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잡다한 것들/기상 관련 이야기

16방위표(도각법/밀리각법)

의솔아빠 2022. 1. 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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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방위표

국제적으로 풍향의 방위를 관측할 때는 동서남북의 4방위를 2번 더나눈 16방위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서남북 사이를 둘로 나누어서 북동, 남동, 남서, 북서를 넣고 다시 이 사이를 둘로 나누어서 북북동, 동북동, 동남동, 남남동, 남남서, 서남서, 서북서, 북북서의 방위를 추가)

이 16방위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방위표이며, JTWC에서 태풍의 이동방향과 속도를 나타낼 때도 이동방향은 이 16방위를 기준으로(방위각 병기), 이동속도는 노트(Knots)를 사용하여 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기상청의 관측자료들도 죄다 이 16방위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자동관측장치인 AWS 역시 마찬가지로 이 16방위표와 도각법을 이용한 풍향을 사용하여 기록하고 있습니다.(이동속도는 시속인 km/h, 풍속은 초속인 m/s를 사용. 다만 일기도에서는 노트를 병기하는 경우 있음)

물론 이보다 더 정밀하게 위해 16방위를 2나 4로 나눈 32방위나 64방위도 가능하지만 일상에서 이 정도까지 쓸 일은 거의 없을거 같고 이 우리 주변에서 16방위보다 더 정밀한 각도를 요하는 곳은 군대의 포병 병과 같은 곳 정도인데 여기는 아예 밀리각법이라고 하여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포병 출신들은 다들 아신다는 그 밀.... 이라는 녀석이죠)

※ 밀리각법 : 공식 명칭은 "밀리라디안"인데 반지름 1미터의 원둘레(원주)를 6400으로 나눈 것으로 이 원주의 길이는 원래는 약 6280mm정도지만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6400으로 나누어 표기.(도각 환산시 약 3.375'에 해당)

1밀은 대략 1미터 거리에서 약 1mm를 이동하는 각도이며, 1km거리에서 약 1미터 가량을 원주를 타고 이동하는 각도이다.(1/1000라디안)

개념상 탄젠트 각도에 해당하며, 1000분의 1단위에 맞추어져 있어서 퍼밀로도 사용한다.

아래 표는 16방위표를 기준으로 한글 명칭과 영문 약어, 도각법(Degree)에 따른 방위, 밀리각법에 따른 밀을 적은 표입니다.

한글 영문약어 방위각º
(도각법)
밀리각법
(Mils)
N 0/360 0/6400
북북동 NNE 22.5 400
북동 NE 45 800
동북동 ENE 67.5 1200
E 90 1600
동남동 ESE 112.5 2000
남동 SE 135 2400
남남동 SSE 157.5 2800
S 180 3200
남남서 SSW 202.5 3600
남서 SW 225 4000
서남서 WSW 247.5 4400
W 270 4800
서북서 WNW 292.5 5200
북서 NW 315 5600
북북서 NNW 337.5 6000
 

이제 방위각을 알았으니 대략적인 응용(?)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JTWC의 열대저기압(사이클론/태풍) 이동 방향

미국 태풍 합동경보센터(JTWC)의 통보문을 보면 오른쪽 위에 위쪽 그림과 같은 정보가 적혀있습니다. 일단 위의 이미지는 2021-2022년 남태평양 5호 사이클론 코디(05P-CODY)의 통보문 내용인데요

여기서 저기압의 이동경로와 방향을 표시한 것은 저기 빨간 사각형 안쪽에 있는 MOVING 140DEGREES TRUE AT 09KNOTS입니다.

즉, "현재 위치(윗줄에 경위도로)에서 방위각 140도 방향으로 9노트 속도로 이동중." 이 되는데요, 위의 방위각표에 집어넣어 보면 가장 가까운 방위각은 135도인 남동방향이 되고, 9노트는 1노트는 시속 약 1.85km니까 이걸 곱하면 여기에 표시된 사이클론의 이동속도는 남동 방향으로 시속 약 16.65km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풍향의 방위각은 나오는데 해당 방위각이 16방위의 각도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는 그냥 가장 가까운 값의 방위에다 맞추면 됩니다.(참 쉽죠?)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 28방향 활주로

이외에 항공쪽에서 방위각을 사용하는 것 중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곳이 바로 활주로에 적혀있는 숫자일것입니다.(우리나라는 항공쪽 시설 대부분이 보안시설이라 항덕이 아닌 이상 쉽게 볼 일은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이 활주로 끝단에 적힌 숫자는 방위각(360도 기준)을 10으로 나눈 숫자로, 위 사진의 28방향은 항공기 기수를 대략 280º 방향으로 향한 다음 착륙하라는 의미가 됩니다(L/R은 Left / Right로 좌측, 우측을 표시).
위 표에서 280º 각도면 서북서와 서쪽 사이 방향이니까 해당 활주로는 동서방향에 거의 가깝게 놓인 활주로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대편에서 진입할 경우에는 180º를 10으로 나눈 18을 뺀 숫자인 10이 반대편에서의 진입각도가 됩니다.
다만 위 활주로에 표시된 각도는 해당 지점에서 나침반의 바늘이 가리키는 북쪽(자북)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실제 도북(지도상의 북쪽)이나 지구 경위도선에서 나타내는 진짜 북쪽(진북-북극점 방향)과는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걸 보정하기 위해서는 다시 편각(편차각) 보정을 해 줘야 하지만 이건 독도법이나 나침반과 지도를 사용하여 북쪽을 잡고 관측할 때 얘기고, 제가 주로 다루는 기상청이나 JTWC 자료값의 경우는 그런거 없이 그냥 진북 기준으로 나오는 각도이므로 별도의 보정 없이 그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여담으로 종이해도에서는 지역별 편각보정값이 다 표시되어 나오더군요.

사족으로 32방위의 경우 영문약어가 아래와 같습니다. 일상에서 볼 일은 거의 없고, 딱히 한국어 용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굳이 따지자면 16방위의 사이마다 b라는 약어가 더 들어가는데 대충 번역(?)해 보면 16방위 약어에서 뒤의 약어 방향으로... 라는 의미가 됩니다.

32방위표
영어 32방위표

즉 NbE라는 의미는 북쪽에서 약간 동쪽으로(북쪽과 북북동 사이), NEbN의 경우 북동(북동과 북북동 사이)에서 약간 북쪽으로... 이런 식의 의미가 됩니다. 즉, 앞의 값은 16방위를 중심으로 하긴 하는데 그 기준에서 어디로 가는지의 동서남북이 왔다갔다 교차하는 방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직관성이 꽤 떨어지게 되니다. 이쯤되면 차라리 밀을 쓰거나 아예 방위각 표시를 하는게 훨씬 두통유발을 덜 하는 방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확실히 32방위표부터는 편의성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128방위표
128방위표. 이쯤되면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물론 더 나누고 나눠서 이렇게 128방위로 나누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긴 한데.... 고만해 미친놈들아 저런걸 실생활에서 쓸 일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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