 자료도 참고용으로 같이 사용했었는데요, 당시 8월 31일 예보값 기준으로 9월 6일 오전 무렵 부산 상륙을 예상하였던 수치예보 모델은 GFS와 KIM모델 둘이었으며, 이 예측은 약 1주일 뒤(144시간)인 9월 6일 7시 부근에 태풍이 부산을 스쳐 지나가면서 일반적으로 태풍 예측 범위 바깥으로 보는 120시간 범위를 넘어서는 영역임에도 상당히 정확한 예상값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외에 12호 태풍 무이파의 발생과 발생 직후 초기 경로도 216시간 기준 예상에서 상당히 정확하게 전망하는 등 세간에서 한국 기상청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정확하게 예측을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만한 태풍 경로를 살펴볼때 주요 참고자료로 충분히 사용할만하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이 KIM 모델의 도입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9번째로 독자적인 수치예보 모델을 개발하여 사용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기존 수치예보 모델 개발국 :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EU, 캐나다,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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