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2023년 가을장마 전망(2023.08.21.)

의솔아빠 2023. 8. 2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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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기상청 종합영상

8월 21일 21시 현재 기상청 종합영상을 살펴보면 북한 평양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전선형 강수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시기와 형태상 전형적인 가을장마(2차 우기)의 시작으로 보이는데요, 조만간 중부지방도 가을장마의 영향을 받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한국 기상청에서는 가을장마라는 용어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매년 한랭기압골의 영향으로 폭우 이후 실질적인 여름 더위가 종료되는 상황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년 있어왔던 일이고, 시기와 전선형 강수라는 특성상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현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절기의 장마철에 비하면 기간이 짧고, 상대적으로 더 좁은 구역에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 특성은 여름 장마철과는 구분되는 특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장마철의 양상이 매년 다르듯이 가을장마가 나타나는 양상 또한 매년 다른 편입니다. 다만 찬 공기와 더운공기의 극한충돌로 인한 극심한 대기불안정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간혹가다 태풍이 끼어들기도 하고요)

8/21 09:00 한국기상청 지상일기도

일단 기압계 상황을 보면 중국 산둥반도 서쪽의 저기압대가 우리나라 중부지방 방향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우리나라 북서쪽의 몽골쪽에서는 하층 고기압이 상층 기압골을 우리나라 방향으로 밀어넣고 있고, 일본 남쪽에서는 열대저기압(한국기상청 16호 열대저압부)이 몬순자이어의 형태로 거대한 하층 순환장을 만들면서 지금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상황이 좀 애매하게 붕 떠버린 상태입니다.

8/21 15:00 850hPa영역 일기도
8/21 15:00 500hPa영역 일기도

여기서 대기 중하층과 상층 상황이라 할 수 있는 850hPa영역과 500hPa영역을 보면 상하층 기압골이 서쪽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이 기압골의 동쪽 가장자리를 타고 남서풍 계열의 지향류가 상층과 하층에서 우리나라 방향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 보이며, 특히 북서쪽 방향에서 온도골이 기압골과 함께 접근하고 있어서 조만간 전선형 강수가 시작될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북한지역은 이미 시작했네요. 아마 기압계 배치 형태상 수평한 형태보다는 사선 혹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전선대 모양이 나올거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형태가 이상하기는 하지만 5880선 자체는 우리나라 영남지방에 걸쳐있는 만큼 아직 늦더위의 여파가 남아있는 상태이며, 이 5880선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국소적인 대기불안정이 발생하면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는 곳이 오늘(21일)의 날씨였습니다.

다만 이 날씨는 중국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과 몽골쪽에서 접근하는 상층 기압골 둘이 쌍끌이 형태로 강한 전선대를 형성하면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22~23일의 강수의 시작과 함께 끝나겠는데요, 이 시점부터가 중부지방의 본격적인 가을장마가 시작되겠습니다.

이번 가을장마는 북쪽에서 밀고 내려오는 한랭기단의 강도가 전체적인 기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고, 중간에 태풍이나 열대저기압 같은 요소가 맞물릴 경우 극한강수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는 만큼 이쪽 관련 상황도 주목해서 보아야 하겠습니다.

실제 과거 우리나라의 대홍수 사례 중 역대급 홍수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홍수가 1984년 대홍수와 1990년 한강 대홍수 이 둘이 있는데요, 1984년 대홍수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태풍 준이 중국 내륙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된 이후 우리나라에 걸쳐있던 가을장마 전선을 활성화시키면서 극한강수를 유발한 전력이 있으며, 1990년 9월 한강 대홍수의 경우엔 아예 17호 태풍 도트가 한반도 부근의 기압골과 결합하면서 극한강수를 유발하였던 전력이 있었던 만큼 이 가을장마 시기에 열대성 기상현상이 맞물릴 경우 풍수해 피해가 매우 커지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이에 대한 감시와 대비를 반드시 해야 하겠습니다.

KIM 모델의 252시간 범위 예측(8/21 09:00 기준 시행)

특히 현재 괌 동쪽 먼 해상 미크로네시아 연방 해상에서 발달중인 90호 열대요란이 잠재적인 9호 태풍 사올라 후보에 들어가 있는데 KIM 모델의 252시간 범위 예측에서는 이 90호 열대요란이 몬순자이어 형태를 거쳐 순환장의 양 끝에서 2개의 태풍이 발달하는 상황을 모의하고 있어, 가을장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만큼 이 열대요란과 주변 기압계의 변동 상황을 상세히 살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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