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이후 장마 전망 - 13일부터 장마전선 본격 활성화(2023.07.13. 0:00 기준)
1. 7월 12일 날씨 되짚어보기
7월 12일의 개황은 장마전선 자체는 일본 방향으로 빠져나가고, 중국 산둥반도 인근에서 새로운 장마전선이 만들어지기는 하였지만 아직 우리나라까지는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아 장마전선 자체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동서 방향으로 나뉘어졌으며, 이러한 형상은 하룻동안 전반적으로 장마가 소강상태에 드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강수상황을 보면 전날 내렸던 국지성 호우대(일본쪽으로 빠져나간 장마전선)의 구름대가 미쳐 다 빠져나가지 못한 남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한 오전시간대 강수와 내륙 곳곳에서 거의 무작위 수준으로 좁은 구역에 순간적으로 내린 소나기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 와중에 비가 오지 않는 구역은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꽤 덥고 습한 날씨였는데, 다행히 폭염특보가 뜨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폭염특보는 푄의 하강기류(남풍) 영향을 받는 제주도 북부지역에만 발령)
참고로 7월 12일 지역별 누적 일강수량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지역 | 7월 12일 | 장마 누적 |
서울 | 0.7 | 292.7 |
강릉 | 4.7 | 128.1 |
속초 | 0.0 | 171.2 |
설악산 | 0.5 | 203.0 |
원주 | 1.5 | 266.2 |
춘천 | 7.2 | 319.1 |
대전 | 7.8 | 409.7 |
청주 | 0.0 | 211.9 |
서산 | 0.0 | 225.3 |
북격렬비도 | 0.0 | 115.5 |
충주 | 10.4 | 308.8 |
안동 | 1.7 | 349.9 |
대구 | 0.5 | 269.3 |
포항 | 0.3 | 185.6 |
울릉도 | 0.1 | 166.2 |
독도 | 0.5 | 62.0 |
울산 | 2.7 | 183.8 |
부산 | 76.4 | 346.2 |
진주 | 25.2 | 413.0 |
창원 | 32.4 | 313.1 |
전주 | 0.5 | 305.6 |
군산 | 0.0 | 312.0 |
어청도 | 0.0 | 213.0 |
광주 | 2.8 | 634.9 |
목포 | 7.2 | 282.2 |
흑산도 | 4.0 | 245.2 |
여수 | 76.3 | 540.8 |
완도 | 10.1 | 322.5 |
지리산 | 5.0 | 519.5 |
덕유산 | 0.0 | 351.5 |
추자도 | 0.0 | 293.0 |
제주 | 0.0 | 304.7 |
서귀포 | 0.8 | 367.3 |
성판악 | 0.0 | 599.5 |
마라도 | 0.0 | 243.5 |
참고로 지리산 AWS의 경우 며칠째 관측기록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상태여서 해당 관측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AWS인 산청군 삼장면 AWS기록을 가져온 것입니다. 아무래도 도심지가 아닌 격오지 소재 무인 AWS 기록은 신뢰성이 좀 떨어지는것을 감안하고 봐야 할 듯 싶습니다.
7월 12일의 일강수량 누적값 중 가장 높은 값을 기록한 지점은 여수공항 AWS에 기록된 161.0mm인데 여수 시내 관측값은 이것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 76.3mm가 공식 강수량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같은 지자체 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100mm가까이 되는 엄청난 강수편차를 보여준 셈인데요, 실제로 이번 장마기간 중 내리는 집중호우의 특성이 이렇게 좁은 구역 내에서도 상당히 큰 편차를 보여주고 있는 점입니다.
결국 이렇게 극심한 지역별 강수편차는 정확한 강수예보를 상당히 어렵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예보 정확도가 체감상 부정확한 것으로 느끼기 딱 좋은 상태를 만든다는 점에서 그리 달가운 현상은 아닙니다.
거기다 큰 강수편차는 결국 특정 지역에 매우 심한 수준의 집중호우가 내린다는 의미이기도 하여서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2. 주 후반 장마 전망 - 전선대 활성화
이제 7월 13일 부터는 이번주의 후반부에 접어드는 시점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번주 후반의 장마 양상은 기존의 이동성 소나기형 강수가 아닌 전형적인 전선형 강수로 바귈 전망입니다.
일단 초단기 전망인 13일 전망은 이미 서해상에서 꽤 광범위한 구름대가 들어오면서 수도권과 충남권을 중심으로 하늘에서 비가 내리는 상황이 시작되었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 내리는 비는 구름의 두께에서 볼 수 있듯이 시간당 1mm정도 구역이 대부분이고, 일부 구역만 시간당 5mm를 좀 넘는 수준이라 그리 큰 비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 내륙에 형성된 장마전선의 서쪽구역이 산둥반도 서쪽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이 구름대는 7월 13일 오전 무렵이면 충남과 전남 해안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선형 강수를 내리게 할 전망입니다.
