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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타 항공소식

북극 한파와 제주공항 무더기 결항 - 2022년 12월 한파 사례

by 의솔아빠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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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제주국제공항 무더기 결항사태 관련 뉴스

지난 12월 21일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파의 영향으로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들이 무더기로 결항하는 일이 있었습니다.(배편도 동반결항)

이 원인으로 북극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직접 내려온 한랭핵(북극기단)의 영향이 지목되는데, 한파와 제주도를 잇는 항공기 및 선박들의 결항사태가 무슨 상관일까 싶을 수도 있겠습니다.

한국기상청 500hPa영역 일기도(2022.12.19. 09:00 기준)

사실 이 일이 있기 이전인 12월 19일 상황을 보면 약간의 예측이 가능했던 상황인데, 이 당시 500hPa영역의 상층 일기도를 보면 12월 9일에서 10일 사이에 한파를 몰고 왔었던 한랭핵이 사할린 방면으로 빠져나가고(보라색 원), 이후 북서쪽에서 온도능이과 기압능이 우리나라 방향으로 들어오면서 12월 20일 화요일 무렵에는 일시적으로 추위가 풀리기도 했었습니다.

문제는 온도능의 두께가 그렇게 두껍지 않고 상당히 좁은 형태로 지나가고, 그 후면에 북극에서 내려온 한랭핵(위쪽 남색 원)과 몽골 내륙의 한랭핵(아래쪽 남색 원)이 동시에 온도능을 밀어내면서 상당히 급한 기온 변화를 일으켰는데, 보통 대기의 급격한 온도 변화는 대기 불안정으로 연결되어 강수현상과 직결는데, 실제 12월 21일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서쪽부터 폭설의 형태로 나타났었습니다.

이후 저 남색 원으로 표시한 한랭핵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급격한 기온 하강 현상을 유발하면서 12월 22~23일 절정을 이루는 한파를 몰고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기상청 500hPa영역 일기도(2022.12.23. 03:00 기준)

한파가 한창 맹위를 떨치던 12월 23일 03시 기준 약 5000m상공 상황을 보면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 덩어리(-44℃)가 동한만 상공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보이며, 한랭핵 주변에 등고선이 상당히 촘촘하게 자리잡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층 일기도에서 저렇게 촘촘한 등고선 구역은 제트기류 구간에 해당하며, 제트기류의 방향은 등고선의 방향과 평행하게 이동하고 있으므로 저 시점에서 우리나라 제주도 서풍 계열의 제트기류가 상당히 강하게 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기상청 지상일기도와 850hPa영역 유선도 (2022.12.23. 09:00 기준)

한편 하층(지상일기도)을 보면 북서쪽의 대륙고기압(시베리아 고기압으로 통칭)이 일본 홋카이도 부근의 저기압을 매우 강하게 밀어내고 있는 상황으로 나타나는데, 두 지점의 기압경도력이 상당히 강한 상태(1038hPa - 975hPa)로 상당히 큰 기압경도력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 홋카이도 부근의 저기압은 매우 강한 기압경도력으로 인해 광범위한 구역에 폭풍을 동반하는 폭발성 저기압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제 일기도상의 보라색 구역이 죄다 25노트 이상의 하층제트 구역에 해당하는 폭풍구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850hPa 유선도 참조)

지상 일기도상에 표시된 숫자를 보면 저기압 동쪽은 70노트까지 올라가며, 우리나라 부근도 태풍 기준치를 넘는 40노트에 이르는데, 이런 상황이다 보니 동해, 서해, 남해 할 것 없이 여객선의 전체 항로가 통째로 결항이 뜰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항공쪽에서는 지상일기도에 표시된 제주도 부근 상층과 하층 제트기류의 벡터값 차이가 문제인데, 상층 500hPa영역에서는 제주도 상공의 제트기류가 서풍계열(지상일기도의 화살표)로 나타나는데 비해, 925~850hPa영역에서는 이와 수직한 방향의 북~북북서 방향의 하층제트가 나타나면서 두 구역이 연직시어가 상당히 크게 형성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CIMSS제공 연직시어도

