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정보/2020년

10호 태풍 하이선 진로 정보 - 경남(거제) 상륙 VS 대한해협 통과(2020.09.06. 0:00 기준)

의솔아빠 2020. 9. 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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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WC제공 10호 태풍 하이선 통보문 #21 구글어스 대입 이미지

10호 태풍 하이선은 9/4 21:00 현재 오키나와 나하 국제공항에서 동남동쪽 방향으로 약 350km 떨어진 해상인 25.4°N 131.0°E 부근 지점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시속 약 20~21km의 속도로 북북서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태풍의 중심기압은 931hPa, 중심최대풍속은 시속 약 231km로 여전히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48시간 동안 서서히 중심기압이 증가하고 중심최대풍속이 감소하는 추세에 들어서면서 태풍 세력의 최성기는 일단 넘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제 태풍이 우리나라 중 어느 지점에 가장 근접하는지와 그 시점이 문제가 될 듯 싶은데요, 어제와 낮시간대 각국 통보문을 보면 유의미한 변화가 일부 발생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기상청 진로도(9/5 22:00 기준)
대만 기상청 경로도(9/5 21:00 기준)
중국 기상청 예상 진로도(9/5 21:00기준)

일단 동북아시아 예보 기관들의 예상은 모두 태풍이 9월 7일 오전 9시 무렵 거제도쪽으로 상륙, 이후 강원도 통천 방향으로 북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GFS, ECMWF, NVGM도 거의 동일)

다만 한국 기상청은 오늘 오전보다 태풍의 진로를 좀 더 동쪽으로 편향시켜 일본 사세보를 거쳐 대한해협 동측 수로(쓰시마-후쿠오카 사이)를 통해 동해상으로 북상하는 경로를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기상청 제공 500hPa영역 일기도
기상청 천리안 기상위성 9/5 22:50 기준 수증기영상

즉, 막판 36시간 예보 시점인 현재 한국기상청과 나머지 동북아시아 예보기관들의 경로 격차 범위(150~160km)가 오히려 더 넓어진 상황인데요 막판에 이런 경로 오차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과감한 진로 예측이라 생각되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보입니다.

한국 기상청에서 태풍의 진로가 상당히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예상하는 것은 현재 상층(500hPa) 기압 배치 상황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요, 계절적 요인에 의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수축과 함께 북서쪽의 찬 공기덩어리가 태풍을 밀어내고(마이삭과 유사한 상태), 현재 일기도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태풍 뒤쪽의 작은 소용돌이(메소저기압)의 존재가 태풍의 진행을 동쪽으로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정확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을 막는 역할)

이 저기압의 존재는 위성사진에서 겨우 소용돌이의 존재가 확인되며, 하층 일기도나 기류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영역인 관계로 단순 모델링만 해서 보여주는 예측모델에서는 이 영향을 놓치고 있을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결국 태풍의 진로는 현재 기압골쪽으로 향하려는 힘(파란 화살표)과 전선대 방향으로 향하려는 힘(지향류, 빨강 화살표) 두 가지에 뒤쪽 소용돌이가 은근슬쩍 잡아끄는 힘(초록 화살표)이 작용하면서 예상 진로가 당초 대비 동쪽으로 상당히 이동하는 상황이며, 이런 사례는 2018년 24호 태풍 짜미의 경로가 중간에 예상치 않게 진행방향 우측으로 튀틀렸던 상황과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1824 짜미도 하이선과 동일한 5등급 슈퍼태풍까지 발달했었음)(※ 기상청 예보 가이던스 참조)

결국 막판에 이런 등장한 변수가 상호작용하면서 지금 상황은 예상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어느쪽 힘이 더 세게 작용하느냐의 해석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스널스쿨 500hPa영역 기류도 상황
CIMSS 연직시어도
북서태평양 해수면 온도

또 하나 남은 변수는 태풍의 세력 유지 여부인데요, 이렇게 동편화되는 진로와 함께 현재 한랭 기압골 부근의 연직시어는 매우 높은 상황(45~93km/h)이며, 이 연직시어 구역의 초입이 일본 오키나와와 큐슈를 연결하는 선으로 이 지점에 태풍이 도달하면서 부터 태풍의 속도는 점차 가속이 붙고, 눈이 보이는 수준으로 강하게 형성된 연직구조가 와해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지난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오키나와 부근부터의 수온은 이전보다 다소 내려간 상황인만큼 이러한 점도 태풍의 세력 유지에 있어서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추가로 만일 태풍이 육지(큐슈)에 상륙하거나 상륙하지 않더라도 바로 인근을 통과할 경우 육지와의 마찰이 꽤 크게 발생하면서 큐슈 인근에서 태풍의 세력이 대폭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기압골과 전선대의 경우 상당히 강한 지향류(편서풍)이 작용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편서풍의 방향이 완전한 서풍이 아닌, 남서~남남서 계열의 지향류인만큼 태풍이 이 편서풍에 올라탈 경우 세력 약화 속도보다 북상속도가 빨라지면서 완전히 약화되기 이전에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대한해협쪽을 통과해서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결국 한국 기상청의 예상대로 큐슈 인근에서 태풍이 상륙을 하는지 여부와 이 시점부터의 이동속도 두 가지가 우리나라에 도달할 무렵의 태풍 강도에 영향을 주는 최종 요인이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한국 기상청의 예상대로라면 태풍이 강한 영향을 주는 범위는 9월 6일 밤에서 7일 오전까지 시간대의 제주도와 이후 9월 7일 자정 이후부터 우리나라 경남 해안지역과 동해안 지역으로 직접 영향범위가 제한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기관들의 예상대로 거제-통천 진로를 따를 경우 영남 전지역과 강원도 영서지방 및 수도권 동부지방이 추가로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들어오는 상당히 큰 오차범위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만일 한국 기상청의 예상대로 태풍의 동편화가 좀 더 심화된다면 해안가 일대를 제외하면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지만(그렇다고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이 예상과 달리 태풍이 남해안 지역에 직접 상륙할 경우에는 훨씬 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과 함께 한국 기상청의 태풍 예보 능력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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