한편 북쪽의 한랭 절리저기압은 몽골쪽에서 우리나라 북쪽 방향으로 접근중으로 아직도 그 세력 자체가 꽤 강한 편이며,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선이라 할 수 있는 5880gpm선은 현재 상하이-제주도-규슈를 연결하는 선까지 북상해 올라온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서 일단 제주도 날씨는 육지와는 다른 형태가 되겠는데요, 이미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안쪽에 들어온 상태가 되면서 기본적으로 덥고 습한 날씨가 기본값이 되겠으며, 특히 제주시내의 경우는 한라산을 타고 내려오는 남풍이 일으키는 푄으로 인해 한동안 고온현상이 이어지기 딱 좋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육지 상황은 좀 복잡해진 상태인데요, 일단 북태평양 고기압이 밀고 올라오면 북쪽의 한랭기단도 같이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장마전선 자체가 북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구 온난화 문제로 북극 냉기가 중간과정 없이 제트기류 사행을 타고 우리나라 방향으로 바로 들어오면서 오히려 한반도 북쪽의 한랭기단의 세력은 더 강해져 버린 상태가 되었습니다.
즉, 우리나라를 한가운데 두고 본격적으로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평년대비 좀 더 강하게 내려온 북쪽 한랭기단 사이에서의 힘겨루기가 13일부터 본격화 되겠으며, 이 힘겨루기는 적어도 주말을 넘겨서 다음주 월요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전선대 자체가 남북으로 진동하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13일부터 16일까지 쉬지 않고 비가 오는 것은 아니겠으나 좁은 구역 내에 꽤 큰 온도차를 가지는 두 기단이 충돌하는 형태가 되므로 좁은 구역 내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곳이 곳곳에 나타날 전망입니다.
문제는 최근 이미 많은 양의 비가 내린 지역에서는 토양 수분 함량이 상당한 상태가 되어 토압이 올라가 있는 상태인데 여기에 추가적인 집중호우가 있을 경우 절개지나 경사면을 중심으로 산사태와 같은 재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말을 이용해 산간 계곡으로 가시는 분들이 꽤 있을 수 있는데 적어도 이번 주말 기간 중 산간 계곡행은 자제하시는게 안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3. 95호 열대요란 변수
어제 중기 예측이 불확실해진 원인 중 하나로 필리핀 동쪽 해상의 95호 열대요란의 향후 변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7월 12일부터는 JTWC에서도 해당 열대요란에 LOW표시를 하면서 관련 통보문을 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95호 열대요란의 위치는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동북동쪽으로 약 410km가량 떨어진 15.0°N 124.8°E 인근 해상으로 중심기압 1005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28km(15노트) 수준의 몬순순환장(몬순자이어)에 가까운 형태입니다.
국제 예보 모델들은 일단 이 열대요란이 서서히 발달하면서 필리핀 루손을 관통해서 남중국해로 넘어가거나 대만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다만 열대요란 발달 초기인만큼 진로 유동성 자체가 매우 큰 상황이며, 모델마다 향후 진출 범위가 하이난에서 우리나라에 이르는 상당히 광범위한 범위인 만큼 진로를 예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상태입니다.
다만 여러 시나리오 중 이 몬순자이어 주변에서 추가적인 열대성 저기압이나 태풍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렇게 발달하는 저기압의 경우 그 세력은 강하지 않겠으나 이동 경로에 따라서 우리나라 장마 진행 상황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을 수 있는만큼 이 순환장 부근에서 4호 태풍 탈림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상황을 살펴야 하겠습니다.
만일 여기서 기원한 열대성 저기압이 대만 방향으로 향할 경우 우리나라 장마전선쪽에 연료라 할 수 있는 수증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되겠으며, 이 경우엔 우리나라 부근에서 장마가 수증기만 공급받게 되어 장마가 꽤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대만이 아닌 우리나라 방향으로 북상할 경우 태풍 통과와 함께 전선대가 함게 북상하면서 사실상 장마를 한방에 끝내버리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만, 만일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경우에는 2023년 태풍 송다나 트라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이후 소멸한 태풍이 캄차카 인근으로 이동하면서 고기압 블로킹으로 작용할 경우에는 작년 강남 침수사건 당시와 유사한 가을장마 패턴이 일찍부터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따라서 아직 발생 초기이기는 하지만 이 순환장 자체가 여러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는 만큼 이쪽 상황도 놓치지 않고 살펴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