실제 CIMSS에서 제공하는 연직시어 상황을 보면 우리나라 제주도 상공의 연직시어는 60~70노트 수준인데 급변풍 경보(윈드시어 경보) 기준치가 바람의 변화 경향이 30노트 이상일 경우 발표하는 만큼 이미 상당히 위험한 수준임을 알 수 있으며, 이착륙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하층 영역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풍속의 변화가 20~40노트 수준의 돌풍 상황으로 순간적인 상대 풍속(연직시어)차이는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12/23 제주국제공항 기상상황

여기에 덤으로 하필 제주국제공항의 주 활주로 방향은 서남서-동북동(07-25) 방향이어서 겨울철 북서풍이 강하게 불 경우 착륙 난이도를 올리는 측풍상황이 되는데 23~24일 예상 측풍은 21노트로 항공기에 직접 미칠 수 있는 기준치인 20노트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이 또한 항공기 이착륙을 방해하는 요소가 됩니다.

물론 측풍이 있다 하더라도 그 변화가 그리 크지 않고 일정한 수준일 경우 20노트 수준은 그리 위험한 상황은 아니며 이보다 더 강한 30노트 수준이라 하더라도 크랩 랜딩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문제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상층과 하층 사이의 바람벡터차이가 60~70노트 수준이며, 그 방향도 엇갈리고 있는데다 하층에서의 풍속 변화도 20~40노트를 제멋대로 왔다갔다 하는 상황 등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제주국제공항의 착륙 난이도가 급상승하게 되면서 이번 한파의 영향으로 예상치 못한 무더기 결항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제주국제공항의 현재 기상상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항공기상청 사이트)

 

제주공항 날씨 > 항공날씨 > 항공기상청

23일(금) 예보 23일(금) 22시 날씨 눈 기온 2℃ 풍향 320° 풍속 22kt 운고 1000 ft 시정 6,000 m 측풍 L 21 kt 비고 23일(금) 23시 날씨 눈 기온 2℃ 풍향 320° 풍속 22kt 운고 1000 ft 시정 6,000 m 측풍 L 21 kt 비고 24

amo.kma.go.kr

마지막으로 한파가 풀린다 하더라도 이후 우리나라 부근에 또 다시 북극기단(한랭핵)이 영향을 주면서 급격한 온도 변화(하강)을 야기할 경우 이번과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파 상황에서의 호남, 제주도 폭설 형태

즉, 한파 상황이 잠시 풀렸다가 다시 기온이 하강하는 시기에는 급격한 온도 하강으로 인한 전선형 강수대가 형성되면서 순간적인 폭설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리겠으며 만일 이번처럼 극한 수준의 한파가 남부와 제주도까지 몰아칠 경우에는 북서풍을 타고 내려오는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상을 통과하면서 대기불안정을 유발, 눈구름을 형성하면서 서남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폭설로 나타는 패턴으로, 이러한 현상은 북극에서 내려온 한랭기단이 이번처럼 우리나라에 영향을 강하게 줄 때 마다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2.24. 내용추가

12.24 500hPa영역 일기도

일단 한파상황은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 무렵이면 종료될 것으로 보입니다.(등고선 간격이 벌어지면서 바람이 약화되는 것은 덤)

500hPa영역 상황을 보면 북극 한기를 몰고 왔던 한랭핵(남색 원)은 일본 혼슈 북쪽 방면으로 빠져나갔고, 24일 우리나라에는 후면의 온도골 영역(파란 원)이 마지막 추위를 몰고올 것으로 보입니다.

그 뒤쪽은 기압능과 온도능이 같이 들어오는 영역으로 북극 한랭핵의 한파 영향이 끝나고 기온이 꽤 많이 오르면서 한파 상황이 끝나겠으며 대략 25~26일 무렵이 될 전망입니다.

물론 한파가 끝나더라도 낮 기온이 영상으로 살짝 오르는 수준이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권이겠으나 낮 최고기온도 영하 5℃ 아래이던 상황에 비하면 상당히 온화한 느낌이 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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