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호 열대요란 - 태풍 발달과 별개로 장마에 영향줄 듯(2025.06.09. 15:00 기준)

한국기상청 지상일기도(2025.06.09 09:00 기준)

지난 포스팅에서 1호 태풍 우딥 가능성까지 생각했었던 92호 열대요란의 위치가 필리핀 루손을 가로질러 남중국해 해상으로 이동한 상태입니다.

한국기상청 지상 일기도에서 필리핀 서쪽의 저기압(1002hPa)으로 표시되는 92호 열대요란의 현재 위치는 홍콩 츠자레오 국제공항에서 남남서쪽으로 약 705km가량 떨어진 남중국해 해상(16.5°N 116.6°E 부근)이며, 중심기압 1002hPa, 1분 평균 최대풍속은 시속 약 20~30km(10~15노트)가량 되는 상태입니다.

2025.06.09. 09:00 기준 한국기상청 KIM 예상도(+108h 06.13. 21시 예측)

통상 필리핀 동쪽의 열대요란이 루손을 가로질러 남중국해 해상으로 이동할 경우 육지와의 마찰로 그 구조가 와해되거나 저기압 자체가 아예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으나, 이번 92호 열대요란은 높은 해수면 온도에 힘입어 여전히 그 구조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국제 예보 모델들은 향후 48시간 동안 이 열대요란이 꾸준히 발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아직 1호 태풍 우딥 발생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몬순저기압 혹은 열대저기압 상태로 중국 광둥성 남부 해안선에 상륙하는 경로가 가장 유력한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대륙 상륙 전 시점에 중심최대풍속이 태풍 기준(10분 평균 최대풍속 초속 18m 이상)을 넘어서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2025년 1호 태풍 우딥의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동안 이 저기압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시점은 대략 6월 11일에서 13일 사이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저기압의 간접 영향으로 우리나라쪽으로 장마전선이 활성화하면서 북상, 대략 6월 13일 전후 시점에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는 이 시기 중국 남부 해안선에 상륙하는 강한 저기압의 경우 그 동쪽에서 열대의 덥고 습한 공기를 북쪽으로 밀어넣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 덥고 습한 공기가 들어가는 곳이 현재 중국 상하이에서 일본 규슈 남부에 걸쳐져 있는 정체전선, 즉 장마전선이 되는 것입니다.

즉, 중국 광둥성 남부에 상륙하는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할수록 중국 해안선을 따라 막대한 양의 남서기류가 장마전선에 유입됨과 동시에, 전선대 자체도 북쪽으로 밀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발달한 후 육상에서 소멸하고 남은 잔해가 아예 장마전선 본진에 들어가는 등의 효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13일을 전후한 시점에 최소한 제주도와 남부지방이 장마전선의 직접 영향을 받는 시점이 될 것입니다.

6월 9일 기준 기상청 일별예보-제주

6월 9일 기준 기상청 일별예보-목포

6월 9일 기준 기상청 일별예보 - 대전

실제 6월 9일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한 일별예보 상황을 보면 96~144시간 범위인 6월 13~15일 사이 제주도와 충남권까지 강수예보가 나온 상황입니다.

현재 시간 범위가 단기와 중기 경계선에 해당하여 실제 강수 시점은 오차가 어느 정도 발생할 수 있겠지만 KIM이외의 다른 결정론적 예보 모델(GFS, ECMWF, ICON 등)들도 이 시기 언저리에 제주~남부권의 장맛비를 예상하고 있어, 약간의 편차는 있겠으나 전체적인 흐름은 6월 중순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장마철에 접어든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기상청 500hPa영역 일기도

문제는 우리나라 북쪽 상공에 자리하고 있는 한랭 기압골의 세력이 변수가 되겠는데요, 현재 500hpa영역 일기도를 보면 오호츠크해 상공에 자리하고 있는 한랭절리저기압의 멀티(?)와 같은 한랭기압골이 내몽골에서 만주 사이로 뻗어나온 것이 확인이 됩니다.

만일 장마전선의 북상 시기에 이 한랭기압골이 우리나라 북쪽에 강하게 영향을 미칠 경우 남서쪽에서 유입되는 열대기단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매우 큰 온도차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장마전선의 남북 폭이 좁아지고, 연직방향으로 매우 강한 비구름이 발달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장마 초반부터 나타나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지역별 강수 편차가 매우 커지게 될 가능성이 높고, 하루 범위의 지역단위 예보의 체감 정확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유념하시고, 실시간 기상정보(기상청 레이더 및 종합영상 등)를 상시 확인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